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민국 미리보기

 

춘천의 새봄을 만나 봄

 

“맑은 하늘의 봄볕은 이불 속같이 따스하고

꼭 꿈꾸는 것 같다.”

김유정 <봄봄> 中

 

춘천이 낳은 소설가 김유정은 봄을 이렇게 묘사했다.

 

춘천은 봄을 닮은 도시다.

지명에 봄(春)을 품고 있는데다

‘춘천’이라고 발음할 때면

왠지 모를 설렘이 느껴지는 까닭이다.

 

무엇보다도 춘천의 골목과 자연에는

봄을 닮은 포근함이 있고.

거기엔 순하고 담백한 성품의 사람들이 산다.

 

서서히 봄볕이 물드는 곳.

새봄을 맞은 춘천으로 떠나본다.

 

 

 

춘천, 봄내 따라 봄이 오네요

– 4월 17일 (월) 저녁 7시 20분

 

춘천의 물길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

 

춘천은 ‘호반(湖畔)의 도시’라 불리지만

사실 그 이전에 강의 도시였다.

철원과 화천에서 흘러온 북한강은

춘천에서 소양강과 만나고.

이 물길은 양평에서 남한강과 만나 한강을 이룬다.

오래전 이 물길을 따라 태백산맥의 나무며

양구의 백토가 서울로 갔고.

다시 서울에서 귀한 소금을 싣고 돌아왔다.

 

지금도 강과 호수는

춘천 사람들의 삶과 깊이 연관돼있다.

 

북한강 줄기의 춘천호.

김인수 씨(64)는 이곳에 기대어 사는 어부다.

겨우내 차가웠던 물에 봄볕이 깃들면서

분주해진 그를 만나보고.

북한강변 감자밭의 농부,

배를 만들어 의암호를 누비는 카누맨 등

춘천의 물길을 따라 사는 이들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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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육림고개와 약사고개를 넘어가다

– 4월 18일 (화) 저녁 7시 20분

 

육림고개와 망대골목 사람들

 

고개는 그곳을 오가는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와 삶이 모이는 곳이다.

춘천에는 이런 아름다운 고개가 둘 있다.

육림고개와 약사고개.

 

한국전쟁 이후 중앙시장이 형성되고

그 길목의 고갯길에 점포와

노점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육림고개는 춘천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이 됐었다.

그리고 지금 육림고개는

‘청년의 언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십 년 세월을 간직한 노포와

감각적인 청년들의 점포가 공존해서다.

 

육림고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약사고개가 있다.

한약방이 많아 그리 불렀다는 이 고개에는

옛 모습을 간직한 망대골목이 있다.

일제강점기엔 화재감시탑으로,

한국전쟁 때는 초소로 쓰였던 망대가 있어서다.

 

아직도 옛 모습이 곳곳에 남아있는

약사고개(망대골목)와 옛 모습 사이로

새로운 변화가 꿈틀거리는 육림고개를 찾아

거기 깃들어 살아가는 고개 마을 사람들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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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요선동에는 세 이모가 산다

– 4월 19일 (수) 저녁 7시 20분

 

마음을 치유하는 노포의 ‘이모’들

 

춘천은 세월을 지우지 않고 간직하는 곳이다.

‘구도심’이라 불리는

요선동에서 만난 노포들도 그렇다.

 

커피집을 운영하면서 단골손님들의 아침을

챙기고 김치를 담가주고 심지어 제사까지

지내주는 이성복 이모.

 

팔순의 나이에 70kg이 넘는 국수반죽을

직접 해내고 국수를 뽑아 오래전부터 그랬듯

햇볕에 널어 말리는 이보화 이모.

 

단골손님이 찾아오면 차림표에 없어도

뭐든 척척 만들어주는

‘요술부엌’을 가진 유영희 이모.

 

함께 한 기억들로 행복하다는

요선동 세 이모를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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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꿈꾸는 효자동 사람들

– 4월 20일 (목) 저녁 7시 20분

 

꿈을 품은 이는 모두 청년이다

 

춘천은 소쿠리모양의 분지다.

효자동은 그 소쿠리 안에 안온하게 들어앉아 있다.

 

효자문 네거리에는 오래된 이발소가 있다.

1964년 봄, 14살의 나이에 이발가위를 잡은

지면성 씨가 이곳의 주인이다.

머리를 다듬을 때 옛날 방식 그대로

감자가루를 바르고

낡은 전기밥솥에 물을 데우고, 연탄난로를 쓰는...

세상 떠나는 날까지 이곳을 지키고 싶다는

그의 꿈을 만나본다.

 

김정자 씨는 하숙생들 사이에서

‘춘천 엄마’로 통한다.

마당에 텃밭을 일궈 두릅과 시금치를 길러

밥상을 차리고 지각한 하숙생들을 선뜻 태워

강의실 건물까지 데려다주는 그를

하숙생들은 그리 부른단다.

‘춘천엄마’의 품 속에서 좋은 기억만 갖길

바라는 게 김정자 씨의 꿈이다.

 

대학을 졸업한지 40년이 됐지만

아직 캠퍼스를 떠나지 못하는

전설의 79학번이 있다.

강원대학교 후문에서 찻집을 운영하는

김팔성 씨가 그이다. 스무 살 청년의 꿈을 함께

품었던 친구들을 만나는

특별한 동창회에 동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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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나의 살던 고향은 꽃골

– 4월 21일 (금) 저녁 7시 20분

 

산이 깊어 마음도 깊네, 꽃골 사람들

 

춘천시 동면 상걸리.

깊은 산속의 이 마을은 오래전 ‘걸은골’이라 불렸다.

뛰어날 걸(傑)에 숨을 은(隱). 산이 하도 깊어

오래전 의병들이 숨어살았다 해서 붙은 지명이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꽃골’이라는

이름을 더 좋아한다. 봄이면 골짜기 따라

꽃들이 흐드러져서 그렇단다.

 

지금 꽃골에는 화전민의 후손들이 산다.

박문수 씨는 지금도 화전민이었던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토종벌을 키우고.

마음이 헛헛한 날에는 훌쩍 산을 타고

화전민 시절 살던 집터를 찾는다.

아직도 50년 전 막내딸이 태어날 때 지은

옛집에 살면서 집 앞 개울에서 빨래를 하고

산을 타고 내려 온 샘물을 길어 밥을 하는

정재교 우병옥 부부도 만나본다.

 

방송일시: 2023년 4월 17일(월) 4월 18일

4월 19일 4월 20일 4월 21일(금) 저녁 7시 20분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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