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34편 미리보기

 

지글지글 불맛 기행

 

찬 바람이 불고 한기가 옷 속을 파고드니,

뜨거운 것이 더 간절한 계절!

아랫목에서 피어오르는 화롯불에서

 

흙집 아궁이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솥뚜껑 연기까지~

추위가 깊어질수록

훈훈한 삶의 이야기들도 피어난다.

 

추운 이 계절에도 여전히 뜨거움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끓이고 삶고 지지고 볶고,

지글지글 익어가는 뜨거운 불맛을 찾아

겨울 불맛 기행을 떠난다.

 

1부. 남포마을 꿀밭 열렸네

-1월 8일 (월) 밤 9시 35분

 

자연산 굴 채취와 함께 겨울이 시작된다는

전남 장흥의 남포마을.

이곳에선 굴이 꿀보다 달다며, ‘꿀’이라고 부른단다.

이성선 씨와 마을 사람들은

보름에 한 번 단 이틀만 모습을

드러내는 마을의 굴밭을 향해

배를 타고 석화 채취에 나선다.

 

바닷물이 쭉 빠지고

갯벌의 민낯이 드러나는 시간.

얼굴을 할퀴는 찬 바람에도,

다리가 갯벌에 푹푹 빠져도

마을 사람들은 굴 한 바구니라도 더 캐느라

겨울 추위를 느낄 새가 없다.

 

지리산에서 바다 마을로 시집와

굴 까기의 달인이 됐다는 아내 현명숙 씨.

고생했을 남편을 생각하며

남편이 한가득 따 온 굴을 잔뜩 넣어

뜨끈한 굴국을 끓인다.

남편 성선씨는 아내가 끓여준 ‘굴국’ 한 그릇에

힘든 겨울을 난단다.

 

장흥 남포마을의 또 다른 겨울 별미는

추운 겨울 밖에서 굴을 까다

장작불을 피워 깡통 위에 구워 먹던

옛 추억의 굴구이!

 

굴 까기가 귀찮아 그냥 굴을 구워 팔기 시작하면서

굴구이 촌을 형성할 만큼 그 맛이 널리 알려졌단다.

참나무 장작 위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바다의 꿀,

굴과 함께 뜨거운 겨울을 보내는

장흥 남포마을을 만난다.

 

 

 

 

2부. 메주는 내 인생

-1월 9일 (화) 밤 9시 35분

 

겨울이면 옛 전통 방식으로 메주를 만든다는

경북 예천의 학가산 마을.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가마솥에 콩을 삶는 일로

할머니들의 새벽이 시작된다.

매일 같이 불을 피워 콩을 삶는 가마솥만 12개.

 

나이가 제일 많아 ‘대장’ 할머니라

불리는 이성식 할머니를 비롯해

마을의 할머니들은

콩이 탈까, 새벽 내내 가마솥 불 앞을 떠나지 못한다.

 

그 정성으로 만들어 낸 학가산 마을의 메주는

네모가 아니라 동그란 것이 특징.

가마솥에 6시간 이상 삶은 콩을

전통 방식의 틀에 담고 동그랗게 모양을 잡아

지푸라기에 메주를 엮어 한 달 정도 걸어놓아야

맛있는 메주가 만들어진다.

 

학가산 메주 마을의 막내이자

작업반장인 박상지 씨.

여행 중 우연히 들린 이곳 할머니들과 연이 닿아

20년째 할머니들과 함께 메주를 만들고 있다.

옛 방식으로 메주 만들 생각을 한

상지 씨가 할머니들은

기특하기만 하다.

 

1년에 한 번, 마을에서 고사를 지내는 날.

열심히 만든 메주가 잘 만들어지도록

마을 사람들은 마음을 모아 절을 올린다.

 

 

 

3부. 겨울, 불맛에 진심

-1월 10일 (수) 밤 9시 35분

 

전남 무안의 겨울 별미로 손꼽히는 것이 있다.

73년 전통의 짚불 고기를 구워낸

무안 짚불 삼겹살.

 

땔감이 부족하던 시절,

영산강 숭어를 짚불로 구워 먹던 것이

그 유래란다.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짚불 삼겹구이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나승대 씨!

솔잎, 낙엽 등 다양한 잎들로 고기를 구워 봤지만,

불 향을 입히기엔 3년 이상 된 볏짚이 최고란다.

