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623편 미리보기

 

마음 따라 발길 머물고

 

팍팍한 도시의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공간은 어디일까?

풍문으로 들끓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에 눈길을 주고

숲과 물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늦가을의 시골로 접어든다.

그리고 그곳에

마음 따라 발길이 머문다.

 

1부. 우리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11월 22일 (월) 밤 9시 30분

 

기와집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경북 경주 양동마을의 꼭대기 동산에서

활을 쏘며 노는 세 남자,

이석진, 이기환, 이무환 씨를 만났다.

 

이들은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잘 놀고 잘 먹으며 곱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인데.

500년 전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된 이 마을에서

일손을 나눠 농사짓고 대문 없이 오가며

정답게 살아간다.

함께 연밭에서 고기를 잡고,

기와집 마당에서 매운탕을 끓여 먹고,

안강평야 너른 들판에 나가

메뚜기를 잡아서 구워 먹으며 재미나게 놀면,

세 남자는 어느새 어린 시절의

개구쟁이로 돌아간 것처럼 참 즐겁다.

그렇게 이들의 시간은 거꾸로 흘러간다.

 

 

 

 

2부. 사표 쓰고 시골살이

11월 23일 (화) 밤 9시 30분

 

경북 경주,

많은 돈도 명예도 필요 없다며

탄탄했던 공직 생활을 접고,

다 허물어져 가는 할머니의 옛집으로

돌아온 이승진 씨를 만났다.

공부밖에는 아무런 기술도 솜씨도 없어서

어렵사리 손수 복원해낸 그 옛집에는

오래된 아버지의 책상과 책,

어머니가 시집올 때 가져오신 옛 장롱과 가방,

TV와 물건들이 어릴 적 그대로 그 자리에 놓여있다.

 

여전히 곳곳을 보수 중이지만,

그 자체가 그에게는 큰 즐거움이자 기쁨일 뿐이다.

 

그리고 할머니가 앉아 계시던 아궁이 부엌에 앉아

솥뚜껑 열리는 소리만 들어도

지친 몸과 마음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만 같아서

이곳에 살아가고 있단다.

 

한동네에 사는 귀촌 친구들과 함께

가까운 바다에 나가 낚시를 즐기기도 하고

재활용 재료를 모아다가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그는 지금 시골살이 중!

그래서 승진 씨는 오늘도 행복하다.

 

 

 

3부. 아버지의 길

11월 24일 (수) 밤 9시 30분

 

다섯 가지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는

전남 구례의 오미마을.

 

그곳은 지금 붉은 단풍이 진 지리산 피아골과

섬진강, 황금빛 들판으로 진풍경을

자아내고 있는데. 이곳에는 한옥을 멋지게

지어놓고 여수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주말마다 오가는

김종규 씨 부부와 그 옆집, 은퇴 후에 나고 자란

고향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쓰시던

옛 물건들을 간직하고 아버지의 길을 따라

살아가는 친형님, 김종백 씨가 있다.

 

젊어서 고향을 떠나 도시 생활만 해오던

세 사람이기에 시골 생활의 모든 것이 서툴지만,

푸근한 고향의 품에 다시 안겨

그리운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함께 밭도 가꾸고 콩 타작도 하고,

정겹고 재미나게 살아간다.

그러면, 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흐뭇해진다.

 

 

 

 

4부. 도시 떠나 시골스테이

11월 25일 (목) 밤 9시 30분

 

울산,

마당에서 영남 알프스 일곱 봉우리가 보이는

멋진 풍경을 가진 곳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놓고 사는 고금란 씨 부부를 만났다.

 

도시에 살며 내내 원했던 시골 생활이었는데,

현실은 로망과 달랐고 얼마 못 가

도시로 돌아가게 되었다는 부부.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자꾸만 이곳이 눈에 아른거려

2년 만에 결국 시골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고이고이 아껴뒀던 말린 단풍잎을 꺼내

창호지에 붙이며 서로의 작품을 보고

아웅다웅하면서도

부부의 얼굴에는 어느새 미소가 번진다.

 

-

 

경기 양평,

도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시골에 최단기로

초저가 주택을 지어놓고

틈만 나면 와서 쉬어가는 이제윤 씨 부부.

 

도시에 있는 평일엔 이곳이 그리워

도저히 못 견딜 정도라는데.

이곳의 무엇이 이들의 발길을

자꾸만 끌어당기는 걸까?

 

오랜만에 지인이 찾아오면

한 해 동안 정성스레 농사지은 배추와 무로

다 같이 김장하며 다가올 겨울을 맞을 준비도 하고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힐링을 얻어간다.

 

이들에겐 오늘 하루가 도시의 일상을

살아갈 힘을 줄 것이다.

 

 

 

5부. 내 남편은 시골남자

11월 26일 (금) 밤 9시 30분

 

와, 하고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운 충북 제천의 청풍호 호숫가에는

소담한 한옥과 탐스러운 감이 열린 감나무와

알록달록한 단풍이 아름다운 마당을 가꾸며 사는

김경남 씨가 있다.

 

30년간 직장 생활을 성실히 하고

결국 바라던 대로 고향으로 돌아와

꿈에 그리던 예쁜 집을 짓고,

종일 마당의 잔디를 깎고 낙엽을 주우며

살아도 행복하다는 경남 씨에게

단 한 가지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면 외로움이다.

그런 그의 오랜 설득 끝에

곧 아내도 함께 살기로 되었고,

오늘은 드디어 기다리던 아내가 온다.

 

이곳이 가장 아름다운 날,

고향 친구와 배를 타고 나가 직접 고기를 잡아서

아내를 위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경남 씨.

모처럼 시끌벅적한 집에 남편의 마음은 설렌다.

 

기획: 권오민

촬영: 김기철

구성: 이시은

연출: 이훈

 

(㈜프로덕션 미디어길)

 

방송일시: 11월 22일(월) 11월 23일 11월 24일

11월 25일 11월 26일(금) 밤 9시 30분

 

 

[출처]eb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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