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351화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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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현이네 행복 만들기
√ 병현이의 남다른 열다섯 살
열다섯 살의 병현인 엄마, 아빠를 지키는 일을
일 순위로 꼽는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아빠를 돕는 일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병현이. 바로 고물 수거 일이다.
병현이가 어려서부터 장난감 대신 가지고 논 건,
다름 아닌 고물. 고물 수거를 생계로 하는 아빠가
부지런히 모은 고물이 마당에 쌓여있기
때문인데. 고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허리 한 번
못 펴면서도 웃음이 가득했던 아빠. 그런 아빠를
초등학교 때부터 도와온 병현이다. 밖에서
아빠를 도와 고물을 주울 때면 늘 마음에 걸리는
사람, 바로 엄마. 지적장애에 낙상사고로 허리를
다친 엄마의 건강을 걱정하는 병현인 자그마한
구멍가게 하나가 전부인 시골에서 병원조차
맘 편히 다닐 수 없어 더 애가 탄다. 그런 엄마를
위해 종종 강가에서 메기를 잡는 병현이.
늘 부족한 형편에 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가지만,
엄마, 아빠가 없는 하루하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병현이다.
√ 아빠, 엄마의 한숨
11년 전, 서울살이를 뒤로하고 가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온 아빠 영국 씨. 다섯 식구가
냉난방도 안 되는 비닐하우스에서 생활하며
쉴 틈 없이 고물 수거를 해왔다. 아빠가
20년 넘게 고물 수거로 생계를 꾸려온 건 바로
지적장애를 앓는 아내와 둘째 딸의 영향이 컸다.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조절도
어려운 아내와 딸을 항상 곁에서 돌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쪼들리는 생활비에
아빠는 더 부지런히 길을 헤맨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속이 타는 엄마. 힘들 때일수록 같이
돈이라도 벌면 좋으련만, 몸이 따라주지 않아
미안함이 크다. 혼자 장 보는 일조차 어렵고,
음식 하나 만드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다 보니,
자식들 손을 빌리는 일들이 많아진 엄마.
가족에게 아내와 엄마 노릇은커녕 짐만 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맛있는 밥 한 끼,
그 흔한 나들이 한 번 제대로 해준 적 없어
아이들이 커갈수록 엄마, 아빠는 한숨이 깊어간다.
√ 병현이네 행복 만들기
기숙사에 있는 딸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주말.
아빠는 마음이 조급해진다. 평소 김치찌개가
전부인 밥상이지만, 온 가족이 모이는 날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고 싶어서다.
외식은 언감생심. 치킨 사 먹이는 일조차
부담되는 형편에 늘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는
아빠다. 첫째 딸은 요즘 마음이 무겁다.
내년이면 고3. 진로를 정하고 입시 준비를
해야 할 때지만, 걱정부터 앞선다. 등록금에 대한
부담과 동생들만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고
싶은 간절함이 더 먼저기 때문이다.
기숙사 생활로 막냇동생에게만 많은 짐을
지어준 것 같아 돌아가는 마음이 편치 않다.
아빠는 얼마 전부터 남몰래 준비해온 선물이
있다. 남들은 캠핑이며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강원도 시골 마을에 살면서도 정작
한 번도 놀러 가본 적이 없는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에 세상에 하나뿐인 화로대를 만드는 아빠.
언젠가 가족이 찬란한 행복을 마주하기를 꿈꿔본다.
방송일시 : 2022년 4월 2일(토) 18:00~18:55 KBS 1TV
책임 프로듀서 : 정택수 / 프로듀서 : 김은주
/ 제작 : 에이플스토리
연출 : 김예지 / 글. 구성 : 이지선
/ 조연출 : 박성제 / 서브작가 : 홍수경
[출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