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12회 미리보기
동행 후원 문의 1588-7797
유일무이 웅도소년, 동환이
√ 웅도가 품고 있는 유일한 아이
섬 모양이 웅크리고 있는 곰과 같이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웅도’. 웅도에 들어가려면
다리 하나를 건너야 하는데 밀물 때 이 다리가
물에 잠기면 들어갈 수 없다. 그야말로 바다가
허락해 줄 때만 드나들 수 있는 섬인 셈인데.
웅도라는 그 이름처럼 섬이 우직하게 품고 있는
아이가 있으니, 바로 웅도의 유일한 어린이
동환이(9)다. 섬을 통틀어 아이라고는 동환이
하나뿐이다 보니 섬 안에 남아있던 유일한
학교도 이미 수년 전에 폐교되어 동환이가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 육지로
나가야 한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밀물,
썰물에 따라 다리가 없어졌다가 생겼다 하는
신기한 바닷길이지만, 동환이에게는 학교를
가기 위해 매일 오가야 하는 소중한 등굣길이다.
이곳을 지나는 버스도 없어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교통복지카드를 사용해 택시를
타야만 학교에 갈 수 있는데. 섬에 살고 있는
유일한 아이인 데다가 유치원부터 지금의
초등학교까지 매일 택시를 이용하다 보니
섬 주민들이나 택시 기사님들 중에 동환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교통복지 카드를 이용하면
택시를 100원에 이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중요한 건 하루 두 번 차고 빠지는 물 때와
맞아야 한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환이는 다리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학교에 가기 위해 꼭두새벽에 집을 나서기도,
때로는 학교를 가지 못할 때도 있다.
√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만 했던 할머니
웅도는 바지락, 굴, 낙지 등이 워낙 유명해
마을이 다 같이 공동어업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아온 동환이네도 예외는
아닌데. 계절에 따라 바지락과 굴을 캐고 낙지를
잡아 생계를 이어 간다.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지만, 지적장애가 있어 늦은 나이까지
가정을 꾸리지 못했던 아빠 동원(60) 씨.
보다 못한 집안 어르신들의 중신으로
근처 마을에 살던 엄마 미식(42)씨 와
만나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엄마 역시
지적장애 2급을 갖고 있어 부족한 두 사람이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된 것인데.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들을 출가시키고 나가서
기순 할머니(85)는 자연스레 아들 내외를 대신해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오게 되었다. 그래도
이웃들의 배려로 엄마는 근처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도 하고, 아빠도 어릴 적부터
몸으로 배운 일솜씨로 동네의 농사일과
공동 양식장 일, 그리고 할머니의 밭일을
돕고 있는데. 그렇게 조금씩 세상을 배워가고
있는 아들 내외지만, 할머니 연세도 올해로
벌써 85세이다 보니 지금껏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해왔던 일들이 조금씩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선 언제까지 가족들의
곁을 지켜주고 싶지만 바람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 본인이 세상을 떠난 후
남아있을 가족들이 더 걱정인 할머니는
틈틈이 며느리에게 반찬 만드는 법이며,
집안 살림을 알려주고 있다. 그래도 영 마음이
편치 않은 할머니의 걱정은 깊어져만 간다.
√ 할머니의 또다른 고민
몸이 고되더라도 일이 많으면 좋겠지만
야속하게도 바지락 캐는 것도 물때가 맞아야
가능한 일이라 많아야 한 달에 열흘 정도
작업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물때만
기다리고 있기에는 생계가 빠듯해 바다에
나갈 수 없는 날에도 할머니는 부지런히
밭으로 향한다. 가족들을 위해 잠시도 몸을
쉬지 않는 통에 이젠 노쇠한 몸 곳곳이
삐걱거리지만 그럼에도 할머니가 기운을 내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건 할머니 곁을 지키는
손자 동환이가 있기 때문인데. 할머니가
힘드실까 안마도 해주고 죽지 말고 오래오래
같이 살자는 동환이. 아무리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할머니라도
어린 동환이가 이런 말을 할 때면
가슴 한구석이 쿡 하고 아려온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신장성 요붕증을
앓고 있는 동환이는 한 달에 한 번씩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약도 꾸준히 먹어야 하는
상황. 지금은 다행히 증상이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호전되었지만,
언제든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동환이의 건강이 행여
나빠지면 어쩌나, 할머니 입장에서는
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데. 손주가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이
소원인 할머닌 하루라도 손주 곁에
더 머물 수 있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한다.
* 이후 408회 ‘엄마 지킴이, 열 살 수아’
(2023년 05월 20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 일시 : 2023년 06월 17일
(토) 오후 6:00 ~ 6: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손종호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장은영 / 글. 구성 : 윤정아
/ 조연출 : 이해진 / 서브작가 : 김소연

[출처]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