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247화 미리보기 


아빠와 통통배

  

√ 아빠의 낡은 통통배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섬, 개도(蓋島). 이곳에서

 오랜 세월 바다를 누비며 살아온 아빠, 

정창호 씨가 있다. 개도에서 태어나 돈을 벌기

 위해 도시에서 생활하던 중 편찮으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다시 섬에 들어와 가정을 꾸리며 

산 지 20년이 흘렀다. 어려운 형편에 부모님과

 세 자녀를 키우기 위해 큰 뜻을 품고 시작한 

가두리양식장이 실패하면서 큰 빚을 지게 된

 아빠. 그 빚을 갚기 위해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주저앉고

 싶었을 때 기적처럼 만난 배 한 척. 바로

 어렵사리 장만한 낡은 통통배였다. 여기저기 

고장 난 곳을 손보고 출항하는 날이 다반사지만,

 그마저도 행복한 아빠다. 이 통통배가 지난 세월,

 아빠와 가족을 입고 먹게 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기 때문이다.


 



√ 자랑스러운 우리 아빠 

중학생 때부터 공부도 곧잘 하던

 둘째 딸 은경(18)이는 대학에 진학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하지만, 가정 형편상 인문계가

 아닌 특성화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공무원이 

되어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원하는 인문계 학교에 진학은 못 했지만,

 부모님이 마음 아파하실까 내색 한 번 않고

 공부며 집안일이며 소홀히 하지 않는 속 깊은

 딸이다. 그런 누나를 본받아 가족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막내 은석(14)이. 아빠와 함께

 통발 작업을 하는 일부터 온수도 나오지 않는 

집에 불을 지피기 위해 땔감을 구해오는 일까지 

도맡아 한다. 남들이 볼 때는 작고 낡은 

통통배지만, 은경이와 은석이에겐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선장님인 아빠. 힘들어도 

지친 내색 없이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루를 사는 부모님에게 보답하고 싶은 남매다.




√ 통통배는 희망을 싣고 

아직 칼바람이 부는 겨울. 조업하기엔 이르지만, 

아빠는 늘 남들보다 먼저 배를 띄웠다. 개학 전,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기숙사비용과 

학용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그런 아빠의 걱정을

 알고 함께 조업에 나서는 아들 은석이. 주말이나

 방학이면 아빠와 함께 통통배를 타고 통발을 

건져 올리기를 여러 번. 하지만 야속한 바다는 

줄줄이 빈 통발만 마주하게 한다.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빈손으로 돌아가는 날엔 아빠는

 가족을 볼 면목이 없다. 시집와서 20년 넘게 

거동도 불편한 시부모님 모시느라 골병이 든 

아내와 대학 진학을 꿈꾸던 두 딸을 지원해주지

 못한 게 내내 가슴 아픈 아빠. 어린 아들에게마저

 지게를 지게하고 뱃일을 가르쳐야 하는 현실이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래도 아빠에겐 통통배가 

있다. 마지막까지 아빠와 함께 항해해줄

 인생의 동반자, 통통배는 

아빠에겐 내일을 살아갈 희망이다.


방송일시 : 2020년 2월 29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최형준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장성훈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서일수 / 서브작가 : 김다은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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