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19편 미리보기
한반도의 육지가 마침표를 찍는 땅끝,
끝은 곧 시작이다.
땅이 끝나는 곳에 바다가 시작되고,
뒤를 돌아보면 바로 땅의 시작이 된다.
그래서 인생의 고단함은 벗어버리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곳.
한반도 최남단 해남에서 시작해
최동단 호미곶,
강화도 땅끝까지 이어지는 여정!
가을의 길목에서
아름다운 한반도의 끝으로 떠나보자.
1부. 흥 부부의 땅끝 소리 기행
– 9월 25일 (월) 밤 9시 35분
북위 34도 17분 32초
한반도 최남단 땅끝마을 해남.
육지와 바다가 맞닿아있는 아름다운 고장에
차밭 1만 평을 가꾸는 부부가 있다.
바로 오근선, 마승미 씨 부부다.
“사람이 신이 나야 일도, 삶도 재밌지요.”
뭐든 흥이 넘치는 부부는
매일 새벽 맨발의 산책을 나선다.
산책 코스는 부부가 가꾸는 1만 평의 차밭,
부부의 일터이자 놀이터다.
맨발로 풀 밟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다 보면
부부만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에 도착한다.
땅끝 너머 바다 한 가운데로
떠오르는 해를 마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두륜산 아래 황무지였던 1만 평의 땅을 사서
차밭을 일군 지 30여 년.
부부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보통 차밭은 첫 잎을 따는 봄이 가장 분주하지만
가을에도 일이 많단다.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 불리는 차꽃은
가을이면 꽃과 열매를 동시에 볼 수 있는데
지금 열리는 차나무 열매로 효소 만들고,
수확이 한창인 세물차로는 떡차를 만든다.
일이 조금 고되다 싶으면
아내 승미 씨의 소리가 차밭에 울려 퍼지고
남편 근선 씨의 추임새가 이어진다.
그야말로 천생연분!
땅끝이 좋아서 평생 땅끝을
떠나볼 생각 한번 하지 않았다는 부부!
흥 부부의 소리를 따라 우리나라 최남단,
해남으로 떠나보자.
2부. 오스틴과 앤디, 동쪽으로 튀어!
- 9월 26일 (화) 밤 9시 35분
카이스트 교수 오스틴 기븐스 씨의
한국 음식 사랑은 남다르다.
미국에서 한국에 온 지 7년 차,
그사이 찾아다닌 노포 맛집만도 180여 곳.
그의 든든한 조력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알려준 지역 노포 맛집을 찾아다니며
한국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는 오스틴 씨.
그가 이번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친구 앤디 씨와
함께 우리나라 최동단 포항으로
미식 기행을 떠났다.
푸른 바다가 내어주는 먹거리로 가득한
동쪽 끝 포항. 사시사철 풍성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사람들 눈과 입을 유혹하는
구룡포 전통시장에서 첫 여정을 시작한다.
전통시장 특유의 활력과 상인들의 넉넉한 인심에
두 남자의 오감이 즐겁다.
동해의 황금어장으로 명성을 누렸던 구룡포에는
그 삶의 애환이 닮긴 음식이 있다.
커다란 양은 냄비에 철마다 잡힌
해산물 모아 넣고 끓인 국수라 해서
이름 붙여진 ‘모리국수’다.
구룡포 어부들이 냄비에 둘러앉아
‘모리국수’ 먹으며 정을 나누던 한 끼.
그 특별한 맛에 두 남자도 여행의 힘을 얻는다.
이어지는 여정은 포항의
핫플레이스 ‘스페이스워크’
푸른 바다가 펼쳐진 포항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롤러코스터를 걷듯 ‘스페이스워크’를 걷고
오스틴 씨가 카이스트 학생에게
추천받은 노포 맛집으로 향한다.
오직 동쪽 끝,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뽈불고기’다.
처음 맛보는 ‘뽈불고기’ 맛은?
오스틴, 앤디와 함께 눈과 입,
마음까지 즐거운 동쪽으로 튀어보자!
3부. 땅끝 너머 무인도 브로맨스
– 9월 27일 (수) 밤 9시 35분
은퇴 후 ‘낚시나 하고 살면 좋겠다’라는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해남 땅끝 너머 무인도를 산 남자가 있다.
