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민국 미리보기

 

억수로 좋네, 부산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광역시.

오랜 시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온

거대도시로, 한편으로는 한국전쟁 전후

정착한 수많은 피란민의 애환이 담긴

피란 수도이자, 이주민들의 도시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인 이곳에는

미처 다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막걸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금정산 산성마을 사람들과

한국전쟁의 피란민을 품어준 아미동과 우암동,

그리고 부산만의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는

부평깡통시장으로 떠나본다.

 

또한, 부산의 역사가 녹아있는

깡깡이예술마을과 영도 청학동 해돋이 마을,

바다의 도시 부산을 느낄 수 있는

다대포항 어민들과

자갈치시장 곰장어 골목까지.

 

대도시의 화려함에 가려져 있던

‘진짜’ 부산의 속살을 만나본다.

 

1부 부산, 금정산 산성마을 사람들

– 8월 14일(월) 저녁 7시 20분

 

금정산에서 빚은 조상의 맛

 

부산이라고 하면 바다를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 부산은 가마 부(釜)와

뫼 산(山)을 쓰는 산의 도시다.

수십 개의 산으로 이뤄짐과 동시에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해(背山臨海)의 지형이기도 하다.

 

부산의 진산이라 불리는 금정산은

부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산성인

금정산성이 둘러있다. 건립 시기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이 산성은

왜구에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또다시

일어날지 모를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쌓았다고 전해진다.

 

과거 조선시대, 금정산에 사는 주민들은

생계 수단으로 누룩을 빚었고,

금정산성을 쌓는 이들에게 주기 위해

막걸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금정산에 터를 잡고 누룩을 빚던 사람들의

손길은 지금도 이어져 오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 막걸리 분야 명인 유청길 씨는

산성마을에서 15대째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어려웠던 시절, 산성마을 사람에게는

생계 수단인 누룩이 무엇보다

더 중요했었다는데....

 

산성마을 사람들은 전통 그대로 발로

누룩을 밟고, 금정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로 막걸리를 만든다.

 

조상의 지혜와 애환이 담긴 산성마을 막걸리를

오래도록 이어야 한다는 숙제를 짊어진

그에게는 든든한 아들 유혜수 씨가 있다.

 

부자는 산성마을 막걸리의 근간이 된

금정산을 오르는데...

 

조상의 손맛이 담긴 500년 전통 막걸리에 대한

큰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산성마을 사람들을 만나본다.

 

 

 

 

2부 부산, 다시 찾은 제2의 고향

– 8월 15일(화) 저녁 7시 20분

 

피란민의 보금자리, 아미동과 우암동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남쪽으로 후퇴했던 대한민국.

그해 8월 18일에 임시수도로 지정되며

수많은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리게 되었다.

당시 역사를 담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관저이자

임시수도기념관이 현재 부산에 남아있다.

많은 사람들로 인해 변변한 보금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그때, 피란민들의 애환이 담긴

두 동네, 아미동과 우암동으로 떠나본다.

 

부산으로 피란 온 사람들은 몸 누일 곳을 찾아

깊숙하고 높은 곳으로 이동했다.

일본인 공동묘지까지 올라갔던 피란민들로

인해 과거 일본인의 공동묘지와 화장터가

있었던 서구 아미동에 마을이 형성되었고,

오늘날 역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비석 문화마을’이 되었다.

 

피란민들에게 자리를 내어준 일본인 혼령들을

위로하는 아미동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아미동의 사찰인 대성사를 찾아가 본다.

 

한편, 언덕에 위치한 큰 바위가 소 모양과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남구 우암동에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수출하는

소를 검사하던 ‘이출우검역소’가 있었다.

그 안에 있던 소막사는 해방 직후 귀환 동포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의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곳 소막마을에서 자란 피란민 2세 공경식 씨는

당시 피란민에게 소막사는

호텔이나 다름없었다는데...

 

산업화 이후 살림살이가 나아진 사람들은

다른 집을 사거나 2층으로 증축하기 시작했고

 

좁은 1층에 비해 2층을 넓게 지으면서

일명 ‘가분수’ 집이 생기게 되었다고.

 

또, 부모님과 함께 흥남에서 부산으로 피난 온

유상모 씨는 외할머니로부터 시작된

부산의 향토 음식 밀면을 5대째 만들고 있다.

 

이제는 또 다른 고향이 된 부산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밀면을 이어가고 있다는데...

 

부산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피란민들의 흔적을 찾아 떠나본다.

 

 

 

3부 부산, 고향의 맛을 찾아서

– 8월 16일(수) 저녁 7시 20분

 

부산의 맛이 이어지는 오래된 시장으로

 

부산의 오랜 역사와 색다른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부평깡통시장과 국제시장.

과거 ‘도떼기시장’으로 불렸던 이곳은

무질서한 노점에서 시작됐다.

