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628편 미리보기
황홀한 고립
찬바람 불고, 흰 눈이 내리는 풍경 속에서
이 겨울 고립은 낙원이 된다.
무인도에서 두메산골까지
겨울이면 꼼짝달싹 할 수 없어도
그 어디보다 황홀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그들.
나만의 아지트를 찾아, 나만의 쉼터를 찾아,
자발적 고립을 택한 사람들 있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아궁이의 온기 속에서
입김 호호~ 불어가며
겨울날의 추억들을 쌓아가는
황홀한 고립 낙원 속으로 떠나본다.
1. 로빈슨 크루소처럼
2021년 12월 27일 (월) 밤 9시 30분
경상남도 통영의 욕지도에서도
사선을 빌려 타야만
겨우 들어갈 수 있다는 아름다운 섬, 갈도.
남해를 앞마당 삼아 살아간다는
갈도의 유일한 주민 장종수(58) 씨를 만났다.
히말라야를 네 번이나 오른 후
막연히 꿈꿔온 무인도 생활을 시작했다는 종수 씨.
푸른 바다가 바로 눈 앞에 펼쳐지는
작은 파출소가 있던 자리가 종수 씨의 보금자리다.
요즘엔 폐교를 나만의 영화관으로
새롭게 꾸미는 중!
마치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 갈도를 나만의 아지트로 만들어 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황량하기 짝이 없는
고립된 섬처럼 보이지만
푸른 바다 한가운데에 작고 고즈넉한 섬 갈도는
종수 씨에겐 어떤 곳보다
자유로운 공간이라고 한다.
오늘은 독일인 셰프 다리오가 종수 씨를 찾아왔다.
다리오는 종수 씨의 일도 거들고,
집 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무인도 라이프를 만끽해본다.
무인도 갈도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은 또 어떤 풍경일까.
2. 즐거운 나만의 아지트
2021년 12월 28일 (화) 밤 9시 30분
전라북도 무주, 덕유산 자락에는
핸드팬 장인 황형철(44) 씨가
나 홀로 산중 생활을 즐기고 있다.
홍대에서 10여 년간
일렉기타리스트로 밴드 활동을 한
형철 씨에게 음악은 삶 그 자체라고 한다.
록 스피릿 정신을 담아 배낭 하나 둘러매고
인도로 여행을 떠났다는 형철 씨는
아람볼 해변에서 만난
핸드팬의 신비로운 음색에 푹 빠지게 되었다는데.
요즘에는 산중 작업실에서
직접 핸드팬을 만들고 있다.
형철 씨의 즐거운 산중 생활!
핸드팬을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지트를 찾아온 친구들을 위해
금세 스파게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다채로운 악기 소리가 끊이질 않는
형철 씨의 아지트를 방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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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남해,
작가와 강연가, 콘텐츠 크리에이터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금숙 씨를 만났다.
금숙 씨는 틈날 때면
자신의 아지트가 있는 남해로 향한다고 한다.
가족들 몰래 사서 리모델링까지 했다는
바다 앞 작은 시골집은
금숙 씨만의 쉼터이자 아지트.
마루에 앉아 바다 멍 하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는데.
거기에 동네에서 사귄 강아지 친구 해태와 산책하고
마을 할머니들과 수다 떨다 보면 하루가 짧다.
남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작은 시골집은
바쁜 일상에 지친 금숙 씨에겐
꼭 필요한 힐링 공간이다.
일도 휴식도 열정 가득한 금숙 씨의
동분서주한 하루를 만나러 간다.
3. 나 홀로 솔캠
2021년 12월 29일 (수) 밤 9시 30분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조계산,
100대 명산을 완등했을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는
트로트 가수 백장미 씨를 만났다.
조계산은 장미 씨가 100대 명산 등반을
시작한 첫 번째 산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오늘이 일곱 번째 등반이라고 하는데.
쓸쓸해 보이는 겨울 조계산이 유독 마음에 남아
코끝이 차가워져도 산행을 멈출 수 없다는 장미 씨.
배바위에 올라 뻥 뚫린 풍경도 두 눈에 담는다.
이번에는 조계산의 맛을 찾으러 가야 한다며
길을 나서는데. 장미 씨의 뒤를 따라
도착한 곳은 조계산의 명물,
산중 보리밥집이다.
든든히 배를 채운 뒤 다시 길을 나선다.
장미 씨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조계산 자락의 한 노지.
망설임 없이 가방을 내려놓고
텐트를 치기 시작해 뚝딱 완성해낸다.
경치 좋은 곳에서 하루 묵을 숙소를 직접 짓고,
멍하니 앉아 풍경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다는
백장미 씨의 나 홀로 솔로 캠핑의
행복을 따라가 본다.
4. 두메산골에 살리라
2021년 12월 30일 (목) 밤 9시 30분
강원도 정선의 오지 마을 장찬골,
오지가 좋아 이곳까지 찾아들었다는
정희찬(62), 김금현(59) 씨 부부를 만났다.
해발 680고지에 위치한 부부의 집은
겨울이면 눈이 2M까지 쌓인다는데.
눈이 오면 집 밖으로 한 걸음 떼기도
어렵다는 이 장찬골에서
7개월에 걸쳐 직접 집을 지었다는 부부는
뜨끈한 구들방에 앉아
귤 까먹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즐겁다.
오늘은 고모네 부부가 놀러 왔다.
남편 희찬 씨와 고모부는 얼어붙은 계곡으로 향한다.
돌을 던져 얼음을 깨고 가재를 잡기 위해
차가운 계곡물 안을 이리저리 종횡무진 하지만
가재는 쉽게 잡혀주지 않는데.
그래도 마냥 어린아이처럼 즐겁기만 하다는 희찬 씨.
부부가 장찬골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가족 같은 이웃들 덕분이라는데.
농한기인 겨울이면 한 집에 모여
다 함께 식사 준비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오늘은 왕언니 옥경 씨의 집에서
김치만두 만들어 먹는 날!
강원도에서 난 갓을 넣어 만든 만두는
갓 특유의 시원한 맛이 더해져
이 겨울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고 하는데.
쏟아지는 비에 발길이 묶이고,
펑펑 내린 눈에 고립되어도
두메산골의 생활이 마냥 즐겁다는
부부의 하루를 찾아가 본다.
5. 이 겨울이 마지막인 것처럼
2021년 12월 31일 (금) 밤 9시 30분
전라남도 곡성,
섬진강 줄기에 위치한 동그란 황토집에는
박건용(59), 김영순(79) 씨 모자가 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건강하고
젊어 보이는 어머니 영순 씨는
췌장암 판정을 받은 지 1년이 되었다고 한다.
아들 건용 씨는 어머니와 함께할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 겨울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보낸다.
북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어머니를 위한 단 하나의 지팡이를 만들기~
직접 키운 오골계로 백숙을 끓여 먹기 등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오빠처럼 어머니를 보살핀다.
요즘에는 어머니를 위한 카페,
모야 까페를 만들고 있다는데
카페의 조명 하나까지도 어머니가 좋아하는
색깔로 칠하는 건용 씨의 섬세한 마음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이 겨울이,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지내는
모자의 겨울 연가를 만나본다.
방송일시 : 2021년 12월 27일(월) 12월 28일
12월 29일 12월 30일 12월 31일(금) 밤 9시 30분
기 획 : 정경란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김문수
연 출 : 박선연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