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79화 미리보기
우리 동네 탐나는 손자, 최성수
후원 문의 1588-7797
√ 우리 동네 탐나는 손자
전남 보성의 작은 마을엔 ‘탐나는 손자’로
통하는 소년이 있다. 구수한 사투리에
당차고 야무진 성격. 39kg의 깡마른 체구에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말 한마디면
무거운 짐이며 쌀가마를 번쩍번쩍 들어
옮겨주며 온 동네 어르신들 마음 사로잡는
열세 살 성수다.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힘써야 하는 일에 손을 보태는 건 기본.
슈퍼도 없는 외진 마을, 버스를 갈아타고
나가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읍내에서
장까지 봐다 주는 성수는 그야말로 인기 최고다.
버스가 끊긴 시간이면 친구에게 빌린
자전거로 1시간 거리 읍내를 오가야 하지만,
불편함도 감수한다. 갓난아기 때부터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께 자랑스러운 손자가
되고 싶어서다. 16년 전, 당뇨 합병증에
다리를 절단하고 의족을 착용하는 할머니.
불편한 몸으로 자신을 키우고 이젠
주변의 도움 없인 생활이 어려운 할머니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성수는 키워주신 할머니와 자신이
학교 간 사이, 할머닐 챙겨주는
동네 이웃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돕고 싶다. ‘우리 마을 손자’ 성수가
매일 바쁜 하루를 살아가는 이유다.
√ 할머니와 아빠를 살게 하는 유일한 이유
당뇨 합병증으로 왼쪽 다리를 3차례에 걸쳐
절단한 할머닌 수없이 삶의 의지를 잃었다.
그런 할머닐 붙잡은 건 집 나간 며느리 대신
품에 안은 손자, 성수였다.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 시기에 간난 손주를 키우느라
성한 오른쪽 다리마저 굳어버린 상황.
진통제로만 통증을 견디고 의족과
전동 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힘들지만,
할머닌 손주가 좋아하는 반찬 하나라도
해 먹이기 위해 텃밭을 오가느라
매일 산길을 오른다. 아들의 입원으로
성수와 할머니가 단둘이 지내온 지도
벌써 반년째. 아내와의 이혼과 사업 실패를
겪으며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온
아빠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가족과 세상과
단절된 채 살다 어머니의 권유로 정신 병원에
입원했다. 몸 상태가 좋을 때면 한 번씩
집으로 와 보고 싶은 아들을 만나고
농사일과 녹차밭 날일이라도 나가려
노력하지만, 근육에 힘이 빠지는
근무력증을 앓고 있어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돈벌이도 쉽지 않다. 어머니에겐 불효자식,
아들에겐 죄인으로 살아가는 아빠.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성수의 그리움과 기다림
아빠 없이 할머니와 단둘이 있을 때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많아 마음이
무겁다는 성수. 올가을 할머니가 고생으로
일군 논이 벼멸구에 다 쓰러져 버렸을 땐,
누구보다 속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의 정부 보조금만으로 꾸려야
하는 생계. 그런 사정을 알고 찾아주는
이장님과 읍내 심부름하는 성수에게
배달 값이라며 식재료를 챙겨주는
마을 어르신들은 고마운 존재다. 형편상
학원에 다닐 수 없어 학원 다니는 친구에게
빌린 문제집으로 공부에도 매진하는 성수.
공무원이 되어 할머니가 돈 걱정 없이 살게
해주고 싶다는 꿈 때문이다. 늘 밝고 씩씩한
성수의 마음속엔 사실 깊은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다. 이혼 후 가끔 찾아오다,
열 살 무렵 마지막으로 만난 엄마.
더는 연락도 닿지 않지만, 엄마 때문에
마음의 병을 앓는 아빠 앞에선 보고 싶은
마음조차 표현할 수 없어 가슴앓이만
할 뿐이다. 아빠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며 할머니를
지키는 성수. 훗날, 이 시간이 성수에겐
행복한 기다림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 이후 471회 ‘대박을 꿈꾸는 '다슬기' 소년’
(2024년 8월 31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일시 : 2024년 10월 26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프로듀서 : 손종호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예지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양준형 / 서브작가 : 홍수경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