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16편 미리보기

 

산골의 셰프들

 

마음을 담은 밥 한 끼가 못내 그리운 순간,

그곳에 가서 밥 한 끼만 먹으면

누운 자리 박차고 있을 듯하다.

인연으로 밥을 짓는 산골 암자의 소박한 밥상과

지리산 여름을 그대로 거둬들여 차린 식탁,

그리고 우거진 편백 숲에서 맞는 특별한 만찬까지.

 

뜨거운 여름날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텅 빈 속 든든히 채워주는

진짜 산골 밥상을 찾아 떠나는 기행.

산골 오지 손맛의 고수를 찾아

산골의 셰프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1부. 인연으로 밥을 짓다

- 9월 4일 (월) 밤 9시 35분

 

해발 800m 높이 합천 해인사의

작은 암자인 법기암.

 

법기암의 주지인 대훈 스님과

인연이 있는 무여 스님은 법기암을 찾아

대훈 스님의 상좌들과 하룻밤을 보낸다.

스님이 손수 가꾸신 잔디밭 정원과

하늘과 맞닿을 듯한 사찰 풍경은

‘아름답고 편안한 집’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스승과 상좌는 불가에서

하늘에서 바늘을 떨어뜨려 겨자씨를

꽂을 확률로 만난다고 할만큼 특별한 인연.

오랜만에 상좌 스님들이 모여 은사스님을

위해 소박한 밥상을 차려내기로 한다.

 

마을 사람들과 식구처럼 지낸다는 대훈스님.

법기암 인근 마을을 찾아

호박, 토마토 등 요리에 쓰일 식재료를 얻어 온다.

 

대훈스님에게 전수받은 솜씨로

첫째 진벽스님이 지휘하에

만두를 빚고, 방아 장떡을 부쳐

따뜻한 한 상을 차린다.

 

이날의 특별식은 콩가루를 묻혀 만든 호박잎국.

 

법당 정원 잔디밭에 둘러앉아

그간 쌓였던 번뇌와 집착을 내려놓고

내 마음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

홍류동 계곡 옆 해인사로 향하는

소리길로 포행도 떠나본다.

 

다음날 아침, 막내 진감스님이 셰프로 나서

당근 라페 샌드위치, 감자 완두콩 수프를 만들어

사찰의 특별한 브런치타임을 갖기도 하는데..

 

따뜻한 밥 한끼 나누며 추억과 마음을 나누는

법기암 대훈스님과 상좌스님들의

특별한 하루를 만난다.

 

 

 

 

2부. 그녀의 상상 맛집

- 9월 5일 (화) 밤 9시 35분

 

충남 부여의 작은 시골 마을.

90년 된 시골집을 고쳐 촌집 살이를 시작한

헝겊책 동화작가이자

밥 디자이너 유바카씨가 산다.

 

바카씨의 이런 삶을 동경해

무작정 부여로 귀촌했다는 모카씨는

바카씨의 가장 가까운 이웃.

 

그녀들에게는 조금 요상해 보일 수 있지만

흥미로운 취미들이 있단다.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폐가를 찾아

동네 빈집 구경 다니기.

빈 폐가들을 구경하며 이 집에는 누가 살았을까,

 

이 방은 어떻게 쓰였을까

상상하는 것이 흥미롭다는데.

 

이런 시골 빈집은 그녀의 헝겊 동화책을

만드는 소재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요리를 디자인하고 음식에 이야기를 입혀

먹는 이의 입뿐 아니라

눈과 마음도 즐거워지게 하는

자칭 ‘밥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유바카 씨.

그녀의 작품 중, 달걀 지단으로 밥과 고명을 감싼

‘보자기 비빔밥’은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되기도 했다.

 

모카씨와 함께 고구마순을 따와

여름 김치를 담그는 날.

 

잎사귀 모양이 하트를 닮았다며,

일명 ‘사랑의 큐피트 김치’라 이름 붙였단다.

디저트는 가지를 켜켜이 쌓은 ‘가지 파운드 케이크’.

가지의 아삭함, 라즈베리의 산뜻한 색감으로

눈과 입을 동시에 즐겁게 하는 특별한 디저트다.

오순도순 그녀들의 수다와 함께 여름날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 보기도 하는데.

 

동화 같은 집에, 동화 같은 요리를 하며 사는

행복한 유바카 씨의 어느 여름날을 만난다.

 

 

 

3부. 편백 숲의 성찬 - 9월 6일 (수) 밤 9시 35분

 

뜨거운 여름, 시원한 숲에

하룻밤 지내며 멋들어진 식사 한 끼까지.

이런 근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여행작가 배나영씨와 함께

그곳을 찾아 떠나보았다.

 

충북 영동의 한 숲길을 따라 걸으면

시아버지가 물려준 40만 평 숲을 가꾸며 사는

김숙자 고용한 부부를 만날 수 있다.

