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17편 미리보기
집 밖 탈출기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들의 일상 속
지친 몸을 편히 눕힐 수 있는
아늑하고도 포근한 우리들만의 공간, '집'
하지만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에
포근한 집으로부터 탈출하는 이들이 있다.
누군가는 정(情)을 찾아,
또 누군가는 꿈을 찾아,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찾아
오늘도 집을 나서는 이들의 특별한 여정기!
지금부터 탈출이 일상이 되어버린
이들의 특별한 집 밖 탈출기를 함께해본다.
1부. 일상 탈출, 야생으로
– 9월 11일 (월) 밤 9시 35분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속의 삶.
어쩌면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우리들의 일상.
그런데 바로 여기 안정적인 삶을 내려놓고
야생을 찾아 기이한 기행을 떠나는 이가 있다.
4년 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그저 산이 좋아 숲속에 캠핑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박주성 씨.
어느새 백패커들의 성지로
유명한 캠핑장지기가 된 지 4년.
자연이 곧 '일상'이 되었지만
일상탈출의 본능은 여전히 꿈틀댄다.
지도에도 없는 길을 찾아 나서거나
자연이 만들어낸 해골 바위 굴속을 안방 삼아 누워
텐트 하나 없이 침낭을 펼쳐
하늘의 별을 이불 삼아 보내는
짜릿한 기행을 멈출 수 없다는 그.
“저희는 남들 안 가는 데 가고,
장비도 좋은 장비 안 쓰고
오로지 몸 하나로만 승부를 보는 편이라
너무 재밌어요
남들이 안 가는 곳을 개척하는 그런 기분
그리고 거기 가서 굉장히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았을 때
‘아, 여기는 나만 아는 곳,
다른 사람은 모르는 곳이다’
독점하는 그런 재미가 있어요.“
기이한 행동을 일삼는
그만의 기행을 동행해본다.
2부. 오지로 떠난 이발사
– 9월 12일 (화) 밤 9시 35분
20여 년간 이발사로 살아오며 경기도에서
이발소를 운영 중인 양희섭 씨.
장애인 미용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해오다
코로나 시국에 시설을 찾아가지 못하게 되면서
봉사 활동을 이어갈 새로운 목적지로
오지를 찾게 됐다.
첩첩산중, 구불구불 길을 따라가다
인가가 보이면 조심스레 들어가
인사를 드려보는데
가끔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환대하며 맞아 주신다.
거동이 불편해 읍내까지
이발하러 가기 힘든 어르신들은
집 마당에서 말끔하게 이발한 얼굴을 보고는
‘새 장가 가도 되겠다’며
이발 삯 대신 사과를 건네신다.
길에서 만난 인연으로 형님, 동생이 되어
이발사 동생 왔다는 소식에
정선의 오지 중의 오지인
덕산기 계곡 형님들은 돌판에 고기를 굽고
이발 값 대신, 정이 버무려진 밥상을 차려
먼 길 달려와 준 이발사 동생 속을 든든히 채워준다.
“집에서 쉬는 건 딱 두 가지예요.
낮잠 아니면 텔레비전 보기.
그렇게 하루를 쉬면 상쾌하거나
그렇지 않거든요.
산골에 오면 몸은 좀 힘들지만
자연을 벗 삼아서 있는 분들과 있다 보면
이게 차라리 더 힐링이 되고
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정(情)을 찾아 오지로 떠나는
도시 이발사의 여정을 함께해본다.
3부. 나는 열일곱 대장장이
– 9월 13일 (수) 밤 9시 35분
학생 = 학교, 직장인 = 직장
어쩌면 정해져 있는 틀 속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우리들의 일상
하지만 여기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좀 더 특별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열일곱 살 소년이 있다.
아침 7시 첫차를 타고 나서는 열일곱 이평화 군.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해야 할 나이지만
그가 학교 대신 향하는 곳은 대장간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장장이라는 꿈을 키워온 그는
중학생 때부터 학교 대신
집을 떠나 보은에서 혼자 자취하며
대장간에서 2년을 꼬박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대장간 일을 배워왔다.
지금은 매주 월요일마다 진안에서부터 부여까지
5번 환승을 거쳐 전통문화대학교
부설 전통문화교육원의
대장장이 수업을 들으러 긴 여정을 나선다.
”저는 학교 안 다녀요.
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대장장이로서의 생활이 저는 너무 행복해요.“
묵묵히 자신의 꿈을 찾아 집 밖을 나선
평화군의 뜨겁고 불꽃 튀는 ‘꿈’ 로드를 동행해본다.
4부. 추억 속으로 달려갑니다
– 9월 14일 (목) 밤 9시 35분
기억이 흐릿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한 캠핑.
IMF로 아버지의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집안이 흔들렸을 때마저 근심과 우울보단
집 밖에 자연을 택해 온 가족이 마음 모아
힘든 시간을 이겨냈던 동호 씨와 가족들.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캠핑 DNA.
차박을 위해 개조한 캠핑카만
무려 세 대를 보유한 진정한 집 밖 탈출러!
오늘은 아버지를 모시고 추억 속으로 달려간다.
아들이 준비한 추억 여행은 낚시.
아버지는 초등학교 때 아들에게 사 줬던
낚싯대를 꺼내 오셨다.
30년 동안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던
낚시대를 보이며,지금이 너무 행복하다는
아버지의 해맑은 웃음에
울컥 눈시울이 붉어지는 아들.
”삶이라는 게 항상 감사해요.
살아있으니까 아들하고 와서
이런 즐거움도 느끼는 거예요.
지금 이 순간, 모든 게 너무 감사합니다.“
바퀴가 멈추는 곳이 곧 내 집.
캠핑카를 타고 추억 속으로 달리는
애틋한 부자의 캠핑을 함께해본다.
5부. 온기를 품은 길
– 9월 15일 (금) 밤 9시 35분
"하이힐에서 내려오는 삶을 택한 거죠."
인사동에서 시작해 북촌, 서촌, 헤이리 마을 등
대표적인 문화 거리에서 알아주는
아트샵을 운영해 왔던 박경아 씨.
그런 그녀가 돌연 찾는 이 하나 없는
폐가만 즐비한 부여의 작은 골목길에
터를 잡았다.
그녀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당시 천정부지로 치솟는 월세에
쫓겨나는 예술가들이 좀 더 오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예술인의 거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허물어질 오래된 가옥들을 하나, 둘 사들였다.
그렇게 사들인 가옥들이 하나, 둘
서점, 공방, 게스트하우스, 공연장 등으로
탈바꿈되고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
시작한 지 6년.
86세 동네 노인회장 어르신은
죽었던 마을을 살려냈다며
박경아 씨를 ‘의사’라 부르고
최고령 스텝으로 기꺼이 함께 일하신다.
”원래는 집도 다 허물어
주민들이 딴 데로 가야 할걸
박대표가 붙잡아 의사 노릇하며
건물을 헐지도 않고 다 고친 거야.
이 동네에 의사 노릇을 해준 거야“
사람들의 온기가 하나, 둘 모여
스스로 따뜻해지고 있는
부여의 자온길을 함께 걸어본다
기 획 : 정경란
촬 영 : 고민석
구 성 : 최임정
연 출 : 김지영
(㈜ 프로덕션 미디어길)
방송일시: 2023년 9월 11일 (월) 9월 12일
9월 13일 9월 14일 9월 15일 (금) 밤 9시 35분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