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646편 미리보기
숟가락 기행
무엇을 먹어도 허기지고 마음이 채워지지 않을 때,
숟가락 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떠날 수 있는 그런 곳, 있나요?
먼바다 건너 상다리 부러질 듯
넘치는 정이 가득한 섬마을 밥상부터
시골 어머니들이 차려낸 가마솥 쑥밥 한 그릇까지.
그곳에선 쌀밥에 김치 한 점도
잊지 못할 인생의 한 끼가 된다.
숟가락 하나 들고 찾아가는 추억과 그리움의 밥상.
마음의 영혼까지 채워 오는
내 인생의 한 끼를 찾아 떠나본다.
1. 내 고향 산청에 가면
2022년 5월 2일 (월) 밤 9시 30분
경상남도 산청,
흩날리는 벚꽃잎 따라 시골길을 걷고 있는
가수 라마 씨를 만났다.
복잡한 삶을 잠시 뒤로하고 떠나는 길의 준비물은
숟가락 하나뿐이라는데.
7년 전, 1년 동안 산청의 오전마을에서
농사도 배우고 밥도 얻어먹으며
마을 어르신들과 동고동락하며 지냈다는 라마 씨.
그 후론 가족들보다 더 가까운 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는데.
라마가 온다며 밤새 만들었다는 시골 반찬들부터
팍팍한 도시 생활에 지칠 때면 그리웠다는
김치찌개까지!
라마 씨 왔다는 소식에 마을 어르신들은
아껴두었던 생선까지 구워
한 상 가득 차려낸다.
든든한 정으로 배를 채웠으니 이제 밥값 할 차례!
할머니들을 따라 밭일도 돕고,
산에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도 캐며
고향 마을의 정을 느껴본다.
서툰 일솜씨에 쏟아지는
할머니들의 타박마저도 마냥 좋아
저절로 우쿨렐레를 튕기며 노래하게 된다는
라마 씨의 봄날.
라마 씨의 그리운 한 끼를 찾아
오전마을로 함께 떠나본다.
2. 그 섬에 밥 먹으러 간다
2022년 5월 3일 (화) 밤 9시 30분
소의 귀와 비슷한 모습을 가져
우이(牛耳)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라남도 신안의 신비의 섬, 우이도.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무려 4시간,
기나긴 여정이지만 우이도행 배에 오른
백장미 씨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한 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맛을 보여주겠다는
장미 씨를 따라 도착한 곳은 우이도의 작은 민박집.
맘씨 좋고 손맛 좋은 염희옥, 한흥화 씨 부부가
살고 있다는데.
오랜만에 찾아온 장미 씨를 위해
감성돔 회부터 지리탕,
꽃게찜에 바위옷으로 만든 묵까지.
희옥 씨는 상다리가 부러질 만큼 한 상을 차려낸다.
상에 올라가는 모든 재료는 부부가
직접 바다에 나가 잡아온 것들이라는데.
부부는 놀이터에 가자며 장미 씨를 이끈다.
세 사람이 도착한 곳은 우이도의 돈목해변.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해변에선
호미가 닿기만 해도 다채로운 무늬의
꽃조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바다로 일을 떠난 희옥 씨 부부를
뒤로하고 길을 나선 장미 씨.
동양에서 가장 높은 모래언덕인 풍성사구에 오르면,
우이도의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맛깔 나는 섬 밥상에 배부르고,
아름다운 풍경에 한 번 더 배부르다는 그 섬.
우이도로 찾아가 본다.
3. 목포는 맛있다
2022년 5월 4일 (수) 밤 9시 30분
목포살이를 하던 중,
우연히 들른 맛집 식당의 주인 딸에게
한눈에 반해 완전히 목포에 눌러앉게 됐다는
서울 청년 홍동우 씨.
딸의 미모뿐만 아니라 이
제는 장모님이 된 식당 주인의
손맛에 반했다는데.
처음엔 청년 사업을 하겠다며 목포에 정착한 동우 씨를
탐탁지 않아 했다는 목포의 장인 장모님.
하지만 사근사근하고 다정한 서울 사위는
금세 부모님의 마음을 녹여냈고
이제는 함께 장을 보러 다니는
아들 같은 사위가 되었다.
