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80화 미리보기
하린이의 밥상
후원 문의 1588-7797
√ 정성과 사랑이 담긴 하린이의 밥상
충남 아산에 위치한 한 낡은 시골집.
저녁 식사 시간이 다가올 때면 집 안팎에선
기분 좋은 소리가 들려온다. ‘보글보글’ 찌개를
끓이는 소리와 ‘탁탁’ 채소를 써는 칼질 소리를
따라 주방에 들어서면 능숙한 솜씨로 요리를
하고 있는 열두 살 하린이를 만날 수 있는데.
바쁜 엄마를 대신해 청소, 빨래, 요리 등
각종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하린이.
7살 때부터 요리를 시작해 어느덧 벌써
요리 경력 7년 차에 접어들었단다. 텃밭에서
직접 기른 채소들로 잔치국수, 비빔밥, 김밥,
뼈해장국 등은 물론이고 깍두기까지
직접 담그는 하린이. 작지만 야무진 손으로
못하는 요리가 없단다. 4남매 중 둘째인 하린인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오빠와
뇌병변장애와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들,
그리고 엄마와 살고 있다. 홀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24시간이 모자란 엄마를 대신해
형제들의 제2의 엄마가 됐다는 하린이.
동생들 챙기랴, 집안일 하랴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가족들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하루의 피로가
모두 풀린다는 하린이다.
√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여념이 없는 엄마
하린이가 어린 나이에 형제들을
돌보게 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충남 아산에서 나고 자란
하린이의 엄마 란희 씨(39). 다정한 남편과
아이들을 낳아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다소 폭력적이고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와 이혼 후 홀로 4남매를
키우게 된 엄마.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잘살아 보겠다 다짐했지만
눈앞의 현실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뇌병변장애 판정을 받은
셋째 의준이(8). 그리고 이어서
첫째 재모(15)는 자폐스펙트럼 장애 판정을
받았고, 얼마 전엔 막내 준영이(6)까지
지적장애 판정을 받고 말았다. 엄마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보험 영업에 이어 식당 일까지
하며 최선을 다해왔지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홀로 돌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순간에 엄마에게 빛이 되어준
하린이. 엄마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자진해서 요리를 배우고, 동생들을 돌보기
시작한 하린이 덕에 엄마는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딸에게 많은 짐을 지게 한 것 같아 항상
마음 한편이 무겁다는데. 하지만 하린이는
엄마가 걱정할까 봐 힘들다, 아프다 내색
한번 한 적이 없고 이런 딸을 볼 때마다
엄마는 고마운 마음보단
미안한 마음이 더 깊어진다.
√ 몸이 불편한 의준이와
수리가 시급한 하린이네 집
학교가 끝나면 집으로 돌아와 셋째 의준이를
씻기고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하린이.
의준이는 뇌병변장애로 인해 매주 재활치료와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런 동생을
어릴 때부터 챙겨온 건 누나 하린이다.
하린이가 기저귀 갈기, 목욕시키기, 식사 등을
매일 챙기다 보니 의준이는 가족들 중에
누나 하린이를 가장 의지하며 껌딱지처럼
따르게 되었는데, 그런 동생이
전혀 귀찮지 않고 오히려 사랑스럽다는
하린이. 그런 하린이에게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외조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작년부터 오랫동안 비워져 있던 마을의 폐가를
임대해 살고 있는 하린이네. 시설이 낡고
부족해도 하린인 새로운 보금자리가
싫지 않았지만,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대문 밖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다 보니
거동이 불편한 의준이와 아이들이
사용하기엔 불편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수리를 하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
행여 엄마가 알면 괜히 마음만 불편할까
이마저도 내색하지 않는 하린인 오늘도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하겠다며 씩씩하게
주방으로 향한다.
* 이후 476회 ‘금쪽같은 내 손주’
(2024년 10월 05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 일시 : 2024년 11월 02일
(토) 오후 6:00 ~ 6:55 KBS 1TV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안중기 / 글. 구성 : 윤정아
/ 조연출 : 이윤정 / 서브작가 : 박소현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