동행 320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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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성의 씨의 꿈
#작은 거인 성의 씨
가만히 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무더위 속,
오늘도 100kg가 넘는 리어카를 끌며 온 동네를
누비는 엄마 성의 씨. 밝고, 열심히 산다며
동네에서도 모두가 알아주는 유명 인사다.
20년 전, 냄비 공장에서 일을 하던 중
기계 사고로 오른팔을 잃은 엄마 성의 씨.
장애를 받아들이는 것도, 왼팔만으로
생활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엄마에겐
돌봐야 할 어린 딸, 지영이가 있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이곳저곳 일자리를 찾아다녀
봤지만, 한 팔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엄마는 거리로 나가 폐지를 줍기
시작했다. 어느새 폐지와 고물을 모아온 지도
15년. 처음엔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폐지 수거는 더 이상 망설일 여유도
없던 엄마의 유일한 선택지였다. 처음엔 장애를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에 위축될 때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긍정적인 생각으로 버텨온 엄마.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남들보다 몇 배로
노력하며 이를 악물었고, 한쪽 팔로 안 되면
입을 쓰고, 발을 써가며 굳세게 살아왔다.
엄마가 이렇듯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지키고 싶은 소중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성의 씨가 지키고 싶은 소중한 꿈
언제부턴가 술만 마시면 폭력을 일삼던 남편.
살기 위해선 아이를 데리고 집을 떠나올 수밖에
없었다. 팔 하나로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오직 지영이 하나만을
보며 지난 세월을 보내온 엄마. 품 안에서
어리광을 부리던 딸은 어느새 훌쩍 자라
열아홉이 되었다. 혼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며, 노력해온 지영이. 수능을 앞두고
한창 바쁜 시기에 남들 다 다닌다는 학원도
작년에서야 겨우 보내준 게 내내 미안할 뿐이다.
어떻게 해서든 대학만큼은 보내주고 싶어 늦은
새벽까지 몇 번이고 리어카를 채워나가는
엄마. 한 팔로 100kg이 넘는 리어카를
끌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들에 다치기도
여러 번. 곳곳에 상처부터, 한 번씩 절단된
어깨에서 참기 힘든 통증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포기해야겠다 생각한 적이
없다. 지영이의 행복은 엄마 성의 씨가 지키고
싶은 가장 소중한 꿈이기 때문. 하나뿐인
딸만큼은 본인보다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도
매일 웃는 얼굴로 리어카를 끌고
거리로 나설 수 있는 이유다.
#엄마의 손을 지켜주고 싶은 지영이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야위어 가는 엄마를 보며,
걱정이 가득한 지영이. 자신을 위한 엄마의
희생과 노력을 어떻게 다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조금이나마 엄마를 도와보려 함께
리어카를 끌며 고물상에 나서고,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마다 눈에 보이는 폐지들을 한가득
주워 오는 지영이. 자신이 잘 됐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을 모르지 않기에 공부가
최선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대학 진학은
지영이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다. kg당
110원 하는 폐지 값으로 학원비 30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고물상을
오가는 엄마. 문제집 하나 사는 것도 말을
꺼내기 미안한 형편에 몇 백만 원이나 되는
등록금을 내가며 대학을 가는 게 맞는 건지
선뜻 결심이 서질 않는다. 늦은 새벽까지 폐지를
줍고, 녹초가 되어 들어오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엄마. 20년 동안 한 손으로 무리를
하면서, 뻣뻣하게 굳은 왼손은 밤이면 쥐고
펴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런 엄마를 볼 때마다
남은 손마저 못 쓰게 되면 어쩌나 걱정이
가득한 지영이. 엄마가 자신을 지켜온
것처럼 이젠 엄마의 든든한 오른팔이 되어
엄마를 지켜주고만 싶다.
방송일시 : 2021년 8월 21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정택수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김경민 / 글. 구성 : 김서영
/ 조연출 : 이해진 / 서브작가 : 최시은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