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28회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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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우의 보물 창고
√ 서우의 마음이 담긴 보물창고
열 살 서우가 매일같이 빼놓지 않고
꼭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집 뒤에 자리한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 어릴 때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밭일을 조금씩
돕기 시작했던 서우는 요즘 들어 더 열심히
텃밭을 챙긴다. 상한 고추를 솎아내는 것부터
벌레가 먹지 않도록 약을 뿌리는 것까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인 서우. 이토록 서우가
애지중지 텃밭을 가꾸는 이유는 오래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산삼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서우는
건강이 안 좋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밭에서 기른 고추와 깻잎을 장에다
내다 팔아 번 돈으로 산삼을 꼭 사드리고 싶다.
그야말로 서우에게 텃밭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소중한 보물창고인 셈. 평소에도 할머니,
할아버지를 끔찍이도 생각하고 걱정하는
서우의 마음을 잘 알기에 그런 손자의 마음이
그저 예쁘고 고마운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러나 고맙다고 말하면서도 혼자 마음 졸이고
애태웠을 손주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픈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서우 몰래 눈물을 훔친다.
√ 서우의 부모님이 된 할머니와 할아버지
서우가 누구보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건강을
챙기고 걱정하게 된 데에는 마음 아픈 이유가
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첫돌도 채 되기 전에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맡겨진 서우. 부모님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보니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엄마, 아빠인 줄 알았단다. 잘살아 보겠다는
마음 하나로 휴대폰 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던
아빠. 그러나 얼마 못 가 부도가 나면서 서우네는
큰 위기가 찾아왔다. 파산 신청도 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생활고를
이겨내지 못한 부모님은 이혼 후 서우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일 년에 한 번씩은 아빠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는데. 그러나 서우가 3~4살쯤 되던
무렵부터는 아예 연락이 끊겨 지금은 소식을
알 길이 없다. 그때부터 집 전화가 울리면
혹시나 아들일까 하는 마음에 할아버지는
급하게 수화기부터 드는 버릇이 생겼다.
그나마 아들이 알고 있는 번호는
집 전화번호밖에 없어 혹시나 아들에게서
전화라도 올까 몇 년째 전화번호도
그대로 쓰고 계신 할아버지다.
√ 할머니, 할아버지의 걱정
아들의 전화를 이토록 기다리는 건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서우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들이 버틸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광산에서만 10년,
그 이후 온갖 건설 현장을 다니며 평생 열심히
일해 온 할아버지. 고된 일을 오래한 탓에
나이 쉰을 겨우 넘긴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이
찾아왔고, 올 초엔 건강검진을 통해 폐암이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까지 듣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할머니도 몇 년 전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데다가 지난해엔 척추 수술까지
받는 통에 예전만큼 서우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이 힘들어진 상황인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품 안에 들어온
손자 서우를 잘 키우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특히나 할아버지는
서우를 위해 매일 집에 있는 칠판에
수학 문제를 내주고,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쓰게 하는 등 손주 교육에 열심이다.
손주 곁에 하루라도 더 머물며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할아버지의 마음.
그러한 마음을 잘 알기에 오늘도 서우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보물창고를 가꾼다.
* 이후 424회 ‘효빈이가 춤을 추는 이유’
(2023년 09월 09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 일시 : 2023년 10월 14일
(토) 오후 6:00 ~ 6: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손종호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박범찬 / 글. 구성 : 윤정아
/ 조연출 : 강형석 / 서브작가 : 김소연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