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38편 미리보기
추위, 오지네
차디찬 바람과 휘몰아치는 눈발,
겨울이 절정을 이루는 2월.
몸도 마음도 추운 계절이지만
행복을 찾아 골 깊은 오지로 찾아든 이들이 있다.
사람의 접근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
첩첩산중 고립 낙원!
추위 오지는 그곳에서 만난 낭만과 행복.
사람 냄새 폴폴 나는 황홀한 인생 이야기.
추운 겨울이라서 더 빛나는
풍경과 이야기들을 만나러 오지로 떠나본다.
1부. 오지게 행복하여라
- 2월 5일 (월) 밤 9시 35분
동쪽으로는 태백산맥이 흐르고,
남쪽으로는 소백산맥이 갈라지는 강원도 영월.
첩첩산중 오지에 마음을 빼앗겨
20년 전, 이곳으로 왔다는 하재용, 김기순 부부.
눈이 내리면 천상 화원으로 변신하는 겨울 산은
남편 재용 씨의 일터이자 음악실.
눈 속에 숨은 귀한 약재 송담, 독활을 캐고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가방 속에서 황금빛 색소폰 꺼내
한 곡조 뽑아내면
이만한 행복이 없다는데.
부부의 산중 생활이 빛을 발하는 계절은
단연코 겨울! 농사지은 녹두를 갈아 김치와
고기 넣고 부쳐 먹는 녹두전과
직접 쒀 먹는 도토리묵은 겨울 별미.
눈이 내리면 앞마당은 눈썰매장으로 변신.
부부는 동심으로 돌아가 눈썰매 타고
서로를 닮은 눈사람을 만들며
둘만의 추억을 만든다.
겨울밤, 화로에 떡과 고구마 구워 먹으며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연애편지를 꺼내 읽으며 사랑을 속삭이는 부부.
이 어찌 오지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으랴~
매일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는 부부의
그림 같은 산중 일상을 만나본다.
2부. 산골짝 사랑과 전쟁
- 2월 6일 (화) 밤 9시 35분
봉화, 영양과 함께 경북 지역의 3대 오지로
꼽히는 청송. 그중에서도 단 3가구만 사는
점곡마을은 오지 중 오지다.
60년 넘은 흙집에서 여전히 장작 패고
아궁이에 불 지피며
살아가고 있다는 강의수, 이화자 부부.
마트 한번 나가기 힘들고
눈 오면 고립되기 일쑤라는 부부의 냉장고는
오늘도 겨울을 나기 위한 음식들로 꽉꽉 들어찼다.
사과밭에서 가지 치고, 호두를 까며
엉덩이 붙일 틈도 없이 바쁜 산골 일상.
아내 화자 씨의 유일한 낙은 원두커피!
아궁이에 직접 볶아 갈아 마시는 커피는
화자 씨 인생의 활력소라는데.
하지만, 마셔도 너무 마시는
아내의 유별난 커피 사랑에
남편 의수 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설날을 앞두고 자식들 생각에
아궁이에 불 지펴 두부를 만들고,
농사지은 호두로 방앗간에서 기름을 짜는 부부.
퍽퍽한 산골 살림이지만,
자식들과 손주들 생각에
부부는 마음이 먹먹하기만 한데.
티격태격 하루도 조용할 날 없지만,
어느새 서로를 향한 사랑이 가득한
부부의 유쾌한 일상.
달콤 쌉싸름한 산골 부부의 사랑과 전쟁이
지금 펼쳐진다.
3부. 그 섬에 바다와 나
- 2월 7일 (수) 밤 9시 35분
충남 당진의 외딴 섬 소조도.
서울에서 떡집을 하던 김경한 씨는
10년 전, 이 섬에 들어와 유일한 주민이 됐다.
가는 배편도 없고,
농사 지을 땅도 없는 이 척박한 섬에서
생활의 지혜 발휘하며 자급자족 생활하고 있다는
경한 씨. 통발을 던져 놓고,
갯벌에 나가 낙지와 바지락을 잡으며
매끼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매번 바다 사정은 좋지 않으니
생선이 많이 잡힐 땐 말려서 쟁여 놓고
파는 화분에 길러 해결하는 등
이제는 제법 무인도 살이 노하우도 생겼다.
외로운 무인도 생활에 경한 씨의 버팀목은
그의 반려견 ‘바다’.
