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238회 미리보기
할머니의 툇마루
# 곧 다가올 이별을 걱정하는 할머니와 태호
곧 중학교에 들어갈 태호는 기숙사 생활을 할
예정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의 사정을
봐주고 지원해주는 학교로 가게 된 것인데.
태호의 걱정은 딱 하나, 바로 할머니다. 연세가
많으신 만큼 몸 여기저기 성한 곳이 없으시다.
골다공증, 혈압, 심장, 화병까지 수많은 약을 달고
사는 할머니. 하지만 손자의 찢어진 패딩
소매라도 꼬매주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노력하시는 분이시다. 그런 손자사랑 할머니를
태호는 졸졸 따라다닌다. 학교 갔다 오면
할머니를 찾는 것으로 시작해, 할머니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태호는 따라간다. 벌써 졸업이
다가오고 있는데 늘 괜찮다고 말하는 할머니가
걱정이라는 태호, 혹시 할머니가 자신이 없을 때
크게 아프시지는 않을까, 근심 걱정이 가득하다.
# 힘이 닿는 데까지!! 일개미 아빠
3남 3녀 중 장남이었던 아빠는 어린 시절,
가난했던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만 졸업을
한 채 성실히 농사일을 해왔지만 아들이
일곱 살 되던 해, 아내는 집을 나가버렸다.
아빠는 아버지께 물려받은 소로 생계를
이어왔다. 처음 50여 마리 물려받은 소는
형편이 어려울 때마다 한 마리, 두 마리 팔다보니
이제 일곱 마리가 전부. 지금은 소 사료 값을
대는 것도 힘에 부치는 실정이다. 그래서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올해는 도로
공사하는 일을 시작했다. 새벽 여섯시에 나가
하루종일 공사현장에서 보내는 고된 삶. 집에
와도 소들을 돌보고 밀린 집안일을 하는 등
해가 지도록 일이 끝이 없는 아빠다. 태호가
소를 돌보게 된 것도 이런 고된 아빠의 일손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소들에게
애정이 생긴 지금 태호는 즐거운 마음으로
소들을 챙긴다.
# 든든한 할머니 지킴이, 13살 태호의 하루
13살 태호는 아침 6시면 정확하게 기상을 한다.
바쁜 아빠를 대신해 소들의 아침 여물은
챙겨줘야 한다는 태호. 등교준비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하루종일 집에 혼자 계실 할머니와
마주보고 앉아서 챙겨먹는 아침식사 시간이
소중하다. 태호는 학교에서 부회장까지 맡을
정도로 인기도 많다. 그림, 시를 좋아해
삽화가가 꿈일 정도로 학교생활에 의욕이
넘치는 태호. 집에서 하루종일 태호를 기다리는
든든한 할머니가 있기 때문일까. 오후에 학교가
마치자마자 태호는 친구들과 놀기보다 동네
뒷산으로 달려간다. 리어카에 자신의 키보다
커다란 땔감들을 구해오기 위해서다. 할머니와
따뜻한 방안에서 남은 겨울을 보낼 생각에
태호는 땀이 나도 행복한 표정이다.
12월 21일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