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543회 미리보기
예한아 오래오래 곁에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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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웃의 이야기며,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여기 가난의 굴레에 갇힌 사람들이 있다. 가족의 질병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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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진이의 소중한 반쪽, 예한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물건을 집어 던지고,
소리를 지르는 3살 예한이. 동생 예한이가
난리를 피울 때마다 좋아하는 간식들로 능숙하게
달래는 건, 다름 아닌 9살인 누나 예진이다.
눈 뜨면서부터 잠들 때까지 동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살뜰히 살피는 건, 하나뿐인
동생 예한이는 예진이의
소중한 반쪽이기 때문이다.
생후 10개월에 ‘강글리오시드증 GM1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작, 근육
약화, 신경 퇴행을 일으키는 질환) 의심 소견을
받은 예한이. 기대 수명이 4~5세로
알려진 희소 질환으로, 올해로 연 나이 5살이
된 예한이를 보며 예진이의 마음도 조급해졌다.
매일 힘든 재활 치료를 해야 하는 동생에게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사 주고 싶고, 병원비도
보태주려면 용돈을 모아야 하는 게 관건.
다행인 건, 이번 겨울방학이 용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축사의 소들에게 밥을
주고, 시금치를 캐느라 24시간을 알차게 쓰는
예진이. 예한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 막막한 엄마의 애끓는 모정
어려운 가정형편의 무남독녀로 생계를 위해
고객센터 상담원, 택배 아르바이트,
어린이집 보조강사까지 안 해본 일 없이
억척스레 살아온 엄마. 양가 부모님 소개로
20대 이른 나이에 결혼하며 예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나 싶었는데 남편과의
불화로 삐거덕거린 결혼 생활. 설상가상
둘째 예한이가 몹쓸 병을 앓으며 관계는
더 악화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생겨
결국, 이혼을 선택한 엄마는 홀로 양육과
치료를 감당하느라 고정적인 일자리도
얻기 힘들어진 상황. 임대 빌라에서
기초생활수급비로 살며 매달 100여만 원의
치료비를 대는 게 버겁기만 하다. 사정을 알고
불러주는 이웃들 덕분에 시급 일이나마
할 수 있어 다행인 엄마. 요즘 엄마가 몸을
더 혹사하는 이유가 있다. 만 3살이지만,
전신의 관절이 점점 굳어 까치발로
걸어야 하고, 신체 기능이 점점 퇴화하는
예한이. 얼마 전, 시력과 청력까지
안 좋아졌다는 사실에 엄마는 망연자실했다.
별다른 치료법과 치료제도 없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근 지역까지
재활 치료하러 다니며 다만 예한이의
손발이라도 더는 굳지 않게 해주려 애쓰는
엄마. 하루라도 더 살게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한다.
√ 예한아, 오래오래 곁에 있어 줘
아이들 앞에선 늘 굳센 엄마지만, 아들과
평생 함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하면 두렵고 무서워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다. 5년 전부터 위에 생긴
다발성 용종으로 매년 제거 수술과 입원을
해야 하지만, 예한이를 돌보느라
몸 돌볼 겨를이 없는 엄마. 자신마저 잘못되면
혼자 남을 예진이 걱정에 애가 탄다.
더 가슴 아픈 건, 예한이가 아픈 후로
집안일과 예한이를 돌보는 것까지
예진이에게 의지하는 날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아픈 아들에게 신경 쓰느라 예진이에게는
충분한 관심을 주지 못한 게 늘 죄스럽다.
엄마와 예한이를 기다리며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예진이는 공부도 잘하고,
착하기로 칭찬이 자자하다.
엄마 일손 덜어주겠다며 아동 센터에서
저녁도 해결하고, 녹초가 된 엄마 대신
동생이 잠들 때까지 놀아주는 예진이.
아픈 동생에게 모든 걸 양보하면서도
가끔 서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다는데.
바로 동생에게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빼앗겼을 때다. 사실 아홉 살인 예진이도
엄마의 품과 사랑이 고플 나이. 하지만,
그 질투마저도 접어두는 예진이다.
그저 예한이가 걷고, 말하고, 매년 찾아오는
사계절을 오롯이 느끼며 오래오래 엄마와
예진이 곁에 머물러주기를 바란다.
*이후 535회 ‘지은이가 바라는 기적’
(2025년 12월 6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일시 : 2026년 1월 31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프로듀서 : 이기연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박찬혁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정지원 / 서브작가 : 배라온

[출처]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