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630편 미리보기
겨울 왕국 무진장
겨울이 깊고 깊어 눈을 들어
하늘 보니, 온 세상은 설경 속에 잠겼다.
그 중에서도 멀고도 외져
오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곳,
겨울이면 눈이 무진장 내리는 곳.
무주,진안,장수 앞글자를 따서
‘무진장’이라 불리는 이곳에
북풍한설 몰아쳐도 이 계절이 반가운
나만의 겨울왕국을 이루며 재미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눈 쌓인 깊은 산중에 터를 잡고,
가마솥에 끓인 물로 설산을 내려다보며
노천을 즐기니 이보다 더한 신선이 없음이오,
폭설로 길이 끊긴 오지에서 눈썰매 타고
꽁꽁 얼어붙은 호수의 얼음을 깨서
빙어낚시 하노라면 부러울 것이 없다.
눈꽃향연 만발한 덕유산 눈꽃 기행부터
산골 오지 나만의 겨울왕국에서
살아가는 풍경까지 함께 한다.
1. 덕유산 눈꽃 기행
1월 10일 월요일 밤 9시 30분
무주, 진안, 장수를 아우르는 덕유산.
어느 계절에도 아름다운 산이지만
한겨울의 덕유산이야말로
산행인들 사이에서 최고로 꼽힌다.
덕유산의 설국을 만나기 위해
박정후, 오현아 부부와 함께 길을 나선다.
신혼여행으로 다녀온 안나푸르나 등반으로
시작된 부부의 산행기.
전국 곳곳의 산은 모두 다녀보았지만
덕유산의 장엄하고도 부드러운 매력은
어디서도 볼 수 없다며
매년 겨울이면 꼭 덕유산을 찾게 되었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향하는 길목을 장식한
눈꽃 터널은 덕유산의 랜드마크.
햇빛을 받고 반짝이는 눈송이들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손발을 얼어붙게 하는 겨울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부부는 손을 맞잡고 덕유산을 오른다.
가슴이 뻥 뚫리는 향적봉의 비경을 눈에 담고
향적봉 대피소로 향하는 부부다.
덕유산도 식후경이 최고!
향적봉 대피소에서 따끈한 떡국을 끓이는 부부.
추위로 지친 몸에 피로가 가신다.
체력을 보충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부부가 향하는 곳은
천상의 길이라 불리는 중봉과 덕유평전.
나뭇가지가 드리워진 숲길을 지나 펼쳐지는
사방이 탁 트인 풍경은 그야말로 절경 중의 절경.
이 순간을 위해 덕유산을 오른다는
부부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추위 속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겨울 덕유산,
아름다운 설국으로의 산행을 함께 한다.
2. 단둘이 여기서
1월 11일 화요일 밤 9시 30분
전북 진안, 어젯밤 내린 눈으로
새하얗게 물든 시골 마을.
이곳에 두 사람만의 왕국을 가꾸는
전광식, 배체련 부부가 살아가고 있다.
5년 전, 초겨울 추위에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듯한
이곳의 지형에 반해 내려오기로 결심한 부부.
시골에 내려와 매일 아내와 놀 궁리를 하는
남편 광식 씨는 자칭타칭 아내를 위한 베짱이로
살아가고 있는 중. 때마침 내린 눈에 아내를
위한 특별한 하루 보내기 대작전에 돌입했다.
처음으로 함께 저수지에서 빙어낚시도 하고
직접 만든 노천 족욕탕에서 함께 족욕도 하는 부부.
체련 씨 전용 눈썰매도 만들어 언덕길에서
광식 씨는 인간 루돌프가 되어 썰매도 끌어준다.
아내가 즐겁다면 자신도 즐겁다는 광식 씨.
몇 년 전, 아픈 체련 씨를 보며
‘자신이 잘못해서 아픈 건 아니었을까.’
미안한 마음뿐이라는 광식 씨는
체련 씨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지 하리라 마음먹었다.
힘을 합쳐 커다란 눈사람까지 만들고
동심으로 돌아가 즐겁게 웃는 부부.
코가 빨개질 만큼 실컷 논 뒤 광식 씨가
준비한 가마솥 흑돼지 김치찜으로 화룡점정!
매 순간, 서로가 있어 가장 행복하다는
두 사람의 사랑 넘치는 왕국으로 초대한다.
3. 대한민국 1% 무릉도원
1월 12일 수요일 밤 9시 30분
전북 무주, 서종덕 씨는 깊은 산중에서
자신만의 왕국을 가꾸며 살고 있다.
셰프 다리오가 무주에 숨은 종덕 씨의 왕국에서
하루를 보내기 위해 방문한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첩첩산중 속!
자신의 공간을 찾아온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는 종덕 씨지만
인사도 잠시, 다리오의 손에 곡괭이가 들렸다.