정균일 씨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섬 사고 나니 섬까지 이동할 교통수단이 없어
배를 사고, 직접 배 면허증까지 땄단다.
로망이 현실이 되고 나니
고생도 이런 고생이 없다.
직접 굴착기 동원해 땅 파고 나무를 심어도
티가 나지 않는다는 무인도!
하지만 땅끝 너머 무인도를 품은
정균일 씨의 친구들은
땅끝 여행이 더 판타스틱해졌다.
‘로빈슨 크루소’를 가슴 속에 품었던 친구들에겐
상상 속의 섬 무인도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 아닌가.
88년도 대학 졸업 후 큰 꿈을 품었던
첫 직장 동기들이 어른아이가 되는 시간,
무인도로의 여행이 시작됐다.
무인도의 너른 들판을 누비며 뛰어놀고,
무인도 앞 너른 바다에서는
생애 첫 낚시에 도전한 친구까지!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도 만나면
20대 청춘 풋풋한 느낌 그대로라는 네 남자.
네 남자의 브로맨스가 펼쳐지는
땅끝 너머 무인도로 들어가 본다.
4부. 두 바퀴로 만난 땅끝
– 9월 28일 (목) 밤 9시 35분
2006년 유라시아대륙 단독횡단 여행을
시작으로 20여 개국을 자전거로 여행한
자전거 여행가 박주하 씨.
“길을 잃는 것이 길을 찾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 낯선 곳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라는
박주하 씨의 여행 동행자는 친구 홍성훈 씨.
국내 유일의 파이프 오르간 제작자다.
도시의 삶에 지칠 때면 늘 땅끝 여행을
꿈꿨다는 친구를 위해
박주하 씨가 선택한 여행지는 강화도 땅끝!
두 바퀴 자전거를 타고 드넓은 갯벌을 바라보며
내달린다.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우리나라 갯벌에서 두 남자가 마주한 건
맨손으로 낚시하는 사람들.
대체 뭘 잡나 봤더니 2m가 넘는 갯지렁이다.
갯지렁이는 숭어 잡는데 최고의 미끼라는데~
이 특별한 광경에 함께 갯지렁이잡이에
나서보지만 영 시원찮다.
처음 경험한 갯지렁이잡이 후 달려간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전등사.
자전거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하는 스님과 함께
전등사를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끝까지 달리고 싶은 자전거 여행자들의
본능을 따라 서쪽 끝자락 강화도에서 즐기는
두 남자의 캠핑! 머리에 랜턴 달고 먹는
지글지글 삼겹살 한 점이면
그동안의 노고가 사르르 녹는다.
가을바람 타고 서쪽 끝 강화도로의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5부. 땅끝마을 촌장님
– 9월 29일 (금) 밤 9시 35분
살면서 꼭 한 번은 작가들이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박병두 씨.
공직 생활 30년을 마치고
그 로망 실현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단다.
그러다 우연히 바다가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에 반해
전 재산을 쏟아부어 한옥을 지었다.
그곳이 바로 해남 땅끝마을이다.
이름하여, ‘토문재’, 글을 토해내는 곳.
이곳에선 글을 쓸 공간이 필요한 작가들에게
무료로 집필실과 음식을 제공한다.
작가로 등단한 박병두 씨도
집필실에 앉아 마음껏 글을 쓰고 싶지만
현실은 늘 청소와 이불 빨래에 치여 산다.
로망과 현실 사이에서 쉬운 게 하나 없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이곳에 온 작가들이
좋은 작품 쓸 때까지
성실히 도울 생각이란다.
토문재에 두 번째 방문이라는 조용연 작가는
소설을 집필 중이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면
산책길을 이용해 달마산에 오른다.
일망무제(一望無際), 탁 트인 다도해와
기골이 장대한 산세가 어우러진 풍경을 마주한 뒤
달마산의 작은 암자 도솔암에서
좋은 기운까지 받는다.
땅끝 풍경 속 울림과 끌림이 있는
땅끝마을 촌장 박병두 씨의 인생 라이프를 만난다.
기 획 : 정경란
촬 영 : 김기철
구 성 : 김유정
연 출 : 이훈
(㈜ 프로덕션 미디어길)
방송일시: 2023년 9월 25일(월) 9월 26일
9월 27일 9월 28일 9월 29일 (금) 밤 9시 35분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