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645편 미리보기
봄날의 산사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어도 봄 같지 않으니 봄이 오긴 오는 건지…
계절의 봄은 왔으나 아직 마음의 봄이 오지 않았다면
무거운 일상 훌훌 털고 산사로 떠나보자.
언제 닿을지 모르는 산사를 찾아 묵묵히 걷다 보면,
고즈넉한 암자 고독한 산승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보면,
저절로 깨닫게 되는 인생의 의미.
봄날 그 산사에서
굳어 있는 마음의 땅에
어쩌면 봄꽃 한 송이 피워볼 수 있지 않을까.
1부. 스님과 수녀님이 만났을 때
4월 25일 (월) 밤 9시 30분
종교를 뛰어넘은 특별한 우정
평생 옷깃 한번 스칠 일 없을 것 같은
연덕 스님과 김현남 메히틸다 수녀님이
강화도에서 만났다!
10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지만, 마주 보고 웃는
두 사람의 얼굴은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서로의 종교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
천주교 성지를 걸어보는 스님과 수녀님.
수많은 다름 속에서 같음을 발견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이번엔 연덕 스님의 작은 암자, 은화암으로 향했다.
농사일이 능숙한 스님과 호미질이
서툰 수녀님이 직접 캔 달래와
가마솥에 갓 지은 따끈따끈한 영양밥으로
한 끼 식사를 차려내는데…
수녀님의 아코디언 연주가 흐르는 암자에서
마음의 빗장을 열고 서로를 바라보는 스님과 수녀님.
구도자의 길을 함께 걷고 있는
두 사람의 특별한 하루를 들여다보자.
2부. 나에게로 가는 길
4월 26일 (화) 밤 9시 30분
마음을 비우면 보이는 것들
예부터 기도처로 유명한 경북 영천의 팔공산.
그곳엔 아찔한 바위 끝에 매달린 암자, 중암암이 있다.
돌 틈 사이를 지나야 나타난다고 해서
돌구멍 절이라 불리는 곳. 천년이 넘은 해우소와
기암절벽이 만들어 낸 참선 터가 있는 암자에서
자연과 더불어 수행 중인 선인 스님을 만났다.
좁고 어두운 굴 틈을 세 번 지나면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극락굴’.
스님 역시 이 암자에 처음 왔을 때 극락굴을 드나들며
속세의 근심과 두려움을 떨쳐냈더란다.
깊은 산중까지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생강꽃을 덖어 차를 만들고,
공양을 준비해 대접한다는 스님.
산속 암자에서의 고요한 은둔 생활…
고독도 불편함도 그저 즐겁기만 하다는 스님에게
수행이란 뭘까.
일꾼인가 스님인가~ 운두산 노스님의 극한 수행
경기 가평, 머리가 구름에 닿는다는 운두산 자락.
이곳에서 15년째 수행 중인 청평암, 구암 스님을 만났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도량 정비에 열심이라는 스님. 여름 장마를 대비해
물이 넘치지 않도록 계곡 둑을 정비하고
봄을 맞아 꽃나무를 심느라 바쁜데.
스님인가 일꾼인가.
목탁 대신 곡괭이와 호미를 손에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님.
스님이 이렇게 도량을 정성껏 꾸미는 이유!
도량의 예쁜 꽃들을 보며 그늘진 마음에 꽃피우고
차 한 잔 나누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단다.
‘남’을 위한 정진이야말로
결국 ‘나’를 위한 수행의 길이라고 말하는
스님의 암자로 찾아가 본다.
3부. 마음을 보려거든
4월 27일 (수) 밤 9시 30분
돌 하나에 마음과 돌 하나에 사랑과
경남 합천, 바위로 가득 찬 허굴산 아래.
수많은 돌탑 사이로 묵묵히 혼자 돌을 옮기는
남자가 있다. 10년째 홀로 탑을 쌓고 있는
천불천탑의 용탑 스님이 그 주인공.
산에 흩어진 돌을 모아
수행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쌓았다는 스님.
