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둘레길 3회 미리보기
구본승 김섬주의 진도에서 목포, 서해랑길
땅끝마을 해남을 시작으로 인천 강화까지
총연장 1,800km의 서해랑길.
내륙 깊숙이 발달한 만과 광활한 개펄 아래
한겨울에도 꿈틀대는 생명을 품고
척박한 인간의 삶에 풍요를 내어준 바다.
서해의 물길을 따라 걷는 길에
망망대해 바다에서 삶의 길을 찾는 구본승과
산에서 새 삶을 찾은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김섬주가 동행한다.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삶과 길의 이야기
서해랑길 로드 스토리가 시작된다.
제1부 당신의 하늘은 어떤가요?
2021년 12월 27일 (월) 19:30∼19:50
때로는 썰물로 바닥을 훤히 드러내는 개펄을
따라 걷고, 때로는 파도가 몰아치는 절벽을 따라
걷는 길. 그리고 가끔 이름 모를 작은 마을
앞에서 쉬어가도 그만인 서해랑길. ‘서해랑길’은
땅끝마을 해남부터 인천 강화까지 이르는
서해안의 해변 길과 숲길 그리고 작은 마을
길 등을 잇는 1,800km의 걷기 여행길이다.
그 길에서 완벽한 타인으로 만나 길동무가
된 두 사람이 있다.
뭍의 길을 떠나 바다의 길에 오를 때 가장
나다운 모습을 발견한다는 구본승.
산이 준 에너지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김섬주.
두 사람의 출발지는 남해의 끝이자 서해의
시작점, 진도 벽파항. 서해의 물길을 따라
걷는 길을 선택한 두 사람은 서해랑길 6코스로
발걸음을 옮긴다. 서해랑길 위에서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삶과 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어떤 분이 시골에 오니까 하늘이 크대.
도시에는 건물이 높아서 하늘이 작았는데...
이곳은 하늘이 크다는 거야!”
“ 저는 자연에서 해방감을 느껴요.
지붕이 없고 기둥이 없고 선을 나누지 않고
누구나 다 받아주잖아요.”
서해랑길 7코스를 걷던 중 쌍계사 뒤편,
숨겨진 비밀의 정원을 발견한 두 사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곳은 후박나무와
참가시 나무 등 300여종의 나무들이 지켜온 새와
나무, 바람의 터전이다. 한겨울에 느끼는
한여름의 볕, 지난가을이 만들어준 낙엽 길.
그렇게 날것의 자연 앞에 마음을 열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낯섦을 내려놓고
진정한 길의 동무가 된다.
제2부 당신, 어디쯤 걷고 있나요?
12월 28일 (화) 19:30∼19:50
두 사람이 선택한 길은 여귀산 돌탑 길과
400년 전 만들어진 방파제길로 이어지는
서해랑길 9코스. 이 길을 해가 저무는 시간까지
걷기로 약속한다. 서먹서먹한 시간을 지나
서로가 익숙해질 무렵, 갈림길을 마주한 두 사람.
본승은 굴포항을 낀 잔잔한 포구길, 섬주는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미르길을 선택한다.
미르는 순우리말로‘용’이라는 뜻. 그 이름처럼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하게 펼쳐진 오솔길이
마치 용이 승천을 준비하고 있는 형상이다.
미르길에서 섬주는 처음 만나는 새로운 길에
대한 설렘을 본승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나를 찾는 시간을 갖는다.
“ 새로운 길을 갈 떄는 소개팅 하는 거 같아요.
두근두근 거리고요 ”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온 느낌이야
좀 더 진정성 있는 나로 돌아오는 느낌... ”
서해랑길 11코스를 걷던 두 사람은 일몰 시각이
가까워지자 세방낙조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먼 바다 위에서 섬과 섬 사이로 지는
해를 보기 위해 일몰의 시간이 되면 북적거리는
세방낙조. 그 틈에서 두 사람은 일몰의 찰나를
기다리며 함께 걸어온 길을 돌아본다.
제3부 어제의 길 과거의 길
12월 29일 (수) 19:30∼19:50
진도를 떠나 이번에는 목포로 향한 두 사람.
목포는 항구! 목포항에서 길을 시작해
서해랑길 17코스를 따라 도심으로 들어선다.
목포의 도심은 지금이 아닌 어제의 길, 과거의
길이다. 우리나라 국도 1번과 2번의 시작점
목포 근대역사의 거리는 일제 강점기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이어진‘수탈의 길’의 시작된 곳이다.
당시, 일본인 거주지역이었던 네모반듯한
근대역사의 거리를 나오면 좁고 구불구불한
조선인들의 거리가 나온다. 오래전 목포
물지게꾼‘옥단이’가 걷던 길, 마치 실핏줄처럼
얽히고설킨 이 길은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삶을 살았던 그 당시 조선인들의 삶을 피부로
느끼게 한다.
“ 나는 이 지도를 보니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네,
막 달리고 싶어.
목포에서부터 시작해서 차로 신의주까지...”
17코스를 걷던 두 사람은 서해랑길에서 잠시
벗어나 목포 뱃사람의 마을에 다다랐다.
복잡한 도심의 길은 삶처럼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만날지 알 수 없는 게 매력.
두 사람이 만난 곳은 오래전
‘다순구미’마을로 불리던 온금동이다.
‘양지바른’이란 뜻의 전라도 사투리인 다순구미란
이름처럼 넓은 목포 바다에 비친 햇볕이
따뜻하게 비춰주는 마을. 사람 한 명 간신히
걸을 만큼 좁고, 허리를 쭉 펴기 어려울 만큼
높은 언덕길이 이어지지만, 골목 곳곳에는
이 길에서 평생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제4부 길의 소리를 듣다
12월 30일 (목) 19:30∼19:50
서해랑길 17코스를 거슬러 올라오면
목포 유달산 둘레길을 만난다. 영혼이 거쳐 가는
산으로‘영달산’이라 불리던 유달산은 하늘에서
보면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보인다. 그러나
유달산의 속마음은 폭신폭신한 오솔길이다.
겉모습만 보고 그 속은 모른다는 건
사람이 아니라 산에도 해당된다.
지난가을, 잎이 떨어져 두툼한 자연 카펫이 깔린
유달산 둘레길에서 두 사람은 뜻하지 않는
친구를 만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귓가에서
지저귀는 새들. 새들의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이며, 길의 소리에 마음을 빼앗긴다.
“ 잠깐만, 우리 새 소리 좀 듣고 가요. ”
“ 아침에 새 소리에 깰 때가 있거든.
새들이 아침에 와서 막 울면
그게 되게 큰 행복인 거 같아.”
이번에는 서해랑길을 벗어나 고하도로 향한다.
유달산 둘레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이어지는
고하도. 오래전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끝낸 후, 106일간 머물렀던 섬이다. 목포대교가
생기기 전, 목포의 관문이자 커다란 항구였던
이 섬은 이제 작고 조용한 어촌마을이 되었다.
사람의 소리가 아닌 바다의 소리로 채워진
고하도에서 두 사람의 동행은 서서히
마무리되어간다. 바닷길에서 출발해 바닷길에서
끝난 두 사람의 여정은 다시 새로운 길에서의
만남을 약속한다.
방송일시 : 2021년 12월 27일(월) 12월 28일
12월 29일 12월 30일 저녁 7시 30분~ 7시 50분
* 재방송 : 2022년 1월 2일 (일)
밤 9시 35분~ 10시 55분 (80분 종합편성)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