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23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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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이네 참새 방앗간

 

√ 참새 방앗간이 된 닭장

아홉 살 민정이가 한 몸처럼 지내는 물건이 있다.

바로 날거나 뛰는 건 뭐든 다 잡을 수 있는

만능 잠자리채. 민정이의 잠자리채에 가장 많이

잡히는 건, 바로 참새다. 한 마리 한 마리 정성

들여 부화시킨 닭들의 귀한 먹이를 참새들이

먹어 치우는 통에 가뜩이나 값이 비싸 배불리

먹이지도 못하는 사료를 사수하기 위해 참새를

내쫓을 수밖에 없는 민정이. 잘 먹여서 알을 많이

낳아야 반찬거리도 생기고 또 이웃들에게

달걀을 팔 수 있으니 매일 닭장 앞에 문지기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누가 참새 아니랄까 봐,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니 언니 민지와

오빠 건희도 닭을 돌보는 일에 열심이다.

농사일에도 도가 튼 삼 남매. 하루에

버스 여섯 대만 오가는 시골에서 휴대전화도

없는 삼 남매가 할 수 있는 놀이는 바로

할머니 일을 돕는 것이었다. 4년 전, 부모님의

불화로 친할머니에게 맡겨진 삼 남매.

할머니와 떨어져 있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할머니 바라기가 된 건,

어릴 적 겪은 아픈 상처 때문이다.

 

 

 

 

√ 할머니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

서른 살에 남편을 사고로 여의고 홀로 4남매를

키우느라 안 해본 일 없이 생계를 꾸려온

할머니. 사는 동안 고됐던 탓일까,

갑상샘암으로 4번의 수술과 수십 번의

항암치료도 모자라 최근엔 관절염과 부종으로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틈나는 대로

수목원에 나가 땡볕에서 제초작업을 하며

생활비를 버는 건, 하루아침에 떠안은 손주들을

아들 대신 가정위탁 보호하게 되면서부터다.

아들 내외의 불화로 등 떠밀리듯 할머니에게

올 수밖에 없던 아이들. 엄마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며느리 때문에 아들은

아내의 빚까지 떠안았고, 설상가상 교통사고로

막대한 화물차 수리비에 갖고 있던 모든 걸

압류당한 상태로 무너져 버렸다.

손주들 옷과 신발 한 번 제대로 사주지 못하는

형편에 아들을 도울 처지도 아니라 막막한

할머니. 이제나저제나 아픈 할머니를 돕겠다고

흙밭을 떠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한창 엄마 품 그리울 손주들이 할머니를

‘엄마’라 부를 때면 가슴이 미어진다.

 

√ 삼 남매의 유일한 안식처, 할머니

어려서는 할머니와 함께 살 비비고 살다 분가해

2년간은 엄마, 아빠와 살아온 삼 남매.

4년 전, 부모님의 다툼 끝에 한밤중 내복 바람에

할머니에게로 떠안긴 아이들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영특하던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도록

한글조차 읽지 못했다. 화를 참지 못하고

머리를 박고 소리 지르는 이상행동을 보인

건희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앓게 되었고 민지, 민정이 역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치료가 불가피했다.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손찌검까지 했던 엄마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아이들. 다행히 할머니의

보살핌으로 아이들은 차츰 안정을 찾고

또래들처럼 해맑은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원망과 함께 문득문득 차오르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까지 채워주는 할머니가 삼 남매에겐

유일한 안식처. 삼 남매는 행복을 알게 해준

할머니가 오래오래 곁에 머물러주길 소망한다.

 

* 이후 415회 ‘알뜰왕 힘찬이와 가로등’

(2023년 7월 8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일시 : 2023년 9월 2일

(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손종호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동환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송희 / 서브작가 : 홍수경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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