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640회 미리보기

 

90대 노부부의 작약꽃 필 무렵

 

# 우리 사랑은 보통이 아니야~

 

강원도 영월 한적한 시골 마을에는 부부로

73년을 살아온 김철우(93세) 할아버지와

백옥순(94세) 할머니가 산다. 오랜 세월을 함께

지내왔지만 여전히 아내에게

보통 귀여운 게 아니라며 칭찬하는 남편과

이런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내.

매일 붙어있으면서도 그렇게 좋은 건지

“보통 사랑이 아니다”라며 자랑을 늘어놓는

철우 할아버지의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이 부부, 평생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살아왔단다. 스무 살 꽃다운 나이에

시집와 증조모님까지 모시며 살아왔던

옥순 할매. 층층시하에 5대가 가족들을

뒷바라지하며 농사까지. 평생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어머니로서 쉴 새 없이

살아온 인생이다.

 

이런 아내가 고마워 매일 ‘보통 예쁜게 아니야“.

’보통 사랑스러운 게 아니야”를 전하는 남편,

73년 차 부부의 사랑은

누가 봐도 보통 사랑이 아니다.

 

 

 

 

# 아픈 아내를 위한 순정 프로젝트

 

그렇게 나이가 들어 남편과 함께

인생의 봄날을 맞나 싶었지만

야속한 세월 앞에 물어 가는

아내의 건강. 이제는 평생 해왔던

밥조차도 하기 힘들게 되었다. 그런 아내를 위해

남편 철우 할아버지의 순정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한평생 해본 적이 없는 집안일에 나선

철우 할아버지. 설거지에 빨래까지 서투르지만

아내를 돕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다.

서툰 남편의 모습에 답답한 마음이 들어

잔소리를 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해 애쓰는

남편을 보니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할아버지의 순정을 돕는 조력자도 있다.

막내딸 김인숙(57세) 씨는 근처에 살며

매일 아침, 저녁으로 부모님의 밥과 반찬을

챙긴다. 자신의 가정을 챙기기도 바쁜데

농사까지 지으며 부모님을 모시는 생활을

한 지도 벌써 2년째. 두 집 살림을 하느라

힘들 법도 한데 그래도 부모님이

살아계셔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하는 딸이다.

 

# 90대 노부부의 작약꽃 필 무렵

 

여느 날과 다름없이 장을 보러 나선 부부.

이렇게 함께 장을 보러 가게 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헤아려 본다. 서로 손을 꼭 붙잡고

장을 보던 도중, 오늘이 부부의 날이라는 걸

알게 된 철우 할아버지. 오늘 부부의 날이라고

넌지시 아내에게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옥순 할매는 남편을 위해 예쁜 신발을

선물하는데. 그리고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말하는 옥순 할머니.

어쩐지 선물을 받고도

마음 한편이 시린 남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느껴져서일까?

요즘 집 앞에 흐드러지게 핀 작약꽃을 보는

날이 잦은 부부. 오늘은 꽃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작약 한 송이를 꺾어 건넨다.

가만히 작약꽃을 만지던 아내는 남편에게

“꽃은 평생 더 있을 텐데 나는 갈 날이

다 왔다”고 말하는데. 자꾸만 아내가

떠날 채비를 하는 것만 같아 “꽃 좋아하면서

오래오래 살자”고 대답해 보는 남편.

함께 나란히 앉아있는 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철우 할아버지는 사진 한 장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둘이 같이

오래 두고 보려고 한다며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는 두 사람.

 

보통 사랑이 아닌 이 부부,

다음 봄에도 활짝 피어난

작약꽃을 함께 볼 수 있을까?

 

방송일시 : 2024년 6월 9일 (일) 오후 08:20

 

 

[출처]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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