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15편 미리보기

 

우리 지금 '맛'나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에서도

제법 살맛 나는 인생이다 싶은 순간,

아마도 ‘맛난 것을 먹을 때’가 아닐까?

뜨거운 태양 아래 온갖 맛들이 무르익는 시기.

쪽빛 바다와 푸른 산, 들에서 나는

최고의 것들이 식탁으로 모여든다.

눈과 입을 즐겁게 하고

생생한 추억으로 마음마저 채워주는 진수성찬.

 

지금, ‘맛’나 보자.

 

1부. 요를레이 맛있'소'

– 8월 28일 (월) 밤 9시 35분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져

먹을거리가 풍부한 고장, 전라남도 장흥.

초록 물결이 일렁이는 초원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부부가 있다.

13년 전, 서울에서 귀농한 조영현 씨와 이은경 씨.

그들이 알프스의 민속 악기, 알프호른을 연주하면

저절로 모여드는 게 있었으니

바로 소들이다.

 

‘소는 소답게’ 살아야 한다는 믿음으로

좋은 풀만 먹이고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한다는 남편 영현 씨.

하루도 빠짐없이 써 내려 온 건강일지부터

지하 120m의 암반수까지

소가 건강하게 자라도록 정성을 다한다.

 

이곳의 소고기를 먹고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일할 맛이 절로 난다는 부부.

구슬땀 흘려가며 키워낸 소고기는 어떤 맛일까.

 

건조 숙성을 시켜

감칠맛이 살아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진 생고기.

생으로도 풍미가 좋은 갈빗살에

뜨거운 불맛을 입히고

톡 쏘는 생고추냉이까지 올려 맛보는

최고의 한 점! 거기에 고단함도 날려줄 보양식,

얼큰한 소 내장탕까지.

 

먹는 이의 오감을 깨우고

힘과 위로를 주고 싶다는

부부의 맛난 소고기를 지금 만나본다.

 

 

 

 

2부. 적금도의 여름잔치

– 8월 29일 (화) 밤 9시 35분

 

전라남도 여수의 서쪽 바다에 자리한 섬.

쌓을 적(積), 쇠 금(金) 자를 쓰는 이름 때문일까,

금이 많다는 전설의 적금도로 향한다.

17년 전, 이 근방에서 처음으로

‘단지 문어잡이’를 시작한

김성섭 씨와 이후자 씨.

특히 여름에 기운찬 돌문어를 함께

잡으러 다니는 사이좋은 부부다.

적금도에 시집와 날마다 배에 올랐다는 후자 씨.

손맛 묵직하게 잡히는 돌문어 덕분에

자식들도 입히고 가르치며

평생 바다에 기대어 살았단다.

 

3년 전,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외지인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는 미지의 섬.

부녀회장인 후자 씨가 더울 때 찾는다는 금굴과

적금도 사람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항아리 우물 같은

옛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여름날 오후, 적금도를 찾은 반가운 손님.

섬 향토 음식을 연구하다가

적금도에 반찬 나눔 봉사를 하게 됐다는

임옥자 씨다.

 

해초초무침과 갓물김치, 가오리회무침 등

음식 해오느라 고생한 옥자 씨를 위해

부녀회장 후자 씨가 음식 대접에 나섰다.

 

탱글탱글한 참소라를 듬뿍 넣은 개운한

맛의 물회. 옥자 씨와 후자 씨가 손맛을 함께

만들어 낸 문어 먹장국은

문어 내장으로 오묘한 감칠맛을 낸 향토 음식이다.

갈아낸 쌀과 깨에 다섯 가지 해산물을 넣고 끓인

적금도의 오래된 맛, ‘해물찌갱이탕국’까지 완성.

 

풍성한 맛을 나누며 정을 쌓아가는

적금도의 여름 잔치를 함께 한다.

 

 

 

3부. 그리운 엄마 손맛

– 8월 30일 (수) 밤 9시 35분

 

호젓한 주암호를 지나 도착한

전라남도 순천의 한 시골 마을.

그 정겨운 돌담길 끝에 조유순 씨의 친정집이 있다.

 

틈만 나면 옛집을 찾는다는

유순 씨와 남편 교원 씨.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안 계시는 빈집이지만

어머니가 아끼던 장독을 닦고

그 흔적이 새겨진 살림살이로 요리하며

엄마의 손맛을 되새긴다.

 

어릴 적 즐겨 먹던 보리밥에

엿기름을 켜켜이 쌓아

걸쭉하게 삭힌 보리단술.

한여름에도 날마다 아궁이에 불을 때

어머니가 담가주던 음료를

여름마다 딸도 손수 빚어 마신다.

