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들 135회 미리보기
첫 번째 이야기
- 집배원들의 절규, ‘더 이상의 희생 없어야’
스토리 헌터: 이승태 변호사
■ “집배원에게 명절은 두려운 존재에요.”
추석을 일주일 앞둔 지난 9월 6일 금요일,
저녁 7시 40분경에 아산우체국 소속
박인규 집배원이 업무 도중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명절을 앞두고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저녁까지 일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 설과 추석 등 명절을 전후한 2~3주
정도의 기간을 ‘특별소통기간’이라고 하는데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집배노동조합
(집배노조)에 따르면 이번 특별소통기간 동안
배달 물량은 약 1,800만 건으로 평소 대비
47%, 지난해 추석 대비 12%가 늘었다고 한다.
사고 당일 박인규 집배원의 아내와 큰 아들은
배달을 도와주기도 했다는데. 동료 집배원들은
이번 사고를 단순히 교통사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느 때보다 많은 물량을 정해진 시간 내에
배달해야 하니 과로가 반복되고 결국 사고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 때문에 집배원들은 명절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다고 말한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올해 사망한 집배원은 벌써 12명.
그들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다음은 내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싸우고 있는 집배원들
박인규 집배원이 사망하기 전 주에는
가평우체국의 성기영(가명) 집배원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8월 26일 월요일 아침,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자 동료들이
그의 집을 찾았고 숨진 채로 발견된 것. 그는
2년 전 가평우체국에서 돌연사한 집배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충원된 인력이었다.
돌연사한 집배원의 일을 이어받은 집배원까지
갑작스럽게 사망한 셈. 집배원들이 주장하는
가장 큰 문제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노동이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사망이나
휴가 등으로 인해 집배 인력에 결원이 생기면
대체 인력이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그 물량을
나머지 집배원들이 나눠서 배달하고 있는데
이를 ‘겸배(兼配)’라고 한다. 이러한 겸배가
집배원의 과로사와 안전사고로 이어진다는 것.
집배원의 업무 강도가 날이 갈수록 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살펴보고,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제보자들>에서 살펴본다.
두 번째 이야기
- 우리 어민 울리는 국내산 둔갑 일본 수산물
스토리 헌터: 강지원 변호사
■ 대량 수입되는 일본산 참돔,
검역절차의 간소화가 불러온 비극
경남 통영에서 28년째 참돔 양식을 하는
조석곤 씨는 최근 1년간이 IMF 때보다
힘들었다고 말한다. 바로 저가에 대량 수입되는
일본산 참돔 때문이다. 생산원가가
1kg당 6천원인 일본산 참돔은 국내에서 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원가가 1kg당
만원에 달하는 국내산 참돔은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가격을 하락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대량 수입되는 일본산 저가 참돔의
공세에 밀려 애써 키운 참돔을 출하하지 못한
어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았고, 얼마 전
한 어민은 절망감을 못 이기고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일본산 참돔의 수입량은 지난해 1월,
일본산 참돔의 수입 검역절차가 간소화되면서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국내
어민들은 고기를 제 때 출하하지 못하거나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벼랑 끝 상황에
내몰렸다. 지난 4월, WTO 수산물 분쟁에서
패소한 이후 한국에서 수입하는 수산물의 검역을
강화한 일본과는 달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일본 수산물에 대한
검역을 간소화한 우리 검역 시스템... 이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어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 둔갑 판매되는 일본산 가리비에서부터
일본 수산물을 둘러싼 의혹까지, 이대로 좋은가?
저가에 대량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수산물은
국내산으로 둔갑해 판매되면서 또 한 번 국내
어민들을 울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어종이
가리비로, 현재 국내산은 성패가 출하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시중에 판매되는 건
모두가 일본산 가리비라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취재 결과, 제작진은 현재 ‘국내산’을
내걸고 영업하는 무한리필 조개구이집에서
모두 일본산을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산을 위협할 만큼
대량으로 수입되는 일본산 가리비의 자국 내
원산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한 해 수입되는
일본산 가리비는 6천톤~9천톤, 원산지는 모두
‘홋카이도’산으로 신고 돼 수입되고 있다.
그러나, 홋카이도에서만 한 해 9천톤의
가리비가 생산될 수 없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사실상 일본의 가리비 양식산지는
홋카이도를 비롯해, 국내에서 수입을 금지하는
후쿠시마와 아오모리 등도 포함하는 동북해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다. 아오모리에서 생산을
해도 운반선을 통해 홋카이도로 이송해
신고하면 홋카이도산으로 둔갑한다는 것이다.
어민들이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후쿠시마
원전사태 이후 가리비 수입량이 네 배나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어민들은 일본
자국 내에서 방사능 불안감으로 외면 받는
원산지 불명의 가리비가 한국으로 오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저가에 대량으로 수입돼 국내
어민들을 울리고 국민의 식탁 안전을 위협하는
일본 수산물을 둘러싼 의혹을 추적한다.
방송일시 : 2019. 9. 26 (木) 저녁 8시 55분
제작사 : 알파타우러스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