 

벌채업을 하던 그는 벤 나무만큼 심겠다는

속죄의 마음으로 고향인 이곳에

60년 동안 편백숲을 가꿔나갔다는데.

 

숙자 씨는 종갓집 맏며느리로 살아오면서 닦인

요리 실력으로 편백숲을 찾아온

이들에게 푸짐한 성찬을 차려준다.

 

그냥 시부모님께 내어주듯

상을 차렸을 뿐이었는데

한 손님이 수라상 받는 기분이라며 칭찬해 왔다고.

그녀는 ‘이게 무슨 수라상이야.’ 하며

마음이 찔렸단다.

 

그 일을 계기로 서울까지 먼 길 오가며

궁중요리 전문가 과정을 밟는 데에 열정을 불태웠다.

 

먼길 오느라 고생한 나영씨에게도

역시 성찬을 대접하는데.

편백잎을 넣어 더 향긋한 고기와

해산물이 든 연잎찜과

파인애플, 열무 등 갖가지 장아찌.

 

편백숲을 찾아온 보람이 느껴지는 성대한 식사다.

 

피톤치드 가득한 숲속에서

정성 가득한 저녁도 대접받을 수 있는 곳.

특별한 편백숲으로 함께 떠나보자.

 

 

 

 

4부. 지리산은 맛있다

- 9월 7일 (목) 밤 9시 35분

 

지리산이 아늑하게 품어주는 산골 집에서

산이 주는 제철 재료들로 요리하며 사는

양영하 씨와 매실 농사를 짓는 남편 공상균 씨 부부.

 

신혼 시절,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중에서 신혼 살림을 꾸리던 시절.

시장과 마트가 멀어 대신 지리산의

풀과 나물들로 요리를 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민박집을 운영하게 되고서부터는

손님들을 너무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밥상을 내어드리기 시작했는데.

맛있는 손맛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어

지리산 학교 요리 선생님까지 되었다고.

 

매실 농사를 짓는 농부이자

늦깍이 시인이 된 남편 상균씨.

아내 양영하씨는 남편이 정성스레 농사지은 매실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곤 하는데.

 

다 함께 자소엽을 따다가

흐르는 계곡물에 씻겨주고,

소금물에 치대면 금새 보랏빛 물을 자아낸다.

그 안에 매실을 퐁당 넣어 숙성하면,

매실 김치 완성!

 

결혼 생활 첫 보금자리로 출발하여

지금까지 함께 한 삶의 터전, 지리산.

지리산이 주는 것들로 매일 밥상을 차리다 보니

어느덧 요리를 사랑하게 되었고,

지리산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자연요리가

양영하씨의 인생과 요리 이야기를 담는다.

 

 

 

5부. 시인의 별난 밥집 - 9월 8일 (금) 밤 9시 35분

 

10여 년 전 고향인 당진의 고대 마을로 돌아와

옛집 모습을 그대로 살려

간판도 없는 밥집을 차린 최정재 씨.

옛날 TV부터 시골집 마루, 황토벽까지

옛 정취가 느껴져 정겹기도 하지만,

조금은 별난 구석을 가지고 있어 특별한 밥집이다.

 

그 이유는 단순한 밥집만이 아니라는 점인데.

손님이 찾아오나 하고 봤더니

복숭아 한 바구니를 들고 와 팔아달라는 마을 사람.

농작물뿐이 아니다.

 

저번에 염소를 부탁했던

형님이 오늘은 토끼를 팔아 달라는데.

이렇게 판로의 장이기도 한 별난 이곳.

 

한때 정재 씨는

시집을 10권도 더 낸 시인이기도 하다.

 

메뉴판의 냉면이 ‘그대 냉면’인 이유는,

바로 정재 씨가 지은 시 제목이기 때문.

‘그대 냉면, 육수 대신 네 생각을 넣었더니

냉면을 먹을 때마다 네 생각이 나.’

그래서 이 냉면을 먹을 때만큼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먹으라고

손님들께 장난스럽게 말한다는데.

 

요즘은 마을 동생과 함께

항아리 바비큐 메뉴 개발에 고군분투 중.

돈가스부터 짬뽕, 게장 백반까지

실패의 연속이었지만

 

인생은 칠전팔기.

 

항아리를 깨기도 하고,

고기가 다 타버리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사람 냄새 나는 이 밥집.

과연 좌충우돌 항아리 바비큐, 성공할까?

 

기 획 : 류재호

촬 영 : 정석호

구 성 : 김문수

연 출 : 서재권

(㈜ 박앤박 미디어)

 

방송일시: 2023년 9월 4일 (월) 9월 5일

9월 6일 9월 7일 9월 8일(금) 밤 9시 35분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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