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23편 미리보기
나의 단짝
‘서로 뜻이 맞거나 매우 친하여
늘 함께 어울리는 친구, 단짝‘
팍팍하고 숨찬 세상,
등 기댈 수 있는 한 곳,
마주 보면 그저 미소가 터져 나오는 한 명만
있어도 괜찮다.
손 꼭 잡고 발맞춰 걷는
49년생과 94년생 단짝.
말 못 하는 강아지가
우리 집 막둥이 손주라는 노부부,
가을이 무르익는 산골 마을 만인의 단짝,
고양이 집사가 된 섬마을 사람들,
혼자가 아닌 함께이기에
인생의 항해가 즐겁다는
친구 같은 연인 같은 부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의 단짝’들과 함께하는
가슴 따뜻한 포근한 일상을 만나본다.
1부. 친구 같은 연인 같은
– 10월 23일 (월) 밤 9시 35분
비워져 있던 남편의 고향 집을 수리해
‘오도이촌’을 계획한 부부.
1년이란 시간 동안 김해와 고흥을 오가며
수고스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집을 직접 수리했다.
바닷가 앞에 살고 싶은 로망이 있던 아내는
집수리가 끝나자, 남편을 설득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비어져 있던 고향 집처럼,
비어진 고향 마을이 씁쓸해 돌아오기 싫었던 남편.
하지만 남편은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다시 돌아왔다.
김해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부부는
손님이 많을수록, 일상이 사라져 ‘쉼’이 필요했다.
‘적게 벌어 적게 먹고 살자’는 초심으로
바닷가가 보이는 집에는 손님 한 팀만 받을 수 있는
작디작은 식당을 열고, 일주일에 4일만 문을 연다.
나머지 시간은 오롯이 둘이서 노는 시간.
매일 매일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바다와 하늘을 보고,
잔잔한 파도 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아내가 마을 길고양이 한두 마리에게
밥을 준 뒤로이 집에 눌러앉은
고양이만 열여섯 마리.
부부는 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위해
벼룩시장을 열고, 고양이 특별식을
자급자족하기 위해 바다낚시를 한다.
서로 영혼의 단짝이라 말하는 부부.
친구 같은, 때론 연인 같은
잔잔하지만, 단단한 부부의 일상을 함께 한다.
2부. 49년생과 94년생
– 10월 24일 (화) 밤 9시 35분
3년 동안 매일 편지를 보내며 구애했던 남편.
결혼해서도 한결같이 다정다감했던 남편은
병으로 떠나던 그 순간에도
여윈 팔로 팔베개를 해 주던 사랑꾼이었다.
남편이 떠난 지 16년.
아내는 남편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해 둔
장작이 아까워 때지 못한다.
온 집 구석구석 쌓여 있는 빛바랜 장작.
아내는 남편이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에서
남편의 흔적을 추억한다.
중학생 때까지 할머니 무릎 밑에서 자랐던 손자는
유난히 금실 좋던 할머니 할아버지를 기억한다.
인생의 단짝인 할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고
쓸쓸하게 홀로 지내는 할머니가
늘 마음 쓰였던 손자는
입사가 결정되고 두 달의 자유 시간이 주어지자,
“할머니, 저랑 유럽 여행 가실래요?”라며
전화를 걸어왔다.
그렇게 떠난 49년생 할머니와
94년생 손자의 9박 10일간의 유럽 여행.
호락호락하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은 함께 먹고 자고 손잡고 걸으며
때론 싸우고 화해하며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는 ‘단짝’이 되었다.
서른이 다 됐지만 영원히 할머니의
‘강아지’로 불리는 할머니의 단짝, 손자.
손자는 가을 추수철이면
일 욕심 많은 할머니 혼자 힘드실까 봐
휴가를 내고 새벽같이 달려
시골 할머니 집으로 내려온다.
고추를 따고, 단감을 따는 일이
고될 만도 하지만, 일하면서도 끊이지 않는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맑은 가을하늘을 닮았다.