황량해 보이는 겨울 산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것을 캐낼 수 있다며 다리오와 함께
땅속에 묻혀있는 토복령 캐기에 돌입한다.
산행을 마치고 종덕 씨의 집에 도착한 두 사람.
집과 마당 곳곳 종덕 씨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틈틈히 운동을 하기 위한
축구 골대와 배드민턴장부터 텃밭 곳곳
숨은 채소들과 직접 차량을 수리할 수 있는
카센터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종덕 씨,
왕국이 완성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며
구경하기 바쁜 다리오를 데리고 어디론가 이동한다.
도착한 곳은 공사판 한가운데.
이참에 작업 속도를 올려야겠다며
다리오 손에 벽돌을 쥐어준다.
야외 찜질방에서 겨울 풍경을 감상하며
뜨끈하게 몸을 지지는 게 작은 로망이라는 종덕 씨.
그 로망을 이뤄주기 위해 다리오도 힘을 보탠다.
고생해준 다리오를 위해
종덕 씨가 특별 코스를 준비했다.
칡을 넣고 끓여낸 물로 만든 노천 온탕과
찬바람에 지친 몸을 든든히 해줄 삼계탕이
바로 그 주인공. 노곤하게 몸을 풀고 나와
삼계탕을 먹으니 이곳이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절로 흘러나온다.
대한민국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종덕 씨의 왕국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본다.
4. 산사의 겨울 맛 왕국
1월 13일 목요일 밤 9시 30분
전북 장수, 산중에 있는 영월암.
비질 소리만 들리는 고즈넉한 암자에
손님이 찾아왔다. 사찰음식을 배우기 위해
찾아온 두 보살을 반갑게 맞이하는 정효스님이다.
스님에게 배울 요리는 두 가지.
겨울철 사찰 보양 음식으로 손꼽히는
육근탕과 표고버섯밥이 그 주인공!
여섯 가지 뿌리채소를 가마솥에
푹 고아 만든 육근탕과
말린 표고버섯을 넣어 만든 표고버섯밥은
땅의 기운을 받은 채소들로 만들어
기력이 쇠할 때 몸을 보양하는 것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특별식 한 그릇에
보살들의 손끝에 어린 추위가 풀린다.
동짓날을 맞이한 영월암에서는
팥죽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몽글몽글하고 하얀 눈 같은 새알심을 빚고,
가마솥에서 푹 삶아낸 팥을 으깨 팥죽을 끓인다.
정성을 담아 준비해서 끓여낸 팥죽은
영월암을 방문하는 이들과
장수 마을 곳곳에 나눠주며 정을 표현한다.
산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겨울 별식에는
스님의 마음이 담겨있어 그 무엇보다 따뜻하다.
5. 그래서 행복해
1월 14일 금요일 밤 9시 30분
전북 무주, 산골 농장에는 삼대가 모여 산다.
혼자 계신 아버지의 노후가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김시내 씨는 남편과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아버지의 곁으로 내려왔다.
삼대의 아침은 할아버지와 손녀딸의
농장 방문으로 시작한다.
수십 마리나 되는 닭과 오리들을 찾아가
손을 꼭 붙잡고 밥을 주는 두 사람.
우르르 몰려다니는 닭들이 무서울 법도 한데,
손녀 새별이는 고사리손으로
동물 친구들 밥 주기에 여념이 없다.
바구니 가득 달걀을 가지고 돌아온 할아버지와
새별이. 갓 나온 달걀로 가마솥 뚜껑에
노릇노릇한 토스트를 만든다. 시내 씨도,
남편 여상 씨도, 새별이도, 할아버지도
모두 함께 만드는 아침밥. 함께여서 더욱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한다.
배도 채웠겠다, 여상 씨가 장인과 함께 산을 오른다.
중장비를 이끌고 산에서 칡을 캐는 장인과 사위,
두 사람의 호흡이 오랜 기간 맞춰온 듯
척척 들어맞는다. 먼저 무주행을 권해준
여상 씨가 너무나도 고맙다는 시내 씨. 말로만
가족이 아닌, 진짜 가족이 되어준 남편이 있어
시내 씨는 무주에서의 삶이 즐겁다고 한다.
삼대의 하루의 마지막은
시내 씨가 만든 가마솥 뱅쇼와 함께 먹는
바비큐 파티. 가족 모두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시내 씨와 가족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웃을 수 있기에
이 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는
특별한 가족의 멋진 하루를 만나본다.
기 획 : 정경란
촬 영 : 정석호
구 성 : 고지희
연 출 : 진원찬, 박세희, 한정민
(㈜ 박앤박 미디어)
방송일시: 2022년 1월 10일(월) 1월 11일 1월 12일
1월 13일 1월 14일(금) 밤 9시 30분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