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255화 미리보기
희성이의 시골 일기
√ 희성이의 동물농장
열세 살 희성에겐 소중한 보물이 있다.
어미 고양이가 며칠 전 낳은
새끼고양이 4마리부터 개, 토끼, 닭까지...
바로 15마리의 동물 친구다. 희성인 친구이자
가족인 동물들을 돌보느라 하루가 너무 바쁘다.
밥을 챙기고, 시도 때도 없이 가출하는 닭을 찾아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니는 일이 다반사요, 동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고, 매일 같이 살뜰히
돌본다. 생후 일주일 된 아기 고양이와 새끼들
젖을 먹이는 어미 고양이를 유독 정성스레
보살피는 희성이. 갓난아기 때 엄마 품을
잃은 자신과 자신을 키워 준 할머니의 모습과
닮았기 때문이다. 엄마도, 동네 친구도,
휴대폰도 없는 외로운 희성이에게 동물들은
유일한 말벗이고 친구가 되어주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까지 동물을 열심히 키우는 이유는
혼자 돈 벌며 고생하시는 할머니에게
달걀 한 알이라도, 한 푼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 핏덩이 손주를 키워온 할머니의 13년
13년 전, 희성이가 태어나기 고작 며칠 전이었다.
대장암 3기 판정을 받고 갑작스러운 수술에
기력이 쇠할 대로 쇠한 할머니. 퇴원 후 돌아온
할머니에게 남겨진 건 생후 2주 된 핏덩이,
희성이었다. 손주를 낳고 집을 떠난 며느리 대신
지금껏 희성이를 자식 이상으로 금이야 옥이야
키운 할머니. 돈 벌겠다며 떠돌아다니는 아들의
벌이도 시원치 않아지면서 할머닌 평생을
남의 집 일 다니며 허리 한 번 못 펴고 살았다.
하지만, 힘에 부쳐도 다시 일을 나서는 건,
다 희성이를 위한 일. 짠하고 애처로운 손주.
엄마라는 말은 입 밖으로 내보지도 못하고
할머니만 애타게 부를 때면 가슴이 미어져
한참을 울었던 할머니다. 작년,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던 희성이를 보며 어떻게든
더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희성이는
할머니에게 손주 그 이상이다.
√ 할머니 바라기, 희성이
희성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매일
김치부침개를 부쳐주시는 할머니. 사실 희성이는
김치부침개보다 더 먹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치킨. 하지만, 없는 살림에 치킨을 사달라고
조를 수도 없고, 친구이자 재산이나 다름없는
닭을 잡아먹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먹는 것,
입는 것이 늘 부족해도 투정 한 번 안 부리는
희성이지만, 구멍 난 옷을 입고 버려진 물건을
주워오는 할머니를 보면 괜스레 속이 상한다.
성치 않은 몸으로도 자신을 위해 돈을 벌러
나가는 할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드는 희성이.
할머니를 위한 보양식을 만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에 대나무로 직접 만든 낚싯대를 들고
물고기를 잡으러 나선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할머니가 또다시 몸져누워 자신을 영영 떠나게
될까 봐 걱정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놀 거리
없이도 대나무로 단소를 만들어 동물들에게
불어주며 외로움을 달래는 희성이. 자신을
사랑해주는 할머니와 마음을 터놓을 동물 친구들이
있어 희성이의 시골 생활은 웃음꽃이 핀다.
방송일시 : 2020년 4월 25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예지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서일수 / 서브작가 : 김다은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