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24편 미리보기

 

가을은 참 예쁘다

 

하늘과 바다는 더없이 푸르고

형형색색 곱게 물든 산천초목이 반기니

사부작사부작 걷기 좋은 참 예쁜 가을이다

 

조금만 발걸음을 늦추고 천천히 걷다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 너머로 자연을 벗 삼아

생의 달콤한 열매를 맺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살랑살랑 가을바람 맞으며

걸음걸음 작은 행복이 깃드는

그곳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보자.

 

1부. 억새꽃 필 무렵

- 10월 30일 (월) 밤 9시 35분

 

가을이면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은빛 억새의 향연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민둥산.

그 산 중턱에 단 세 가구만 사는

발구덕마을이 있다.

 

40여 년 전 민둥산에 소를 방목하기 위해

마을로 들어왔다는 전주영 씨 가족.

민둥산에 억새꽃이 피면 가족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빠진다

전쟁 같은 잣 따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민둥산을 둘러싸고 있는 25만 평의 잣나무 숲

잣나무 꼭대기까지 직접 올라가

잣송이를 털어야 하는

위험한 작업으로 두 아들과 함께

5년째 가을마다 잣 수확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둘째 아들 정석씨는 토마토 농사를 짓는

농부기도 하다. 가을 수확한 햇잣과 토마토를

등산객 오가는 길목에 무인상점을 만들어

10년째 팔고 있다는 데 연일 매진 행진 중!

 

인적 없던 오지 마을에서

이제는 억새꽃 덕에 활기 넘치는

민둥산 발구덕마을

전주영씨 가족의 풍요로운 가을을 만나본다.

 

 

 

 

2부. 별 보러 가지 않을래

- 10월 31일 (화) 밤 9시 35분

 

주황빛 감들이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길을

따라가다 가을 감 수확이 한창인

김도현·정정교 부부를 만났다.

20년 전 도시를 떠나 산청 산골 동네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왔다는 부부.

산청 안에서도 가로등 하나 없는 이 외진 곳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바로 ‘별’을 보기 위해서다.

 

어린 시절 우주비행사를 꿈꿨던 남편 김도현씨는

별을 보기 위해 직접 천체 망원경을 제작하고

지붕이 열리는 방바닥 천문대를 만들었다.

 

별을 따주겠다는 남편의 말에 선뜻

길을 나섰다는 아내 정정교씨

산골 하이디가 되어 산길 밭길 걸으며

산청의 약초와 십전대보탕 머금은 감을 수확하며

밥상 차려내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높은 하늘과 맑은 날씨 덕에

별 보기 가장 좋은 계절 가을,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쉴 곳 찾아

도시에서 온 지인들과 함께

방바닥 천문대에 누워 별을 세며 행복을 만끽하는

부부의 별 헤는 가을밤을 함께한다.

 

 

 

3부. 무주 옛길 따라

- 11월 1일 (수) 밤 9시 35분

 

발길 드문 오지와 옛길을 찾아다니는

여행작가 최상석씨.

전국을 돌아다니다 무주군 산골 마을에

정착한 그는, 아직도 길을 떠나며

신발 끈을 묶을 때 가장 설레는 기분을 느낀다.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나선 가을 무주의 옛길.

가을 정취 가득한 금강 마실길을 따라서 걸으며

70년대 버스가 다녔던 흔적, 인공석굴 등

옛 이야기가 담긴 흔적을 발견한다.

 

모든 옛길마다 이야기가 있고

그 길이 끝나는 곳에는

사람 사는 마을이 있다는 최상석씨.

 

20여 년 전에 처음 찾았던 벌한마을에서

인연이 있는 구순의 권영순 할머니를 만났다

여전히 아궁이 군불을 때며

마루 넓은 옛집에 사는 할머니

 

가을 대추 수확을 돕다가

난생처음 귀한 송이버섯 채취까지

경험하게 되는데

 

뜻밖의 즐거움과 사람의 정이 가득한

아름다운 무주의 옛길 따라 떠나보자.

 

 

 

 

4부. 사량도 사랑가

- 11월 2일 (목) 밤 9시 35분

 

통영의 아름다운 섬 사량도.

적당히 불어오는 기분 좋은 가을바람 따라

숲과 바다가 어우러져

참 걷기 좋은 고동산 해안 둘레길에서

이인형·김현숙 부부를 만났다.

 

15년 전 여행 차 들린 사량도의 풍경에 반해

은퇴 후 사량도에서 살자 마음먹었다는 이인형씨.

아내인 김현숙씨는 ‘함께라면 어디든

상관없다’며 그 결정을 따라주었다.

 

손수 집을 짓고 4년 전 꿈에 그리던

사량도에 정착한 부부.

8개월 간 통영항에서 건축자재를 싣고

매일 오가며 어릴 적 꿈이

장난감 가게 사장이었던 남편의 꿈을 담아

큐브 형태의 독특한 건물을 완성!

부부의 보금자리이자 딸의 감성미술 작품을

전시한 특별한 미술관을 만들었다

 

사량도의 지리산을 병풍 삼고

바다를 앞마당 삼아 살며

대문 밖은 부부만의 전용 낚시터요~

가을 노을을 배경 삼아 춤을 추면

세상 어디에도 없을 둘만의 멋진 공연장이 된다.

 

해안 길 따라 달리는 마을버스를 타고

1만 평에 이르는 마을 꽃길을 걸으며

매일 여행하듯 살아간다는 부부와 함께

사부작사부작 걷기 좋은 가을

섬 사량도의 매력에 빠져보자.

 

 

 

5부. 창문 밖 별천지

- 11월 3일 (금) 밤 9시 35분

 

진주 구천골, 굽이굽이 황금벌판을 따라

집으로 향하는 성창곤·변경순 부부

 

손수 심고 가꾼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를 지나면

그 길 끝에 저수지 품은 외딴집,

부부의 보금자리가 있다

 

수산과학 연구원으로 민물새우를 연구하기 위해

젊은 시절 구천골을 찾았다는 남편 성창곤씨는

지치고 힘들 때마다 그 풍경이 떠올랐고

아내를 설득해 10여 년 전 이곳에 터를 잡았다

 

피칸 나무, 포포나무 등 희귀한 나무를 비롯해

각종 산나물을 심고 직접 산책로를 닦으며

900여 종에 다양한 식물들로 가꿔진 부부의 정원.

 

보이는 곳이 전부 절경이요,

손에 잡히는 것이 온통 먹거리니,

건나물 불린 걸로 무침을 하고,

남편이 잡아 온 민물새우로 매운탕을 끓여

물가 옆에 차려만 놓아도

금세 근사한 만찬이 된다.

 

창문만 열면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지는

부부만의 가을 무릉도원을 함께 걸어본다.

 

방송일시: 2023년 10월 30일 (월) 10월 31일

11월 1일 11월 2일 11월 3일(금) 밤 9시 35분

기 획 : 류재호

촬 영 : 정석호

구 성 : 최향미

연 출 : 박선연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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