추수를 끝낸 두 사람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여행길에 나선다.
남편과 함께 시댁 제사 지내러
일 년에 두 번씩 갔었던 여수는
할머니의 추억이 깃든 장소.
그 마음을 헤아린 손자는 할머니 손을 잡고
서로를 향한 여행길에 나선다.
3부. 산동네 만인의 단짝
– 10월 25일 (수) 밤 9시 35분
위봉산성에 둘러싸인 해발 600미터에
자리한 산중 오지마을.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70대, 80대인
산중마을에선 60대만 돼도 젊은 일꾼이다.
이 마을의 막내인 60대 농사꾼은
아침이면 트랙터를 몰고
뒷산에 올라 마을 형님들과 감을 따고,
오후에는 80대 노부부의
밭갈이 작업을 도와 마늘을 심고,
500평 밭에 가득 찬 고구마를 캘 때면
함께 작업하는 주민들 출출할까,
붕어빵을 굽는다.
산골 마을 농사를 도맡아 하는
그가 보유한 농기계만 20여 종.
트랙터에 포클레인 운전은 기본에
수리까지 도맡아 한다.
그런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산골 마을 일을
도맡아 하는 그의 정체는
농부가 아닌 목사!
깊어 가는 가을,
수확을 함께 하며 넉넉하게 우정을 나누는
산중마을 만인의 단짝,
농부 목사의 충만한 하루를 만나본다.
4부. 막둥이 손주들
– 10월 27일 (금) 밤 9시 35분
무안의 작은 농촌 마을에는
50년이란 긴 세월을 함께한 노부부가 있다.
자식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일만 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날.
그런데 아버지의 자랑이었던
큰아들이 3년 전 미국으로 떠난 후,
아버지는 매일 먼 산만 보고 말수가 없어졌다.
남은 자식들이 아버지 걱정에
강아지를 두 마리 보냈는데,
어느 날부터 강아지가 손주로 둔갑했다고.
첫째는 메리, 둘째는 메롱이
돌림자까지 만들어 이름을 붙이고,
시골 강아지답지 않게 집 안에서 먹고 자며,
아침, 저녁으로 산책은 물론, 소고기만 먹는 남편은
늘 고기를 남겨서 강아지 손주들부터 챙기기 바쁘다.
손주들의 뽀뽀 세례와 앞발 주기 재롱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노부부.
잠깐 근처에 콧바람 쐬러 갈 때도 막둥이 손주,
메리, 메롱이를 태우고 어디든 함께한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백 마디 말보다 위안과 기쁨을 준다는
노부부와 막둥이 손주들의 유별난 사랑을 만나본다.
4부. 섬마을 고양이 집사
– 10월 26일 (목) 밤 9시 35분
고흥 나로도항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쑥섬.
이곳에는 마을로 들어서면 사람보다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얼굴들이 있다.
바로 마을에 사는 30여 마리의 고양이들!
자동차가 없어 고양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하기 제격인 쑥섬은
20여 명의 주민보다 고양이가
더 많이 살아 ‘고양이 섬’으로도 불린다.
정기선도 끊어질 위기였던 작은 섬은
고양이를 보러 찾아오는 관광객 덕에
활기를 되찾았다.
섬에 살던 길고양이들을 위해
매일 이른 아침과 오후가 되면
골목길에 삼삼오오 나와
고양이 사료를 챙겨주는 섬 주민들.
바닷가에 떠내려온 통을 주워 와
겨울이 오기 전 고양이 집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섬마을 고양이 집사들과
고양이들의 특별한 우정을 만나본다.
기 획 : 정경란
촬 영 : 고민석
구 성 : 최임정
연 출 : 김지영
(㈜ 프로덕션 미디어길)
방송일시: 2023년 10월 23일(월) 10월 24일
10월 25일 10월 26일 10월 27일 (금) 밤 9시 35분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