한국전쟁 시기, 외제 통조림 제품이 많이

나돌아 깡통시장으로 불리게 된

부평깡통시장과 고향을 잃은 실향민이 모여

자리 잡은 국제시장은 오랜 피란의

역사가 담긴 곳이다.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상설 야시장이

개장되며 관광 명소로 떠오른 부평깡통시장.

비빔당면부터 돼지국밥까지 부산만의

다양한 먹거리를 만날 수 있는 이곳에는

오랜 시간, 같은 자리와 맛을

굳게 지켜 온 시장 사람들이 있다.

 

깡통시장의 터줏대감 옥동희 씨는 시장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까지 장사하고 있다.

주변 상인들을 누구보다 잘 챙긴다는 그는

오늘도 외국에서 온 외국인들의 안부까지

묻고 챙기느라 바쁘다.

 

또한, 부산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비빔당면은

한국전쟁 시기 시장 상인들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시어머니 성양이 씨에게 비법을 전수해

2대째 비빔당면을 만들고 있다는

서성자 씨와 남편 정재기 씨,

 

그리고 이른 새벽부터 정성을 가득 담아

돼지국밥을 준비하는 이갑남 씨까지.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이웃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부산 시장 사람들과

그들이 전하는 맛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4부 부산, 영도 아지매의 힘

– 8월 17일(목) 저녁 7시 20분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온 영도 사람들의 이야기

 

부산 중심가와 네 개의 교량으로 연결된 영도는

1950년대 초, 남북의 피란민들이 모이며

마을이 형성되었다.

1990년대 조선 사업이 활발해지며

영도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이후 조선 사업이 쇠퇴하며 일자리가

줄어들고 마을에도 빈자리가 늘기 시작했다.

 

피란의 역사가 녹아있는 영도대교를 건너,

높은 언덕을 오르고 오르면

영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산복도로 마을,

청학동 해돋이 마을에 닿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 교실이 열리는데....

 

단지 딸이라는 이유로, 가난해서

배우지 못한 어머니들은,

뒤늦게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마을의 대소사며

이웃을 도와온 마을회장 이옥자 씨는,

중복을 맞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삼계탕 나눔을 준비했는데...

고단한 삶 속에서도 오랜 시간,

서로를 돌보고 의지하며 살아온

청학동 해돋이 마을로 떠나본다.

 

한편, 한때 선박 수리 조선소와 공업소가

모여있어, 못 고치는 배가 없었다는

영도 대평동. 선박의 녹을 떼어내기 위한

망치질 소리가 ‘깡- 깡-’ 울린다고 하여,

깡깡이 마을이라 불렸다.

이제는 망치대신 기계를 이용해 녹을 갈아내지만

여전히 위험천만한 게 조선소의 일이다.

영도를 대표하는 깡깡이 아지매들을 만나본다.

또한, 수십 년 동안 깡깡이 마을을 지켜 온

공업소 임형욱 씨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이 일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서로를, 그리고 영도를 지탱하며

살아온 영도 사람들의 힘을 만나본다.

 

 

 

5부 부산, 바다에 살고 지고

– 8월 18일(금) 저녁 7시 20분

 

부산 바다를 맛보다

 

항구의 도시이자 바다의 도시, 부산.

바다를 빼놓고 부산을 떠올릴 수 없듯이,

끝없이 펼쳐진 부산 앞바다에는

여러 항구와 어시장이 있다.

 

일제 해방과 한국전쟁 시기 수많은 사람이

부산에 밀려들며 생계를 위해 노점을

형성했고, 바닷가에 주먹만 한 자갈들이 있어

이름 붙여진 자갈치시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어시장이 됐다.

 

일제강점기, 가죽 가공으로만 쓰였던 먹장어는

이후 굶주린 피란민의 배를 채워주며

부산의 대표적인 미식으로 성장했다.

수십 년 동안 곰장어를 굽는 연탄 향기가

풍기던 자갈치시장 곰장어 골목은

 

2024년에 새로운 건물로 이전되며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될 예정이다.

대를 이으며 자리를 지켜 온

곰장어 골목 상인들을 만나본다.

 

한편, 부산 가장 서쪽에 위치한 항구,

다대포항은 중소형 어선이 많은

작고 아담한 항구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열띤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부터

언제든지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수산물 시장까지.

 

부산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옥성석 전 어촌계장과 함께

다대포 바다로 나서고,

다대포 바다가 선사하는 맛을 엿본다.

 

너른 바다에 삶을 맡기고 살아가는

부산 사람들과 함께

부산의 진짜 이야기를 나눠본다.

 

방송일시: 2023년 8월 14일(월) 8월 15일

8월 16일 8월 17일 8월 18일 (금) 저녁 7시 20분

 

 

[출처]ebs1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