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411화 미리보기

 

그 섬에 그리운 이가 산다

 

√ 할머니 수호대, 삼 남매

세탁소 상가 건물 2층.

열아홉 살 동갑내기 선희와 승범 그리고

한 살 어린 종범이가 할머니와 살고 있다.

1층 세탁소 주인이 자리를 비울 때면 번갈아

가며 세탁소 봐주는 일도 자진해서 하는

삼 남매. 자주 월세를 밀리다 보니 죄송한

마음에서다. 35년 전, 섬에서 뱃일을 하다

넘어져 3차례 인공 고관절 수술을 받고 허리가

크게 굽은 할머니. 손발로 땅을 짚어야

걸을 수 있는 할머니를 위해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친 아이들이다. 네 식구 식사 준비에

백만 원도 채 안 되는 생활비 관리까지

억척스레 하는 첫째 선희. 동갑이지만 3개월

먼저 태어난 선희를 깍듯이 누나로 대하는

승범이와 막내 종범이도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며 병원비를

보탠다. 뭐든 할머니가 일 순위인 삼 남매는

다름 아닌 사촌지간. 아이들이 함께 살게 된 건,

7년 전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

맡겨지면서부터다. 장남의 자녀인 선희와

종범이. 막내아들의 아들인 승범인 가정 형편에

대학 진학의 꿈도 미룬 채 특성화고등학교에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키워주신

할머니께 보탬이 되고 싶어서다.

 

 

 

 

√ 회한의 섬을 떠나온 가족

섬에서 태어나 뱃사람으로 50여 년을 산

할머니. 15년 전 남편의 간암 치료를 위해

시내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남편이 남긴 건, 병원비와

통발 사업비를 대느라 불어난 2억이 넘는

사채. 빚 대부분을 끌어안은 데다 아내까지

가출하면서 자포자기한 장남은 결국 섬에 살던

선희와 종범이 남매를 뭍에 있는 할머니에게

맡기고 말았다. 막내아들마저 이혼 후,

승범일 맡기면서 하루아침에 세 명의 손주를

키우게 된 할머니. 심장판막증과 협심증에

2번의 시술을 한 데다 허리가 굽어

지체 장애 6급이 되면서 생계를 꾸리기도

힘든 상황에 세 명의 손주는 버겁기만 했다.

겨우 한 끼니를 해결하면 다음 끼니 걱정.

커가는 아이들 옷이며 신발도 사 입힐 수가

없어 수거함에서 가져다 입혀도 불평불만

없는 손주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아들들의 가정이 망가진 것도, 손주들이

모진 삶을 사는 것도 모두 자식들에게 가난을

물려준 자신의 탓 같아 가슴 아픈 할머니다.

 

√ 호도(狐島)에 두고 온 그리움

열여덟 살 종범이는 매일 저녁,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연락이 끊길까 봐 항상 맘졸이게

하는 사람은 바로 대천항에서 배로

한 시간 거리 섬, 호도(狐島)에 계신 아빠다.

막대한 사채와 아내가 집 나간 충격에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아빠. 무너지는 아빠를

지켜보며 불안에 떨던 선희와 종범인 5년간

매일 부둣가에서 자신들을 버린 엄마를

기다렸다. 돌아오지 않는 엄마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아빠. 섬에서 나와 할머니와

살면서도 섬에 혼자 남은 아빠를 외면할 수

없었던 선희와 종범인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매달 아빠에게 즉석밥과 반찬을

보내드린다. ‘이 세상 그만 살고 싶다’고

말해온 아빠가 삶을 놓아버릴까 걱정돼서다.

엄마를 기다리던 원망 서린 섬이지만,

아빠가 계신 그리움의 섬. 종범인 그리운

아빠를 만나러 섬으로 향한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반갑게 맞아주지도,

집안에 발조차 들일 수 없게 하는 아빠.

그동안 아빠가 털어놓지 못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어본다.

 

* 이후 403회 ‘준선이의 등굣길’

(2023년 4월 8일 방송) 후기가 방송됩니다.

 

방송일시 : 2023년 6월 10일

(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손종호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동환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송희 / 서브작가 : 홍수경

 

 

[출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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