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95화 미리보기

 

수빈이와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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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웃의 이야기며, 나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여기 가난의 굴레에 갇힌 사람들이 있다. 가족의 질병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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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빈이와 라면

 

열일곱 살 수빈이는 오늘도 갓 지은 따뜻한 밥을

할아버지께 차려드리고 자신은 라면으로 끼니를

때운다. 간편하고 값싼 라면은 최근 집안에

큰 우환이 닥친 수빈이에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세 살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품에서 자란 수빈이.

구청에서 공공근로로 일해 온 할아버지는

작년을 끝으로 일자리를 잃었고, 보름 전엔

할머니마저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중인 상황.

기초생활수급비가 유일한 생계인 형편에

할머니의 병원비까지 감당하려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데. 인공관절 수술 후,

휠체어에 의지해 온 할머니를 대신해

일곱 살 때부터 도맡아온 집안 살림이며

간병인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할아버지와

교대로 할머니 병간호하는 일도 미루지 않는다.

이혼 후 집을 나가 연락이 끊긴 아빠와

고등학교 졸업 후 타지로 가 소식도 뜸한

오빠 몫까지 감당해 내는 수빈이.

하루하루 힘에 부쳐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더는 의지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막막하고 미안한 할아버지

 

매일 지하철을 타고 언덕을 올라 병원에 있는

아내를 만나러 가는 할아버지. 갑작스레 아내가

쓰러진 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의

말벗이 되어주고 아픈 손과 다리를 주무르며

곁을 지키고 있다. 7살 연상의 아내.

평생 고생만 시킨 미안함 때문이다. 한때는

위중한 상황까지 갔던 할머니. 다행히 지금은

의식을 차렸지만, 치매 증상에 마비된

왼쪽 팔다리 재활치료는 예후를 장담할 수 없다.

부두에서 하역을 하다 명예퇴직한 할아버지를

대신해 고관절 부위의 뼈가 다 녹도록 식당 일과

닭장 청소를 하며 생계를 꾸리고 손주들을

키웠던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때 진작

신경 써주지 못한 죄책감에 마음이 무겁다.

게다가 8년간 일해온 일도 계약만료로

그만두게 되면서 당장의 생활비와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 일자리를 알아보지만,

쉽지 않다. 3년 전부턴 난방비 아끼느라

집안에서도 외투를 입고 생활하고,

라면만 먹으며 돈을 아끼는 손녀에게

제대로 뒷바라지 해줄 수 없어 가슴 아프다.

 

√ 경계에 서 있는 수빈이

 

세상의 전부라 여겼던 할머니가 쓰러지고 울며

지냈던 수빈이. 하지만 수빈이가 맞닥트린

현실은 슬픔을 추스를 여유조차 주지 않았다.

당장의 생계를 위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시작했지만,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대면하는 일은 수빈이에겐 너무 어려운 일.

곧 고3이지만, 수능 준비 대신 통합교육반에서

초등학교 진도를 나가고 있다. 또래보다 느린

수빈인 비장애인과 지적장애인 지능의

경계선상에 있어 학습 능력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계선 지능 상태. 장애로

인정되지 않다 보니 지원받는 혜택도 제한되고

비장애인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왜 노력해도 자신만 뒤처지는 건지 자책도

해봤다는 수빈이. 하지만, 속상해할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원망 대신

남들보다 두 배 세 배의 노력을 한다.

이제는 보호받는 대신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할

시기. 수빈인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이후 487회 ‘참 잘했어요! 핑크 공주’

(2024년 12월 28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일시 : 2025년 2월 22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프로듀서 : 이기연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박찬혁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양준형 / 서브작가 : 배라온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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