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312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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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
#같은 아픔을 겪는 쌍둥이 형제
세 아들을 키우는 아빠 희철 씨와
엄마 세희 씨에겐 평범하게 흘러가는 하루들이
너무나 소중하다. 24개월이 된 쌍둥이 형제에게
알려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
한창 주변에 모든 것들이 궁금하고, 보고 싶은 게
많을 시기. 쌍둥이 형제는 눈으로 보는
세상보다 손끝에 느껴지는 촉감과 소리에
집중하며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 건강하게만
자라달란 의미로 건규, 강규라 이름 지었던
쌍둥이에게 아픔이 찾아온 건 돌 무렵.
앞을 보는 아이들의 시선에 이상을 느껴 찾은
병원에서 쌍둥이 형제는 시신경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망막모세포종 진단을 받게 됐다.
병원을 찾았을 당시 이미 형 건규는 양쪽 눈에,
동생 강규는 오른쪽 눈에 암이 진행됐던 상황.
믿기 힘든 현실을 받아들일 새도 없이,
갓 돌을 지난 쌍둥이는 어른도 견디기 힘든
항암 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기억해줘
매년 태어나는 아이들 중 20명 남짓 발생한다는
희귀암을 동시에 판정받은 두 아이들. 안구암은
워낙 전이와 재발률이 높아 최후의 상황에는
적출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에
엄마, 아빤 또 한 번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쌍둥이 동생 강규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좋지 않았던 터라 더욱 걱정이다.
빠른 시일 내에 심장 수술을 진행해야 하지만,
항암으로 인해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수술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것.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아이들의 건강.
그저 지금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매주 3시간
거리에 서울 병원을 오가며, 아이들 치료에
전념하는 것뿐이다.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혹시나 아이들이 정말로
남은 시력마저 잃게 되는 건 아닐까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즐거운 기억만을 남겨주려
노력 중인 부부. 집 앞에 핀 꽃 한 송이부터
푸른 산과 바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기억시켜주고 싶은 엄마, 아빠는 아이들이
꿈에서라도 가족들의 얼굴을 선명히
볼 수 있길 매일 밤 소망한다.
6년째, 표고버섯 농사를 짓고 있는 아빠 희철 씨.
큰맘 먹고 시작한 농사였건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오가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농장 일까지
신경 쓴다는 게 쉽지가 않다. 잠시만 신경을
쓰지 못해도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버섯들.
자식처럼 정성 들여 키워 놓은 버섯들을 버려야
할 때마다 속상함도 속상함이지만, 만만치 않은
아이들의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일이 더
걱정이다. 항암 치료를 위해 병원 한 번
갈 때마다 드는 비용만 백만 원가량. 점점
쌓여가는 치료비와 생계를 위해선 농장 일에
매달려야 할 텐데, 한 달에도 몇 번씩 아이들의
병원을 따라다니고 챙기다 보면 그럴 여력이
되질 않는다. 언제나 아이들이 우선이지만
이러다 아이들의 치료를 지원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게 될까 매일이 두려운 아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아이들에게 조금의 빛이라도 더 찾아줄 수 있길
바라며 아빠는 오늘도 눈앞에 일들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방송일시 : 2021년 6월 12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정택수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김경민 / 글. 구성 : 김서영
/ 조연출 : 이해진 / 서브작가 : 최시은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