큰 돌 사이사이 작은 돌을 괴어가며 만든 돌탑엔
스님의 정성과 세월이 고스란히 들어있는데.
왜 돌탑을 쌓느냐 물으니,
“돌탑에 앉아
마음의 번뇌를 내려놓고 편안하기를 바랍니다.”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의 마음이 잠시라도
편하길 바라는 용탑 스님의 염원이 담긴 힐링 사찰,
천불천탑으로 떠나보자.
기쁨을 나누면 두 배, 마음을 나누면 백 배
충남 공주 태화산 중턱, 초록이 우거진 산속에서
15년 전부터 홀로 수행하며 암자를 가꾼
무위암의 도상 스님.
오늘은 봄철을 맞아 장을 담글 예정!
직접 담그는 장은 자신이 먹기 위함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나눠주기 위함이라는데.
그래서 무위암 장독대는
스님의 가장 소중한 보물창고란다.
직접 만든 순두부와 가마솥에 볶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내어 주는 스님,
타인을 위해 정성과 노력을 다하는 스님의 암자에서
나의 지친 몸과 마음을 살며시 내려놓아 보자.
4부. 맨발의 스님들
4월 28일 (목) 밤 9시 30분
고운사 스님들의 고군분투 농사 울력
경북 의성 등운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고운사.
천년의 역사가 이어져 내려온
고운사에도 ‘봄’이 찾아왔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 때면 돼지감자를 캐기 위해
사찰의 모든 스님이 분주하게 움직인다는데.
주지 스님부터 행자 스님까지 농사 장비를 챙겨
밭으로 향한다.
밭에서는 직책 구분 없이
똑같은 농사꾼이라 말하는 스님들.
기도하던 스님들에게 농사는 낯설고 힘든 일이지만
언제 땀방울 흘렸냐는 듯이 부처의 미소를 지어 보인다.
일이 힘들면 새참을 챙기고,
가마솥에 삶은 시래기로 공양을 지어
주린 배를 채우는 스님들. 농사를 짓는 것도,
음식을 만드는 것도 전부 하나의 수행이란다.
청소 역시 스님들의 몫이란다.
봄바람 몰고 사찰 나들이에 나설 사람들을 위해
사찰로 향하는 소나무 숲길을 청소하는 스님들.
신발까지 벗어 던지고 맨발 투혼을 보여주는데.
“맨발로 땅의 기운을 느껴보세요.
몸도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고운사 스님들의 유쾌한 봄맞이 농사 울력을
함께 해 보자.
5부. 봄이 가득 절밥 한 그릇
4월 29일 (금) 밤 9시 30분
선재 스님의 파릇파릇 봄 제철 밥상
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날,
사찰음식 1호 명장인 선재 스님과 제자 주호 스님이
충북 옥천으로 봄나들이를 떠났다!
옥천 4경인 용암사 운무대의 경치를 내려다보고,
주지 스님과 함께 마시는 차 한 잔에
마음의 평화를 느껴보는데.
짧은 만남을 뒤로한 채,
선재 스님과 주호 스님의 발길이 닿은 곳은…
봄마다 벚꽃이 만개하는 국도변 벚꽃길.
꽃잎 날리는 정자 아래에서 이른 새벽부터 준비한
미나리 김밥과 무짠지 김밥을 먹으며
봄의 정겨움을 나눠본다.
봄나들이 마지막 코스는
선재 스님의 도반 스님이 있다는 보륜사.
오랜만에 만난 스님들에게 맛난 공양을
대접하기로 한 선재 스님은 두 스님과 함께
지천으로 핀 봄나물을 바구니 한가득 채취한다.
방금 캐낸 머위와 쑥으로 마술처럼
완성되는 정갈한 음식들. 봄의 생명력이
가득한 스님의 봄 밥상은 과연 어떤 맛일까?
방송일시: 4월 25일(월) 4월 26일 4월 27일
4월 28일 4월 29일(금) 밤 9시 30분
기획: 권오민
촬영: 고민석
구성: 문지영
연출: 김지영
((주) 프로덕션 미디어길)
[출처]eb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