그런데, 어째 바다 심기가 안 좋다?
알고 보니, 이웃 섬에 사는 남편 ‘뭉치’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라는데.
드디어 대조도와 소조도 사이 물길이 열리고
대조도로 향하는 경한 씨와 ‘바다’
과연 뭉치를 만날 수 있을까?
혼자여도 외롭지 않다는 섬 사나이, 경한 씨와
그의 인생 단짝 ‘바다’가 만들어 내는
따뜻한 겨울 이야기를 만나본다.
4부. 달팽이 남편 산짐승 아내
- 2월 8일 (목) 밤 9시 35분
강원 영월, 망경대산 해발 800m 중턱에
100년 된 집. 이곳에는 26년 전 귀촌한
유승도, 김미숙 부부가 살고 있다.
자연에 대한 시를 쓰는 남편 승도 씨는
자연에 파묻혀 글을 쓰고 싶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혹독한 산골의 겨울을 나기 위해
연탄을 실어와 쌓아놓고
겨우내 먹을 도토리를 갈아 묵을 쒀놓는 부부.
하지만, 불을 붙이는 일도
겨울 냉이를 캘 때도 남편 승도 씨는 천하태평!
느릿느릿 남편 때문에 속 터지는 아내 미숙 씨.
부지런한 아내는 20년 넘는
산 생활에 산짐승이 다 됐다는데.
아내는 소가 되고,
남편은 뒤에서 쟁기를 끌며 밭을 가는 부부.
생활 리듬이 다른 부부가
유일하게 함께하는 시간.
연탄에 고등어 굽고,
밭에서 캔 겨울 냉이로 된장국 끓여 먹으며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가고 있다는 부부의 삶.
부부는 이것이 시골살이의 맛이고 행복이라 말한다.
‘그렇게 저렇게 잔잔하게 사는 거지’
느리지만, 행복한 부부의 겨울을 만나본다.
5부. 심심산골 겨울의 참맛
- 2월 9일 (금) 밤 9시 35분
대구 군위의 하늘 아래 첫 동네라 불리는
‘화산마을’
해발 800m 산꼭대기에 있어
그 어느 곳보다 겨울 추위가 매서운 곳이다.
21년 전, 아내의 건강 때문에
산골 오지로 찾아들었다는 이진섭, 김해숙 부부.
부부에겐 겨울을 건강하게 나는
특별한 보양식이 있다.
예부터 겨울철 인삼. 즉 ‘동삼’이라 불릴 정도로
귀했다는 겨울 무가 바로 그것!
특히, 해숙 씨가 꼭 겨울이면 만드는 음식이
‘무 조청’
무를 갈고 삭히고 졸이는데
무려 7일이 걸리는 고된 작업이지만,
오랜 시간 부부의 건강을 책임져 온
겨울 보약이다.
특히, 구운 가래떡에 찍어 먹으면 겨울 별미.
오늘은 산골 이웃들과 해먹을
겨울 밥상 준비에 나선 부부.
겨우내 말린 시래기를 삶아 밥을 하고,
직접 담근 된장을 넣고 끓여낸 시래기 된장국,
돼지고기 넣고 버무려낸 시래기 돼지고기찜까지.
산골 귀한 진수성찬이 펼쳐졌다.
경남 산청, 20대 청춘부터 지금까지
오십 평생을 지리산과 살아왔다는 유지용 씨.
지도 없이도 동서남북을 알아낸다는 그가
오늘도 겨울 지리산으로 향했다.
상황버섯, 당귀 등
귀한 약초들을 척척 캐내는 지용 씨.
그가 이토록 열심인 이유는
사랑하는 아내 때문이다.
귀한 약재 듬뿍 넣고, 직접 키운 토종닭을 넣어
정성스럽게 끓여낸 한방 백숙과
지용 씨 표 양념이 버무려진 숯불 닭구이까지.
오직 아내 말선 씨를 위한 산중 밥상이 차려졌다.
함께 해서 더 맛있다는
산골 오지 겨울 밥상을 만나러 떠나본다.
기획: 이 호
촬영: 박승국
구성: 이지예
연출: 박 철
((주) 박앤박 미디어)
방송일시: 2024년 2월 5일 (월) 2월 6일
2월 7일 2월 8일 2월 9일(금) 밤 9시 35분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