 

음식 솜씨와 넉넉한 인심으로

동네에서 유명했다는 친정어머니.

유순 씨가 물려받은 음식 솜씨를

발휘해 밥상을 차려낸다.

어머니가 하던 그대로

고구마 순 나물을 무쳐내고

물기를 빼 꼬들꼬들하게 만든 가지로

여름 김치의 일종인 ‘가지약지’를 담근다.

손을 보탤수록 맛이 더 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처럼

돌확에 갈아낸 고추와 들깨즙으로

깊은 맛을 낸 오리탕까지,

어머니 같은 친척 어르신에게

대접하는 푸짐한 한 끼.

 

그리운 엄마 손맛과 추억이 가득한

따뜻한 밥상을 맛본다.

 

 

 

 

4부. 우당탕탕 형제의 밥상

– 8월 31일 (목) 밤 9시 35분

 

편백이 빽빽하게 우거진

전라남도 장성의 축령산 자락.

이른 아침, 숲에 냄비를 들고 나타난

김진환 씨와 김주엽 씨의 뒤를 따라간다.

땅속에 묻어둔 보물을 꺼내러 왔다는 형제.

그 정체는 바로 3년 묵은 김치다.

 

매년, 많게는 7천 포기의 김장을 한다는 형제는

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식당을 운영 중이다.

 

1만 2천 평의 편백 숲 한가운데 자리한 밥집.

조리학과를 나온 동생 주엽 씨는 요리 담당,

정치외교학을 전공해

경영을 담당하는 형과 의기투합해

현지 농산물로만 맛을 낸다.

보기엔 못생겨도 약을 안 쳐 건강한

일명 ‘못난이 농작물’을

이웃 농가에서 가져다 요리를 한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배운 시골 음식,

12가지 메뉴를

단돈 6천 원에 선보인다

 

농사도, 요리도 아직 갈 길이 멀고

여전히 우당탕탕, 형제의 시련은 계속되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일손도 보태주고 농작물도 사주는 청년들이

그리 대견할 수가 없단다.

어르신들은 틈날 때마다

구수한 시래기 조림과 노각볶음 같은

시골 손맛도 아낌없이 전수하고

 

형제와도 한 식구처럼 지낸단다.

덕분에 형제들도 더 많은 사람에게

푸짐하고 신선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는데.

이웃들과 함께 잘 살아가고 싶어

힘든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용감한 형제의 시골 맛 정복기를 함께 한다.

 

 

 

5부. 새콤달콤 여름나기

– 9월 1일 (금) 밤 9시 35분

 

여름 불청객, 태풍이 들이닥친 전라남도 화순.

비바람이 몰아치는 정원에서 박옥순 씨를 만났다.

백여 가지 종류의 꽃들로 가득한 300평의 정원은

옥순 씨의 소중한 보물단지.

옥순 씨는 자식처럼

아끼는 꽃들이 다치기라도 할까,

철저한 대비에 나선다.

 

30여 년 전, 남편의 고향인 화순에 귀농해

꽃밭을 가꿔온 옥순 씨.

태풍처럼 거세고 힘들었던 도시의 삶을 벗어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일명, 가위손으로 불리던 미용사가

가위를 들고 꽃을 가꾸며

식초를 빚는 발효 연구가가 된 것이다.

어떤 재료든지 식초로 빚어보는

옥순 씨의 도전정신 덕분에

지금 정원의 숙성실에선 80여 가지의 식초가

새콤하게 익어가고 있단다.

 

태풍이 지나가고

이웃 친구가 정원 손질을 도우러 찾아왔다.

군인 출신인 미숙 씨는

옥순 씨의 든든한 지원군,

발효 공부하며 얻게 된 귀한 인연이란다.

무더위에 고생해 준 친구를 위해

옥순 씨가 특별한 맛을 준비하는데.

여름꽃의 고운 빛깔을 더한 꽃초 음료로

더위부터 훌훌 날리고

물 맑은 냇가에서 갓 잡아 온 다슬기로 만든 장국과

식초로 살을 쫀득쫀득하게 만든

여름 보양식, 붕어찜까지 맛있게 나눠 먹으면

태풍을 이겨낼 힘도 절로 솟아난단다.

 

든든한 친구들과 맛난 음식이 늘 함께한다는

옥순 씨의 정원,

그 새콤달콤한 여름나기 풍경으로 들어가 본다.

 

기 획 : 정경란

촬 영 : 박윤호

구 성 : 김 운

연 출 : 조완현

(㈜ 프로덕션 미디어길)

 

방송일시: 2023년 8월 28일(월) 8월 29일

8월 30일 8월 31일 9월 1일(금) 밤 9시 35분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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