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384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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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떠난 후
√ 가족들에게 큰 의지가 되었던 엄마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아도 누구보다
삼남매를 열심히 키우며 행복했던 가족.
그 중심에는 늘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엄마가
있었다. 비록 하지 기능장애 1급으로 거동은
불편했지만, 세상 그 누구와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온통 아이들 생각뿐이었던 엄마.
매일 아침 휠체어를 타고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여 학교에 보내고, 늘 웃는 얼굴로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을 맞이했다. 집에 돌아오면
엄마의 진동 휠체어 소리가 귀에 선할 만큼
집안 곳곳 엄마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는데. 그러던 올해 3월,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고 늘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잘 버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믿음이 무심하게도 엄마의 상태는 급격하게
나빠졌고 급한 마음에 응급실 이곳저곳을
수소문했지만, 부족한 병실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엄마가 검사받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렇게
확진된 지 5일 만에 제대로 된 치료 한번 받지
못한 채 엄마는 코로나 합병증(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가족들의 곁을 떠나게 되었다.
√ 엄마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이
버겁지만 최선을 다하는 아빠
엄마와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못하고 엄마를
보내야 했던 아빠와 삼남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었기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슬픔에 빠져 있을 수만도 없는 일.
아빠는 아이들과 계속 살아가기 위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아이들 일만큼은
늘 엄마가 도맡아 해왔던지라 아빠 혼자 삼남매를
돌보는 일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는데. 아이들의
학교 알림장을 확인하는 일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들 옷을 정리하는 일도 아빠에겐 낯설고
어렵기만 하다. 그렇지만 이제 아이들 곁을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아빠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아빠. 지인의 소개로 레미콘 차량을 운전하는
아빠는 일하는 틈틈이 아이들을 더 잘 키우기
위해 책을 보며 공부하고 일이 끝나면 부리나케
달려와 아이들 저녁만큼은 손수 챙긴다.
누구보다 사랑했던 아내를 떠나보낸 슬픔을
오늘도 아이들을 보며 잊어보려 노력하는 아빠다.
√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
슬픔에 조금이라도 무뎌지고자 엄마의 사진을
집 안 곳곳에 붙여놨지만, 가족들 모두 엄마에게
큰 의지를 해왔던 터라 쉽지 않다. 아빠는 아직도
엄마 생각만 하면 해주지 못한 것들만 자꾸 떠올라
미안함과 후회의 눈물이 쏟아진다. 그렇다고
아이들 앞에서 마냥 울기만 할 수는 없는 일.
쓰레기를 버린다는 핑계로 밖으로 나와
분리수거장 앞 벤치에 앉아 녹음된 생전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한참을 울다가 들어오곤 한다.
아이들에겐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아빠의 눈물을 아이들이 모를 리 없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엄마’라는 단어는 아이들에게
금기어가 되어버렸다. 엄마 얘기를 애써 피하며
오히려 힘들어하는 아빠를 챙기는 아이들.
막내 예서는 혹시나 아빠가 울까 봐 아빠 눈가를
수시로 만져보며 확인하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좀 더 기운을 내보려는 아빠.
엄마가 없는 일상에 무뎌지기 위한 아빠와
삼남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된다.
방송 일시 : 2022년 11월 26일
(토) 오후 5:40 ~ 6:3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정택수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타임 프로덕션
연출 : 복은정 / 글. 구성 : 윤정아
/ 조연출 : 이해진 / 서브작가 : 김소연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