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64회 미리보기
청산마을 소문난 남매
후원 문의 1588-7797
√ 마을에서 소문난 단짝 남매
청산마을에 위치한 작고 낡은 집은
늘 시끌벅적, 조용할 날이 없다. 이곳에
마을에서 소문난 단짝 남매 정은(11)이와
진우(13)가 살기 때문인데. 여느 남매들과는
다르게 이 집에선 두 살 아래의 동생 정은이가
오빠 진우를 살뜰히 챙긴다. 오빠의 등하굣길을
함께 하고 매일 먹어야 하는 약도 잊지 않고
챙겨주는 정은이. 그런 정은이가 요즘 들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이 있다는데,
바로 오빠에게 두발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지적장애를 앓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늘 함께 붙어 다니며
단짝 친구로 지내온 오빠가 혼자서도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 잘 다녔으면 하는
마음 때문인데. 하지만 겁이 많은 진우는
쉽사리 따라가질 못한다. 정은이는 그런
진우가 답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쏟는 중이다. 밥보다 햄버거를 좋아해
언젠가는 햄버거 가게 사장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진우. 하지만 매일 양껏 사 먹을 수
있는 형편은 아닌데, 이런 오빠를 위해
정은인 밥 위에 상추와 달걀프라이, 쌈장을
겹겹이 쌓아 세상 하나밖에 없는
정은이표 밥버거를 만들어주곤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할아버지에게 조금씩
받은 용돈을 아끼고 모아서 한 달에 한 번
오빠와 함께 시내의 햄버거 가게로 향하는
정은이. 부족한 용돈 탓에 늘 햄버거는
한 세트밖에 시키지 못하지만, 맛있게 먹는
오빠를 보면 정은이의 마음은 괜히 흐뭇해진다.
√ 안 닿는 곳이 없는 할아버지의 손길
정은이와 진우는 태어날 무렵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라왔다. 진우가
세 살, 정은이가 한 살이던 무렵, 경기를
일으킨 진우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가
진우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 그 이후 엄마는 아이들을 두고
집을 떠났고, 혼자 힘으로 어린아이들을
키울 수 없었던 아빠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남매를 맡기게 되었다. 타지에서 일을 하며
따로 지내고 있는 아빠는 자신의 생활비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늘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이끌어왔던 건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재주꾼 할아버지 명춘 씨(68)였다.
젊을 때부터 벽돌 공장이며 용접이며
안 한 일이 없는 할아버지는 고장 난 물건도
그 자리에서 뚝딱 고칠 만큼 손재주도 좋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채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채 어릴 때부터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던 할아버지. 평생을 부지런히 일해
모은 돈으로 지금의 집 한 칸을 겨우
마련했는데, 그렇게 일을 많이 한 탓인지
몸 여기저기가 고장 나기 시작했다. 작년에
고관절 수술을 한 데 이어 올 해초에
위암수술까지 한 할아버지. 몸을 보전하며
일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할머니 또한
허리 수술을 두 번이나 하는 바람에 늘 통증에
시달리고 있고 아직 한참은 더 뒷바라지가
필요한 손주가 둘이나 있다 보니 할아버지는
가만히 앉아 쉴 수가 없다. 하루 종일 아픈 몸을
이끌고 조금이라도 돈 되는 일을 찾아다니다
보면 고단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밝고 예쁘게 자라는 손주들을
보고 있으면 다시 힘이 나는 할아버지다.
√ 피어나는 정은이네 웃음꽃
장애 때문에 신발을 신고 옷을 입는 등의
간단한 것도 할 수 없었던 진우. 하지만
동생 정은이의 응원과 할아버지의 꾸준한
노력 덕에 진우는 조금씩 달라져 왔다.
종알대던 아기였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기특하게 자란 정은이와 진우를
보면 뿌듯하다는 조부모님.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치 않단다. 아이들이 점점 자랄수록
자신들의 건강은 더 나빠질 텐데,
유독 챙김이 필요한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을 미래에 잘 지낼 수 있을지
할아버지의 마음은 요즘 들어 무거워질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런 할머니, 할아버지의
걱정이 무색하게 밝은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 오늘도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함께
산책하며 행복을 나누는 정은이와 가족들이다.
* 이후 460회 ‘할머니의 바퀴 의자’
(2024년 05월 25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 일시 : 2024년 06월 22일
(토) 오후 6:00 ~ 6:55 KBS 1TV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박범찬 / 글. 구성 : 윤정아
/ 조연출 : 주위성 / 서브작가 : 박소현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