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245화 미리보기
시온이의 새벽 항구
바닷가 마을, 새벽을 여는 열일곱 시온이
밤샘 조업을 떠났던 배들이 드문드문 들어오는
시간. 고요한 바다를 홀로 누비는 소년이 있다.
열일곱 시온이는 매일 새벽 조업한 배들을
돌며 김 하역 아르바이트를 구한다. 경쟁률이
치열해 부지런히 나와야 겨우 일을 구할 수
있다는 김 하역 아르바이트. 4~5시간가량
김 작업을 마치면 시온인 바닷가에서 한눈에
보이는 붕어빵 가게로 향한다. 그곳엔 시온이의
엄마가 있다. 지난 15년간 아빠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엄마, 할 수 있는 일이
적은 겨울엔 뱃사람들을 상대로 붕어빵 장사를
시작했다. 억척스레 살아가고 있지만 단 한 번도
자식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고된 마음을
토로한 적 없는 엄마. 도리어 웃음으로 가족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는데...
그런 엄마를 위해서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는 시온이. 오늘도 시온인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기 위해 항구를 누빈다.
가족의 중심, 아빠
15년 전 발생한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아빠는 긴 세월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엄마를 대신해
시온이는 어린 시절부터 아빠의 손과 발을
자처했다는데... 아빠의 휠체어를 밀고 다니지만
정작 아빠가 서 있는 모습은 기억나지 않는다는
시온이. 세상의 모든 아빠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줄 알면서 커왔다. 스스로 남들과
조금 다른 환경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난
이후에도 변함없이 아빠의 다리가 되어주고 있는
시온이. 아빠를 돌보는 일부터 아빠에게 바다
구경을 시켜주는 것도, 이발소에 가주는 것도
아들인 시온이다. 아빠에겐 든든한 아들.
아빠 입에 “가난해도 시온이만 있으면 된다”라는
말이 붙었을 정도다. 건강한 가장이 되어
줄 수 없었던 아빠는 늘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며
자책하지만, 시온이 가족의 희망은 아빠다.
아빠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소중한 하루하루.
그래서일까? 시온이의 집에선 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시온이의 새벽 항구
유치원 교사가 꿈인 시온이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고민했던 게 있다. 바다 근처엔 마땅한
고등학교가 없어 기숙 고등학교에 가서
공부한 뒤 유아교육과에 진학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시온이가 떠나고 나면 아빠를
보살펴줄 사람도, 엄마의 일을 도와줄 사람도
없기에 인문계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이 바다에 남기로 했다. 하지만 시온인
단 한 순간도 꿈을 포기한 적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다른 방식의 노력으로 이루면
될 거라 믿는다. 부족하지만 가족을 위해
노력하는 엄마가 있고, 누워계시지만 마음
따뜻한 아빠와 누나가 있다. 가족과 함께라면
어떤 상황이든 잘 이겨나갈 수 있다 여기는
시온이. 바람이 있다면 딱 한 가지다.
조금 더 커서 군대에 다녀오고 돈을 벌 수
있을 때까지 가족들이 지금의 건강을 지키며
행복하게 사는 것. 그러기 위해 시온이는
오늘도 바다로 나간다.
방송일시 : 2020년 2월 15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예지 / 글. 구성 : 이은진
/ 조연출 : 이태경 / 서브작가 : 송하림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