사위 사랑은 장모!
동우 씨가 좋아하는 촌닭부터 싱싱한 아귀탕까지.
틈만 나면 장모님의 손맛 가득한 밥상이 차려진다는데~
덕분에 동우 씨는 날이 갈수록
포동포동 살이 오르며
든든한 목포 사위가 되어 가고 있다.
오늘은 가족 나들이 가는 날!
배꽃 활짝 핀 도로를 따라 도착한 곳은
목포 토박이 장인어른의 친구가 살고 있다는 압해도!
장인어른에게 인생 첫 낚시도 배우고
솜씨 좋은 장모님이 차려낸
시원한 민어 지리탕도 맛보는
맛있는 목포의 일상을 따라가 본다.
4. 봄 한술, 추억 한술
2022년 5월 5일 (목) 밤 9시 30분
전라남도 순천,
아버지의 너른 산에 보금자리를 꾸리고 살아가는
김성주, 서영하 씨 부부를 만났다.
부부는 아버지의 산이 내어주는
제철 재료들을 찾는 재미에
이 봄이 너무나도 즐겁다는데~
산 곳곳에 핀 진달래꽃이며
양껏 먹을 수 있는 산나물도 있으니
이만하면 행복한 봄날이라는 부부.
나물 한 바구니 들고 부부의 집으로 들어서면
마당 한 편에 자리 잡은
크고 작은 가마솥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가마솥은
시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가마솥!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부부는
모든 음식을 가마솥으로 만들어낸다.
이 봄이 아니라면 맛볼 수 없다는
부부의 봄 한술을 가득 떠보러 간다.
-
전라남도 함평,
문화생활이라곤 즐기기 어려워 보이는
시골 마을에 미술관을 지어 살고 있다는
김광옥 씨를 만났다.
이 작고 조용한 광옥 씨의 미술관에
매일 같이 출근하는 이가 있다는데.
다름 아닌 광옥 씨의 형, 광석 씨.
조그마한 텃밭에서 자갈을 골라내고,
서툴게 감자를 심는 형제의 모습은
영락없는 초보 농부다.
어쩐지 고생스러워 보이는 미술관 살림에도
광석 씨가 매일같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이유는 따로 있다는데!
점심시간이면 꽃무늬 앞치마를 두르는 동생,
광옥 씨의 손맛 때문.
오늘도 형을 위해 봄이 주는 재료들로
한 상 차려내는 광옥 씨!
형제의 봄맞이 만찬을 맛보러 떠나본다.
5. 동소우이도, 맛있는 봄날
2022년 5월 6일 (금) 밤 9시 30분
전라남도 신안에 위치한
우이도의 동쪽에 속해 있는 작은 섬,
동소우이도로 향한다.
마을엔 7가구가 전부.
몇 안 되는 섬사람들은
매일 한솥밥 먹으며 가족처럼 지낸다는데!
오늘은 마을 남자들의 바다 나가는 날~
동소우이도의 토박이 김정선 씨와
작년 봄 귀어했다는 김기천 씨,
기천 씨의 형 김용길 씨까지,
세 남자는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향한다.
갓 잡아 올린 웅어회와
우이도의 또 다른 부속 섬인 서
소우이도 어부들에게 받은 전어회에,
솜씨 좋은 홍숙 씨가 부쳐낸 부침개까지.
동소우이도는 오늘도 한바탕 잔치가 벌어진다는데!
다음 날, 마을 여자들의 봄나물 놀이하는 날~
싱그러운 초록빛을 띠는
봄나물 찾기에 나선 홍숙 씨와 경희 씨의 얼굴은
여고 시절로 돌아간 듯 마냥 명랑하기만 하다.
동소우이도가 좋아 하나둘씩 정착했다는
섬사람들의 봄 밥상을 만나러 간다.
방송일시: 2022년 5월 2일(월) 5월 3일 5월 4일
5월 5일 5월 6일(금) 밤 9시 30분
기 획 : 정경란
촬 영 : 박주용
구 성 : 김문수
연 출 : 박선연
(㈜ 박앤박 미디어)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