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63화 미리보기
살림 9단 열 살 예나
후원 문의 1588-7797
√ 5남매네 살림꾼 예나
구멍가게 하나 없는 포항의 산골 마을.
매일 손빨래에 야무지게 달걀말이 해서
밥을 챙기고, 막냇동생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씻기고 재우며 잔소리하는 자매.
열 살 예나가 동생들에게 반장으로 불리며
살림 9단 못지않은 솜씨를 갖추게 된 건,
세 남동생 때문이다. 아들 키우는 엄마는
다르다더니, 순했던 성격마저 육아하느라
드세졌다는 예나.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한 살 터울 언니 예린이와 살림살이와 육아를
시작했다. 먹성 좋은 셋째 예건(8세),
사고뭉치 넷째 예준(7세)과 손 많이 가는
다섯째 예성(4세)이까지 말썽꾸러기 남동생들
돌보는 일을 불평 없이 하는 건,
만성신부전으로 일주일에 3번씩 신장 투석해야
하는 엄마를 위해서다. 몸 가누기도 힘들어
누워있는 날이 많은 엄마. 막냇동생을 낳은 후로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진 엄마를 지키기 위해
친구와 노는 시간을 포기해야 했고,
잠자는 시간조차도 줄였지만, 엄마가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참고 해낼 수 있다는 자매다.
√ 처가살이 아빠와 외조부모의 가슴앓이
초등학교 동창생인 엄마, 아빠는 스무 살 무렵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딸 넷 중 장녀인
엄마 희영 씨는 어려운 형편에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생활비를 버느라, 아빠 형원 씨는
고교졸업 후 두 동생의 뒷바라지를 위해
생계 전선에 뛰어들었던 식당에서였다.
얼마 후, 작은 원룸에서 살림을 꾸린 두 사람.
밑천 없이 시작한 살림에 결혼식도 못 올렸지만,
부지런히 벌면 나아질 거란 믿음으로
열심히 일해왔다. 두 딸을 안고,
업고 식당 일하러 다니는 딸을 안쓰럽게 여긴
친정아버지의 권유로 처가살이를 시작한 가족.
부모님께 폐 끼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엄마가 만성신부전 판정을 받은 후론
냉난방기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는
아빠 혼자 생계를 감당해야해 부모님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
매달 식비 대기도 빠듯한데 신장 이식을 위해
필요한 검사 비용과 수천만 원의
이식 수술비용은 엄두도 못 내는 상황.
그런 딸이 안쓰러워 뇌경색을 앓고도
목욕탕 청소 일을 놓을 수 없는
부모님은 애가 탄다.
√ 엄마를 위한 5남매의 소원
다섯째를 가졌을 때 임신중독으로
만성 신부전 5기 진단을 받은 엄마.
상태가 악화해 다섯째인 예성이를
8개월 만에 미숙아로 출산했다.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더 잘 돌보고
싶었지만,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 몸으로는
불가능한 일. 엄마 몫을 대신해 주는
두 딸 덕분에 잠시나마 몸을 추스르고
물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엄마에게
지극정성으로 죽을 끓여주는 어린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내가 아프고
코로나19로 실직한 후로 처가살이에
더 눈치가 보였던 아빠. 어렵사리
1년 계약직 일을 찾았지만,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서 하루하루 막막하다.
새벽 출근에 늦은 밤 퇴근하는 아빠 몫까지
더해 엄마를 돌봐야 하는 아이들에게
면목이 없다. 5남매의 소원은 단 하나,
엄마가 건강했던 때로 돌아가 웃음을
되찾는 것. 대식구를 거둬준 친정 부모님과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남편
그리고 철든 아이들까지, 엄마에겐
다시 일어서야 할 희망이다.
* 이후 455회 ‘챔피언과 어묵’
(2024년 4월 20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일시 : 2024년 6월 15일
(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손종호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박찬혁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송희 / 서브작가 : 홍수경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