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206회 미리보기  


<장애인의 날> 기획 

 설빈이의 새끼손가락

 

✔ 조금은 특별한 유도 선수, 설빈이

경남 사천의 한 고등학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훈련에 바쁜 유도부 신입생들 가운덴 조금 특별한 

학생이 한 명 있다. 초등학생 당시 전국 유도 대회

 2관왕까지 차지하며, ‘유도 영재’로 주목받았던 

설빈이(17세). 설빈이의 승리가 남달랐던 건, 

유도선수로서는 불리한 신체적 조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5살 무렵, 설빈인 뜻밖의 화상사고로

 몸의 30%가 넘게 3도 화상을 입고, 새끼손가락의

 한 마디까지 잃어 지체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5~60회에 달하는 고통스런 피부 이식 

수술을 반복하며, 몸의 장애 못지않게 설빈일

 괴롭혔던 건 따로 있었다. 바로, 화상 부위가

 징그럽다며 곁으로 다가오려 하지 않았던 

친구들과 주위의 시선. 때문에, 설빈인 한 때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그런, 설빈이가 조금씩 자신감을 찾고 

세상으로 나올 수 있었던 건,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유도 덕분이었다. 화상으로 

팔·다리의 길이도 다르고, 유도 기술에 중요한 

세 손가락 중 하나인 새끼손가락마저 온전치 

않은 설빈이. 피부 이식 수술을 받은 부위는, 

거친 훈련을 할 때마다 당기고 쓰릴 때가 많다. 

하지만, 설빈인 이 모든 불리함을 이겨내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힘들지만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 “저는 아들에겐 늘 미안한 엄마예요”


남편과의 이혼으로 잠시 아들과 떨어져 지내는

 사이, 어린 아들에게 일어난 끔찍한 화상 사고. 

뒤늦게 연락을 받고 달려갔을 때, 아들은 

미라처럼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었다. 그날부터 

지금까지, 설빈이 엄마는 10년 넘게 마트에서 

식료품을 진열하는 일을 하며, 홀로 설빈이의 

피부 이식 수술 비용 등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해야만 했다. 일을 하며 고달픈 것 보다

 더 엄마를 힘들게 한 건, 아들을 온전히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형편 때문에 

아들이 더 이상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었다. 장애를 얻었지만, 

더 당당하게 키우기 위해 애썼는데, 친구들

 틈에서 남몰래 마음의 상처를 입고 아들이 

자살까지 생각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엄마. 늘 괜찮다고만 해서 괜찮은 줄 알았던

 아들이 그토록 아파했을 줄은 미처 몰랐었다.

 그래서 엄마는 지금도 운동을 하며 늘 

괜찮다고만 하는 아들이 걱정이다. 처음엔 

상처가 덧날까, 부상이라도 입을까 운동을 

그만두길 바랐지만 어느새 유도가 아들의 

전부가 된 것을 잘 알기에, 더 이상

 반대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운동을 시키는 

다른 부모들만큼 제대로 입히지도, 먹이지도, 

풍족히 용돈 한 번 주지 못해 오늘도 엄마는 

한없이 미안하고 스스로를 부족한 엄마라 

여기는 중이다.


✔ 고교선수로서 첫 금메달을 향하여


올해 고등학생이 된 설빈인,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학교 합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처음 하는 

단체 생활이 어색할 만도 한데, 설빈인 열심히

 적응 중이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해서 아들이 원하는 유도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을 시켜준 엄마. 그런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설빈인 남들처럼 게으름을 부릴 

여유가 없다.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학업과 

강도 높은 훈련을 병행해야 하는 고된 일과지만,

 설빈인 결코 포기할 수 없다. 함께 땀 흘리며

 설빈일 독려하는 선후배, 동기 유도부 선수들과

 코치 선생님이 있고, 무엇보다 아들을 멀리 

보내고 외롭고 힘들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당시, 전국대회 2관왕이라는 화려한

 성적을 자랑했지만 반복되는 피부 이식 수술과

 입원 치료로 중학교에 간 뒤부터는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설빈이. 설빈의 꿈은, 

어서 빨리 고교선수로서 첫 금메달을 따내 

엄마 목에 걸어드리는 것이다. 설빈인 오늘도 

그 꿈을 향해 땀을 흘리고 있다.


방송일시 : 2019년 4월 20일 (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장성훈 / 글. 구성 : 남지윤 / 조연출 : 이태경 / 서브작가 : 김혜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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