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199회 미리보기
할머니의 숨비소리
일흔하나, 해녀 할머니
대문 하나만 열면 넓게 펼쳐진 시원한 부산 바다를
볼 수 있는 집. 이곳에는 베테랑 해녀 영자 할머니와
남편 수복 할아버지, 그리고 노부부의 금쪽같은 손자
지원이가 살고 있다. 물질을 하며 세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할머니. 열다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한평생 물질을 해온 51년 차 해녀다. 일흔하나의
나이에 이제는 쉬엄쉬엄할 법도 하건만 여전히 열심인
할머니. 뇌경색 후유증으로 몸이 불편한 남편과 늦은
나이에 맡게 된 손자까지 돌봐야 하다 보니 할머니는
일을 쉴 수가 없다. 남편이 쓰러지던 날 태어난 손자.
때문에 할머니는 하나뿐인 손자가 태어나는 것도
보지 못했다. 지원이의 처음은 함께 해주지 못했지만,
앞으로 지원이와 함께 하는 동안만큼은 손자를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해주고픈 할머니. 사랑하는 지원의
내일을 위해 할머니는 오늘도 바다로 향한다.
하나뿐인 내 손자
요즘들어 점점 커가는 지원이의 양육에 어려움을
느끼는 할머니. 예전에는 할머니가 잡아 온 해산물
하나로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할머니에게
애교 만점인 지원이였지만, 이제는 종종 할머니가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고집을 부릴 때가 있다. 동네에
같이 놀던 또래 친구들도 모두 떠나고 마을에 혼자
남은 지원이. 엄마, 아빠와 함께 살 수 없어 안 그래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손자인데... 할머니는 지원이의
외로움이 더 깊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몸이
불편해 자유롭게 놀아주지 못하는 할아버지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바쁘게 일하는 할머니. 엄마, 아빠를
대신해 함께 해주고는 있지만, 자꾸만 느껴지는
한계에 할머니의 안타까움도 늘어만 간다.
할머니의 숨비소리
할머니의 둘도 없는 손자, 지원이. 할머니는 3년 전
아들 내외의 이혼으로 손자 지원이를 맡게 되었다.
어린 손자를 키우며 해줘야 하는 것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은 할머니.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에 할머니가
할 수 있는 건 무거운 납덩이를 차고 다시 한번
바다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는지. 가끔씩 가늠할 수 없는 미래에 덜컥
겁이 나기도 하지만 할머니는 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해녀를 하고 싶다. 해녀들이 깊은 바다속에서 물질을
하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내쉬는 소리, 숨비소리.
할머니는 오늘도 지원이를 위해 푸른 바다에서
거친 숨비소리를 내쉰다.
방송일시 : 2019년 3월 2일 (토) 오후 6:00 ~ 6: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이경묵 / 프로듀서 : 김석희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김경민 / 글. 구성 : 윤정아 / 조연출 : 이후성 / 서브작가 : 이현지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