 

승대 씨가 고기를 굽는 동안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그동안 10가지의 반찬을 만드는데.

직접 키운 배추로 담근 김치와

무안에서 유명한 양파김치와 칠게장은

짚불 삼겹구이와 찰떡궁합!

 

아들 승대 씨는 요즘 새로운

짚으로 구운 항아리 삼겹살 개발이 한창!

승대 씨가 만든 항아리 바비큐와

칠게장 비빔밥 한 그릇에 허기를 달래며

겨울 불맛을 느껴본다.

 

 

전남 담양,

솥뚜껑이 인생의 동반자이자

불맛에 진심이라는 김춘구 씨!

10개가 넘는 솥뚜껑에서

오늘도 지글지글 닭볶음탕을 끓여 낸다.

매일 아침 1톤이 넘는 참나무 장작을

쓸 만큼 매일 같이

불을 피우며 뜨거운 열기와 싸운다.

춘구 씨의 농막은 솥뚜껑 닭도리탕을

개발해 낸 그만의 불맛 연구소.

연못에서 잡은 메기로 끓여 낸 솥뚜껑 매운탕과

직접 만든 회전하는 바비큐 기계로 구운

등갈비는 그야말로 불맛의 신세계.

추운 겨울. 불맛에 열정 가득한

두 남자의 이야기를 만난다.

 

 

 

 

4부. 모란시장에 가면

-1월 11일 (목) 밤 9시 35분

 

전국 최대의 오일장이 열리는 성남 모란시장.

60년대 기름집이 처음 들어선 게 이어져

현재는 39개의 기름집이 모여 있는

기름집 골목은

오늘도 고소한 깨 볶는 냄새로 가득하다.

 

1990년대 초반 기름이 돈이 된다고 해서

기름집이 성황을 이루기 시작한

모란시장 기름 골목.

할머니에서 손자까지 3대를 이어

기름집을 이어가는 가족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전국에서 찾는 손님들로 기름 짜느라,

택배 부치느라 바쁜 기름 골목 사람들.

직접 짠 들기름에 부침개를 부치고

깨 볶던 솥에 김을 구워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모란 시장 건너편엔 5일에

한 번 장날이 들어서는데..

직접 반죽한 호떡을 철판에 쉴 새 없이

구워내고 있는 장영운, 장은진 부부.

 

멀리서도 찾아와 먹을 만큼

모란시장의 자랑이란다.

춤추는 칼국수 집에서

가마솥 통닭까지 모란 시장은

없는 게 없는 먹거리 천국!

 

고소한 냄새를 따라가다 보면

할아버지들의 낮술 성지인

철판 부속 고깃집들이 나온다.

철판 부속 고기로 이름난 모란 시장은

최근 젊은이들에게도 큰 인기.

사람 사는 냄새가 풍기고 정이 넘치는

성남 모란 시장의 풍경을 찾아간다.

 

 

 

5부. 꿈에 그리던 대장간

-1월 12일 (금) 밤 9시 35분

 

마을의 만물상이자 사랑방인

최은식 씨의 시골 대장간!

어린 시절 대장간 일이 싫어 도시로 떠났다가,

충북 단양으로 귀촌해

다시 대장장이가 된 최은식 씨는

마을 사람들이 의뢰한 일로

오늘도 정신이 없다는데.

 

고장 나고 날이 닳은 농기구부터

멧돼지 창과 도깨비방망이까지 만드느라

은식 씨네 대장간 가마 불은

1년 내내 꺼질 틈이 없다고 한다.

 

의뢰한 물건이 나오는 동안 손님들은

황토 찜질방에서 몸을 녹이고

직접 구워준 붕어빵으로 배를 채우니

은식 씨네 대장간이

마을의 명소가 된 건 당연한 일이다.

 

추운 겨울 고생한 자신과 아내를 위해

산에 올라 둥굴레를 캐

‘둥굴레 밥’을 지어 먹는 은식 씨.

자연산 둥굴레로 지은 밥맛은 기가 막힌다.

 

마을 사람들과 가마솥과 철판 음식을 나누는

재미에 빠진 은식 씨는

가마솥에 능이백숙을 끓이고

철판에 둥굴레와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복닥복닥하게 추운 겨울을 난다.

 

방송일시: 2024년 1월 8일 (월) 1월 9일

1월 10일 1월 11일 1월 12일(금) 밤 9시 35분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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